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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담 Sep 07. 2022

러너의 꿈 뉴욕 마라톤, 참가권을 따는 5가지 방법

러너라면 한번쯤 42.195km를 달리는 풀코스 완주를 꿈꾼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중에서도 꼭 한번 참가해보고싶은 대회로 뉴욕 마라톤(정식 명식은 뉴욕시티 마라톤, NYCM)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 마라톤, 뛰는것만 힘든것이 아니라 참가권을 얻는것부터가 치열하다는 사실. 


오늘은 모든 러너들의 버킷리스트인 뉴욕마라톤의 참가권을 따는 방법 5가지를 알아보겠다.





1. 추첨
2. 9+1
3. 기부
4. 기록인증(퀄리피케이션), 연속참가자(15+), 런클럽 배당 참가권
5. 공식 해외 참가권 판매자



1. 추첨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방법인 추첨이 있다. 해마다 11월에 열리는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해야하는데 추첨은 같은해 2~3월 사이에 오픈되니 미리미리 체크해야 한다. 통계에 의하면 추첨을 신청한 신청자 중 약 15%정도만 당첨된다고 하니 경쟁률이 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추첨이 매력적인 이유는 가장 저렴하게 참가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추첨에서 당첨되면 마라톤 참가비 295달러 (NYRR의 유료 연간회원이라면 255달러)만 내면 되기 때문에 다른 방법에 비해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게 참가권을 얻을 수 있다.

추첨 신청은 2월부터 3월사이 (해마다 일정에 따라 다름) NYRR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2. 9+1 

뉴욕시티 마라톤 참가자의 대부분이 이 방법으로 참가권을 딴다. 9번의 대회참여와 1번의 자원봉사로 참가권을 보장받는 9+1이다. 물론 NYRR이 주관하는 대회로만 9번을 참가해야 하며, 자원봉사도 NYRR의 대회에서 행사요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미국은 아주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타 지역 거주자에겐 조금 어려운 방법이라서 주로 뉴욕시민들이 이 방법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간과 노력은 물론 돈도 꽤 드는 방법이다. NYRR 연간 회원 가입비는 물론이고 매번 참가하는 대회마다 대회 참가비를 내야한다. 대회 거리에 따라 적게는 25달러부터 많게는 100달러까지 들기 때문에 9번의 대회를 다 참여하면 나름대로 큰 금액이 된다. 


게다가 시간도 오래 걸린다. 올해에 9+1을 완료하면 올해의 뉴욕마라톤 참가권이 나오는것이 아니라 내년 참가권이 나오기 때문에, 11월에 열리는것을 감안하면 근 2년을 매달려야 한다는 뜻이 된다. 게다가 9+1으로 참가권을 따냈다고 해서 뉴욕 마라톤 참가비를 안 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295달러 (유료 연간회원의 경우 255달러)를 별도로 내갸 하기 때문에 대충 어림잡아도 총 금액으로 800달러 정도는 드는 방법이다. 


하지만 응모자의 15%정도만 당첨되는 추첨에 비해 9번의 경기참여와 1번의 자원봉사만 하면 100% "확실히" 참가권을 받는 방법이기 때문에 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주의할점은 회원가입 시점부터 1년이 아니라 매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9+1을 끝내야 하는 점. 그리고 10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대회가 많지 않으니 연초에 부지런히 수행하지 않으면 안타깝게 실패 할 수도 있으니 주의 해야한다.



3. 기부금

추첨이라는 불확실성도, 9+1이라는 긴 시간의 노력과 공도 필요없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으니 바로 기부금이다. NYRR은 세계 여러 자선단체와 협약하여 뉴욕 마라톤의 참가권을 배당한다. 각 단체별로 금액은 상이하나 일정 금액 이상 기부할경우 이 뉴욕 마라톤 참가권을 일종의 선물로 주는 방식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해마다 약 9천명 정도가 할당된다.


기부금은 2500달러에서 시작해서 다른 참가방식에 비해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지만 미국의 타 지역에 거주하는 러너 (9+1에 참가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Abbott 6 star)에 도전하는 러너 중 연령 등의 문제로 빠른 시일 내에 6대 마라톤을 완주하고자 하는 경우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물론 마라톤 참가도 하면서 좋은 일에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4. 기록인증, 연속참가, 클럽 배당 등

공식기록이 기준시간 이내일 경우 참가권을 획득하는 방법 (퀄리피케이션)은 보스턴 마라톤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으로 유명하다. 보스턴의 경우 대부분의 참가자가 이 방식으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보스턴 참가자 = 잘뛰는 사람 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다. 


