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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브로 Aug 19. 2024

하와이안 훌라 찍먹하기

하와이안 훌라 : 한국에서 하와이를 느낄 수 있는 춤

누구나 어떤 활동을 하기까지에는 수 많은 우연이 존재하는 것 처럼 내게 하와이안 훌라도 그랬다. 그 춤을 접한 것은 순전히 우연히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당시 매일 반복되는 6시간짜리 강의와 2주마다 치르는 시험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내가 무슨 햄스터도 아니고 말이야. 이미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험 하나가 끝나자마자 주민센터를 뒤적거렸다. 한 달 정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할 만한 게 없을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시간. 그 이상의 시간을 낼 수는 없다. 그러다 '하와이안 훌라'가 눈에 들어왔다. 한 달 주 1회 4만 원. 게다가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새로운 취미를 즐기기에 적격인 4만 원.


 하와이안 훌라는 정원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번은 등록을 놓쳐 마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등록날짜와 시간을 알아두고 한 달을 기다려 다음 달이 되어서야 하와이안 훌라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훌라~ 훌라~' 대충 기다란 나뭇잎 치마를 입고 내 몸을 흔들면 되는 게 아닐까? 아니다. 하와이안 훌라는 그렇게 간단히 볼 춤은 아니다.


 선생님께서는 하와이안 훌라의 대략적인 유래를 설명해 주셨다. 하와이에 살던 원주민이 춤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훌라의 한 동작마다 나름의 뜻이 들어있었다. 훌라는 춤이기 이전에 하와이 원주민들의 전통이자 소통 방식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실전 타임. 훌라춤의 동작을 배우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손을 가지런히 놓고 물결처럼 흔들어준다. 살랑살랑 손짓에 이어 발은 오른쪽으로 가기도 하고 어떨때는 왼쪽으로 가기도 한다. 아주 부드럽게 원을 그리듯이 훌라춤이 시작된다. 손과 발은 따로 놀긴 하지만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손의 리듬에 맞추어 발동작도 변하게 된다. 일주일에 1회씩, 총 4회를 배우고 나면 2분 정도의 곡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하와이안 훌라라는 춤을 찍먹할 수 있었다.


 하와이안 훌라는 굉장히 정적인 운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격한 동작이나 강렬한 안무를 꿈꾼다면 적합하지 않은 취미일지도 모른다. 차분한 사람 혹은 차분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적격이다. 또 동작이 많지 않기에 조용하고 정적인 춤을 춰보고 싶다면 하와이안 훌라를 추천한다.


꽃모양의 핀을 꼽고 하와이안 훌라를 추게 되는데 또 다른 재미다.

아, 얼마나 찍먹했냐고? 딱 한 달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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