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Prologue
1998년 12월 7일.
유난히 하얗고, 통통한 아기가 태어났다.
조용한 성격과 오빠의 바나나를 기어코 뺏어먹는 식탐, 그리고 약간의 엉뚱함을 타고났던 그 아이는
우여곡절 많았던 유년과 질풍노도의 학창 시절, 청춘이 깃든 20대 초중반을 지나오는 과정 속에서,
다름 아닌 평범을 먹고 자랐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나 장대비가 내리는 날씨처럼 특별히 언급할 이유가 있는 그런 날이 아닌,
그저 그런 모든 게 보통의 수준에 머무는, 그래서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못하고 마냥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날이 꼭 그 아이의 인생 같기도 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태어난 날. 그 하루만큼은 달랐다.
12월 7일.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 대설.
대설을 맞아 태어난 그 아이의 인생에 또 한 번의 대설이 찾아올 날이 있을까?
그 아이의 세상에 온통 대설주의보로 가득한 특별한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의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그 순간을 꿈꾸며 한 글자씩 정성스레 엮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