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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브로 Jul 29. 2024

인생의 밤을 견뎌낼 수 있을까

<긴긴밤>

    세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바로 <긴긴밤>이다. 사실 이 책의 대상 독자는 어린아이들이지만 어쩌면 인생의 힘겨운 밤들을 견뎌내고 있는 '어른'들이 더 적합한 독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슬프지만 삶은 언제나 행복하지만은 않다. 사실 삶에서 행복한 순간보다 힘들고 어렵고 지치는 순간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잔잔하게 우리의 인생을 어루만져주는 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긴긴밤>은 그런 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1. 책의 줄거리


    <긴긴밤>의 무대는 한 동물원이다. 자연에서 평화롭게 살던 코뿔소 노든이 인간에게 복수심을 품은 상태로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동물원에서 동료를 만나게 되어 마음을 다시 열게 되지만 인간에게 동료를 또 잃게 된다. 그러다 전쟁이 발생하고 동물원이 방치되며 동물들이 모두 탈출할 수 있게 된다. 노든은 동물원에서 탈출하며 노든과 마찬가지로 동료를 잃은 펭귄 치쿠를 만나게 되고 이 둘은 치쿠가 가지고 있던 알을 함께 키워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노든은 의지했던 치쿠도 잃고 유일한 희망인 '알'을 보살핀다. '알'에서 깨어난 '나'는 노든과 함께 모든 여정을 함께 한다. 그리고 노든의 생이 다 하기 전 노든은 온 힘을 다해 '나'를 바다로 보낸다. 그리고 '나'는 노든의 모든 이야기를 깊이 새기며 혼자 긴긴밤을 견뎌 낼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2. 책을 추천하는 이유


    먼저, 술술 읽힌다. 어린이 도서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간결한 문장과 깔끔한 설명은 스토리 라인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 같다. 

    두 번째,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특히 어디선가 홀로 '긴긴밤'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정말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과학에서 어두운 시간은 정해져 있다. 어두운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빛을 볼 수 있는 낮이 온다. 또 드라마나 소설에서 발생하는 등장인물들의 비극은 꽤 높은 확률로 끝이 있다. 우리가 드라마나 소설을 보며 슬퍼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끝까지 볼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등장인물에게 발생하는 비극과 슬픔이 언젠가는 끝날 것임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만약 자신에게 어떤 슬픔이나 비극이 다가왔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그 슬픔이 언제 끝날 것이라고 예측이나 할 수 있을까? 나의 비극이 곧 끝이 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슬픔과 비극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래서 때로는 삶이 버겁게 느껴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한 번쯤 오는 불행은 '긴긴밤'과 같은 것이다. 그러한 긴긴밤을 혼자 견디기도 하고, 또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견디기도 하며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삶이 긴긴밤으로 가득할지라도 그 자체로 좋은 것임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로가 되는 좋은 문장들이 많다. 어쩌면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내용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문장 그 자체로 감동적인 부분이 많다. 스크랩하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 그게 이 책의 강력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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