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 같은 열기, 달달 인문학에서 '천연우 작가'님을 만나다.
작년 동네 인문 책방과 인연을 맺었다. 그 첫 시작은 이문재 시인님과 함께한 '나를 위한 글쓰기'였다. 처음 만남 사람들과 스무 살 이전의 나를 만나는 시간은 긴장감과 어색함을 만들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따듯한 격려의 말들이 오고 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삶을 다른 눈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이후, 골목 독서에 가입하게 되었다. 성숙한 어른들과의 만남이었다.
책방에서는 시절 독서, 달달 인문학, 청년 독서모임, 녹색환경모임 등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달달 인문학에서는 '쇳밥일지'의 저자 천연우 작가님을 모셔 천년공에서 어떻게 펜을 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를 만나기 전 책을 읽은 나는, 아이가 자라기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씩씩하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말이다. 책 속에는 청년 공으로 살아갔던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유독 마음에 갔던 이야기는 작가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였다. 아마도 책을 읽으면서 나의 유년 시절이 떠올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용접했을 때 입었던 작업복을 입고, 씩씩하게 걸어 들어오시는 작가님을 보면서 책 속에서 느꼈던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리에 착석한 작가님은 바로 마산에서 청년공으로 일했던 날들을 거침없이 쏟아 내기 시작했다. 이야기 내내 눈에서 빛이 났고,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우리는 작가님의 이야기 속에 블랙홀처럼 빠져 들어갔다. 전문대를 들어가게 된 이유, 용접을 시작하게 된 이유, 현장에서 경험한 부조리, 안타까운 동료의 산업재해, 하청업체에 다니는 근로자들의 이야기와 최근에 500만 원으로 허리 수술을 하신 어머니 이야기 까지.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웃다가도 안타깝다가도 어떤 부분에서는 상기되기도 했다.
열정을 쏟아 내신 작가님의 이야기가 끝이 나고 질문의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질문들이 오고 갔다. 내가 궁금했던 질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지?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였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작가님은 말씀하셨다. '냉소하지 않기, 비교하지 않기, 그리고 가족'이라고... 작가님이 힘든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이유였다. 흔한 이야기이지만 흔하지 않은 이유가 가슴에 와닿았다. 나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는데 말이다.
작가님을 처음 본 순간 , 작가님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특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모습과 내재된 쇳물 같은 강인함은 나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