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별 Oct 14. 2021

언젠가는 경험을 커리어로 만드는 엔잡러가 되고 싶다.

출산과 육아 이후 프리랜서의 목표

임신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저는 저 자신보다는 아이 엄마로 살게 되었습니다. 이미 결혼한 친구나 언니들을 통해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가 쉽지 않다. 내가 없어지는 기간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고 각오도 했지만 막상 닥친 현실에서는 모든 게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제일 당황했던 부분은 '내가 정말 육아랑 맞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였습니다.



아이는 예뻤지만 제 잠을 뺏어가고, 제 손발을 묶어서 집안에 저를 가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혼일 때도 하루 종일 집에 있다 3-4시만 되면 답답해서 잠시 마실이라도 다녀오고 그랬는데 아이랑 같이 있으니 잠시 훌쩍 나갔다 오는 게 왜 이렇게 힘들던지요. 신생아 시절 한 1년을 친구도 거의 안 만나고 부모님들 도움도 안 받고 육아에 매진하다 보니 갈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습니다.



그때도 주 1-2회 정도는 수업을 했었는데 사실 이때 수업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일을 하러 나오니 더 힘들더라고요. 쉬고 싶기만 하고 수업 준비도 이전보다 제대로 못하는 거 같아서 심적으로도 괴로웠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꼭 수업을 이어가야 하는 건지, 그냥 다 내려놓고 육아만 하는 게 나은 건지, 매일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런 가을 하늘도 그림의 떡이었던 시절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일이 놓아지지가 않더라고요. 지금 정말 힘든 건 맞는데 나는 스페인어가 좋고, 재미있고,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지금까지 한 것도 아깝고요. 아이는 언젠가는 커서 제 손이 덜 가는 날이 올 텐데 그때 스페인어를 계속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힘들다고 놓아버리면 다시 스페인어를 안 돌아볼 거 같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수입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스페인어를 정말 재미있게 해 보고 싶었습니다. 밥벌이로 스페인어를 쓰지 말고 스페인어를 하다가 돈이 따라오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온라인 세상에 발을 들였고 디지털 노매드, 엔잡러, 1인 기업과 같은 세상도 만났습니다. 유! 레! 카!


제가 원하는 것이 여기에 다 있었습니다. 집에서 아이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수익도 창출하고. 할 수만 있다면 너무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디지털 노매드, 엔잡러, 1인 기업에 꽂힌 이후로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 스페인어를 활용해서 어떤 공간을 만들어 볼까에 대한 생각을 매일 합니다. 성격 탓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뻔해 보여 재미가 없더라고요. 이미 잘하시는 분들이 이미 자리 잡으셔서 잘하고 계시니 저는 그분들이 안 하신 다른 무언가에 도전해 보고 싶어 매일 고민합니다.



육아를 하는 동안 빠져든 아로마테라피로도 뭔가를 계속 만들어 보려 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뜻이 맞는 분들과 팀을 이뤄서 매일 회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아로마테라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날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마케팅, 브랜딩 등등 앞으로 제가 디지털 노매드, 엔잡러, 1인 기업을 잘해 나갈 수 있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배우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항상 어렵지만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배우고 적용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면 혼자 내적 희열을 느끼며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막 신나서 이것저것 하다 막상 아무것도 되지 못할 수 있을 거 같아 좌절하는 날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난 저의 날들을 돌아봅니다.



전에도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순간순간 치열하게 살았고 나름 즐겁고 보람 있는 날들이 그렇지 않았던 날보다 많았고 다행히 배고프지 않고 먹고살 만한 만큼은 수입도 따라와 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뛰어들고, 재미있으면서도 잘해 보려고 고민하고, 노력해 보고, 실패도 해 보고 그러면서 저를 찾는 길을 계속 뛰어갈 것 같습니다. (성격이 급해 걸어가는 건 못할 듯.. ㅎㅎ)



어제 만든 따끈한 새 로고_깜깜한 밤하늘 서로 같이 반짝이고 싶은 민별입니다.





4번의 저의 프리랜서 이야기가 여러분께 어떻게 다가왔을지 궁금합니다. 뭔가 정보나 노하우 같은 걸 나눠 드리고 싶었는데 마지막을 쓰고 보니 제 수다만 엄청 늘어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여러분께 어떤 말을 해 드리면 좋을까 생각해 봤는데.. 이것도 거창한 것이 없네요.


저는 경험으로 저를 만들어 가는 경험론 자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경험은 실패든 성공이든 나에게 무언가를 남겨주고 그 무언가가 나의 다음 스텝에 밑거름이 될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이 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시다면 일단 한 번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보다 하고 싶은 그것을 하는 과정에 의의를 두시고 즐겁고 신나게 뛰어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또 다른 재미있는 일로 여러분과 만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경력 단절과 경력 전환이라는 태풍의 핵을 살아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