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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집의 한선생 Sep 18. 2020

사랑스럽고 작았던 우리 첫 집 part 2.

미니멀 라이프의 허상

미니멀 라이프는 싱글이나 신혼초에 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미니멀 라이프?

많이 힘들다고 본다.


사랑스럽고 작은 우리 집은

점점 아이 짐으로 꽉 차기 시작했다.

거실이 주방이고 식당이고 놀이터다.


문제는 아이를 혼자 돌봐야만 했던 나는

활동의 경계를 잃어가고 있었다.


놀이가 끝났으면 치우고 밥을 먹여야 하는데

혼자 키우다 보니 모든 살림이 섞여갔다.

많은 사람들은 세종에 새 아파트로 다들 이사를 갔다.


"여보, 이제 나는 이 집에서 행복함을 못 느낄 것 같아. 꼭 떠나야 해."

"난 대출이 싫어."

같은 대화가 반복되다 남편은 나를 위해 주말에 어쩔 수 없이 모델하우스에 갔다.

그 날은 내가 예전에 들렸던 모델하우스에서 문자가 온 날이었다.


"분양 포기분 추첨합니다. 00시까지 오세요. 문자 있으신 분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나는 실수로 내 것만 등록하고 남 편 것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남편은 혼자 모델하우스 포기분 추첨장에 들어갔다.

이미 시간이 시작할 때가 다 되어 문 닫으려는 보디가드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들어가는 남편을 보면서 나는 웃음이 나왔다.


"잘 됐네. 나 없이 저런데도 가봐야지."

나는 혼자서 옆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전단지를 보고 있었다.

15분 정도 흘렀을까? 짧은 시간이 흐르고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집 샀어."

"뭐를사?"

"집 샀어."

"어떻게?"

"내가 넣은 분양 희망서를 직원이 손으로 뽑았어. 계약하냐고 해서 그냥 한다고 했어."

"몇 평인데? 얼만데?"

"39평. 평당 9**야. 베란다 확장비는 별도야."


할 말을 잃었다.

당시 세종시 보통 분양가는 7**, 많아야 8**

나는 그 대출을 어떻게 갚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차에는 어이없음이 같이 탔다.


이렇게 집을 사다니.

난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근데 그거 왜 샀어?"

"아니, 내가 이름이 불리니까 옆에서 500,300,1000 하면서 쪽지 넘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집 값이 떨어지지는 않겠구나 해서 샀지."

우리 남편은 그렇게 집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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