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포기했는데, 두 줄이 떴다
‘엄마’라는 단어에 너무 집착했던 시절이 있다.
두 번의 인공수정 실패.
체중은 늘고, 마음은 무너지고,
매달 생리 예정일 앞에서 조용히 무너졌다.
그러다,
나는 잠시 멈췄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아서,
위고비 주사를 맞으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몸은 가벼워졌지만,
마음속 깊은 곳엔 여전히 무거운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그렇게, 임신을 내려놓았을 때.
바로 그때,
그 아이가 찾아왔다.
두 줄. 선명하고, 분명한.
기쁘기보다는 멍했고,
희망보다는 혼란스러웠다.
진짜로, 나… 임신이라고?
아무런 준비도,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마흔두 살.
그저 평범한 하루의 끝자락에서
나는 갑작스럽게 ‘엄마가 될 사람’이 되었다.
이 글은,
준비되지 않은 어느 여자가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 얼마나 흔들리고,
또 조금씩 변해가는지를 기록한 일기다.
포기했기에 찾아온 기적,
하지만 그 기적 앞에서도
나는 여전히 물었다.
“나는 진짜 엄마가 될 준비가 된 걸까?”
매주 금요일, 이 낯선 여정을 함께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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