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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Aug 29. 2024

어떤 강의

학교 현장 에세이

인상 깊은 강의가 있었다. 강사는 교직 경력 30년이 넘으신 남자 선생님.

강의가 유익했다. 젊으신 것도 아니고, 잘생기신 것도 아니고, 목소리가 멋있는 것도 아니고, 설명이 귀에 팍팍 꽂히는 억양도 아닌 선생님이었는데, 그 어떤 강의보다 호소력 있는, 좋은 강의였다.


자기 자랑이 깔리면서 실제로는 별로 실속이 없는 겉치레 느낌이 드는 강의, 그런 속 빈 강정 식의 강의가 꽤 많은데 이분 강의는 그런 강의가 아니었다. 실제 수업 현장에서 오늘 소개한 수업 방법을 8년 간 적용해 온 분이었고, 특별히 꾸미지 않았어도 저 수업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수업을 하면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방법이었다.


나도 내 수업에 저 방법을 적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해 준 점에서도 인상 깊었지만, 그것 이상으로 난 이 선생님의 경력이 인상 깊었다.

30년 넘은 교직 생활이라면.... 이제 정년이 얼마 안 남으신 건데... 교직 생활 23-24년까지는 교실 강의식 수업만 하시던 분이라는 점. 하지만, 그 사이 이 수업 방식으로 이름이 나면서 지방에서 수도권까지 열차를 차고 올라 오셔서 강의를 하시는 삶을 살고 계신 것. 그것이 놀라웠다. 정년의 시기에도 저리 열정적으로 수업하시고, 자신만의 차별성으로 여기저기에서 강사 섭외를 받으시는 선생님.


그 모습이 좋다. 얄밉지 않아 보이고, 나이도 많이 드신, 할아버지 느낌도 좀 나는, 그래서 좀 더 구수한 느낌, 꾸밈 없는 느낌이 드는 남자 선생님. 자신을 상품화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겉으로 자신을 포장한 느낌이 들지 않고, 그냥 수수하게 현실에서 실제 적용되는 유용한 수업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느낌의 강의.


좋았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의 그늘이 더 운치 있고 좋듯, 교직 경력이 오래된 연륜 있는 교사의  수업 나눔이 좋구나.

자신의 향기를 지닌 사람이 그윽하고 좋다. 유명하고 잘 나가서 좋은 것 말고, 그 값을 하는 은은함을 지녀서 좋은 이. 그런 사람이 난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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