스무 살의 너에게
고민이 많은 너에게
스무 살.
고민이 참 많은 시기다.
학업에 대한 고민, 이성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돈에 대한 고민 등 비로소 다양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공부만 하면 아무 걱정이 없었지만 스무 살이란 나이는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시기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감, 자유가 공존하는 시기다.
널리 알려진 우산 장수, 부채 장수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우산을 파는 큰아들과 부채를 파는 작은 아들을 둔 어머니가 살았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어머니는 우산 장수인 큰아들을 걱정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부채 장수인 둘째를 걱정했다. 그 모습을 본 이웃이 어느 날 찾아와 생각을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 후 비 오는 날에는 큰아들의 우산이 잘 팔려서 좋고, 맑은 날에는 둘째의 부채가 잘 팔려서 좋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사라지고 비로소 행복해졌다. 이처럼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고민은 습관이다.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고민을 시작한다. 하지만 온종일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 바에는 고민하기보다 차라리 행동하는 것이 낫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다른 일이라도 시작해보면 지금 하는 고민이 반감될 수 있다. 주위를 환기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자. 안 되는 걸 하려는 게 욕심이고,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실천이다. 욕심부릴 바에야 실천하며 사는 것이 현명하다. 당장 하나씩 실천해본다면 지금 욕심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그렇게 고민을 줄여나가는 편이 낫다.
살아가며 존경할만한 사람을 간혹 만날 수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만 존경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1909년 10월 26일. 서른 살 나이에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도마 안중근 의사와 열일곱 나이에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우리 민족의 영원한 누나인 유관순 열사도 지금 내 나이보다 어렸다. 나보다 어리더라도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있다.
나 역시도 나이를 떠나 내가 평소 존경하는 몇 사람이 있다. 그중 한 분은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하여 누구보다 잘 키우고 있는 지인이다. 그에게 나중에 스무 살이 될 본인의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가 답하길 ‘스무 살 동안 받은 사랑을 밑천으로 삼는다면, 그 어떤 선택도 네 마음에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심사숙고), 상대방을 헤아리며(역지사지) 공의(公義 공평하고 의로운 도의)와 공익(公益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분은 우연한 기회에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집안 형편으로 인해 부모와 떨어져 절에 맡겨졌다. 스님과 함께 생활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 지금은 결혼도 해서 어엿한 사회인으로 잘살아가고 있다. 스무 살의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다. 그가 답하길 ‘분명 아기 새는 어미를 따라 둥지를 벗어나기가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홀로서기에 두려워하지 마라. 세상이 바람을 만들어 줄 터이니 근심도 걱정도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근심 걱정이 많았던 이 두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살아가며 한 번씩 떠올린다면 삶에 조그만 도움이 될 것이다.
- 중략 -
2024년 11월 출간
<스무 살의 너에게> 내용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