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바쁘다는 건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것. 한 달 보름을 넋 놓고 지내다가 차가운 공기를 호흡하러 공원 산책을 갔습니다.
황량해진 연꽃 호수는 얼음 대신 녹조로 덮였고, 푸르렀던 초록을 선보였던 갈대밭엔 거인이 지나간 듯 바람에 밟혀 이리저리 꺾인 갈댓잎들이 널브러져 있더군요. 겨울은 참 매정하기도 합니다. 매서운 한파가 지날 때면 지혜로운 나무들은 그렇게 겸손히 자신을 죽이고 정체를 숨기며 그 자리에 조용히 숨만 쉬는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과 닮았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