인정 기록으로 참가권을 받는 방식은 거의 대부분의 대회가 채택하고 있지만 뉴욕 마라톤은 조금 독특하게 인정 기록을 갖고있다고 해도 참가권 보장은 아니고 선착순이다. 기록으로 참가권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1번에서 설명한 추첨 접수와 같은 시기에 접수를 받으며, 다시한번 말하지만 선착순이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기록 보유자라도 참가 보장은 아니다.

인정 기록 기준은 연령과 성별에 따라 NYRR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

https://www.nyrr.org/tcsnycmarathon/runners/marathon-time-qualifiers


그 외에 15년간 연속으로 뉴욕시티 마라톤에 참가하면 평생 참가권을 보장받는 15+ 프로그램, NYRR에 공헌한 지역 런클럽에 배당되는 참가권 등이 있다.



5. 공식 해외 참가권 판매자 ITO

아마도 해외에서 원정 참가 하는 러너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확실한 방법일 ITO (International Tour Operator)가 있다. 이것은 이름에 나와있듯이 반드시 "해외" 참가자여야하기 때문에 미국인이거나 미국내 거주자에겐 생소하다.


NYRR이 표방하는 뉴욕시티 마라톤의 슬로건은 "다양성"이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그러하듯 말이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가지 방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뉴욕 마라톤은 "잘 뛰는 사람만" 뛰는 대회도 아니고, "뉴욕 거주자만" 뛰는 대회도 아니고, 모든 성별과 나이와 인종에게 열려있는 대회다. 그와 같은 맥락으로 세계 각지의 러너들에게 참가기회를 주기 위해 NYRR이 정한 소정의 기준을 만족하는 해외 여행 사업자에게 참가권을 판매하며 참가비는 1인당 600달러다. 단, 이 참가권을 제공하는 해외판매자는 반드시 항공권이나 숙소를 패키지로 제공해야 하며, 각 국가별로 발행되는 참가티켓 수량은 인구에 비례하여 NYRR이 결정한다.






마라톤 대회는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있고, 한국의 국내 대회만 해도 여러가지가 있다. 개중에는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가 할 수 있는 대회도 있지만, 안전과 운영상의 문제로 참가자수는 제한적이기 마련이라서 몇몇 대회는 참가신청부터 녹록치 않다. 


42.195km를 뛰는것도 힘든데 심지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대회에 참가하는것도 모자라 그 참가권을 얻기 위해 또 많은 공을 들여야한다. 러너가 아닌 사람은 절대 이해 하지 못할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너들은 마라톤 완주를 꿈꾸고, 그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을 단 한번의 대회를 위해 해외 원정도 마다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단 한번의 대회'로 뉴욕시티 마라톤을 완주해보는것은 어떨까?


뉴욕시티 마라톤이 열리는 11월 첫째주는 뉴욕시내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다. 쌀쌀하고 건조한 공기가 장거리를 뛰기에 최적이다. 스테튼 아일랜드에서 출발해 뉴욕시를 구성하는 5개의 구를 전부 다 통과하는 코스 곳곳에는 시민들이 나와 너나 할것없이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마라톤 매니아로도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뉴욕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뉴욕시티 마라톤을 꼽았다.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을 위험한 지역이나 감춰져있던 뒷골목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뉴욕시티 마라톤의 코스를 완주하는것은 뉴욕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깊히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뉴욕시내 거주자이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9+1으로, 한국 거주자라면 추첨이나 ITO가 판매하는 해외 참가권으로, 또는 좋은 뜻을 실천하기 위한 기부금으로. 여러가지로 열려있는 뉴욕 마라톤에 꼭 한번 참가해보기를 권한다. 잘 뛰지 않아도 좋다. 뉴욕 마라톤은 잘 뛰는 사람들을 위한 대회가 아닌, 그저 뛰는 "사람들"을 위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뉴욕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뛰는 사람 응원하는 사람 할것없이 하나되어 즐기는 도시의 축제 뉴욕 마라톤. 

인생에 딱 한번의 풀코스 마라톤을 뛴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마라톤을 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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