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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직트레이너 Oct 22. 2023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는 용기

내 아이를 위한 용기를 주는 그림책 테라피(그림책 에세이)

나의 초록색 가족 (토마 라바셰리 글/그림)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는 용기



대학 시절, 저는 국내 해외 입양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입양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시작했던 봉사활동이었는데요. 말이 봉사활동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과 친구처럼 어울려서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


입양인 중에는 드물게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어 행복하게 자란 경우가 있었고요. 대부분은 입양가정에서 겪은 학대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힘든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해서 자신의 삶을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소개해 드릴 그림책 <나의 초록색 가족>도 입양과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입양 가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고, 입양가정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고 있지요.



이 책은 입양 가정의 모습을 유쾌하고 밝게 그려냅니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책의 주인공인 '구굴 구덕'이 실제로 유럽에 입양된 동양 여자아이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나의 초록색 가족>을 마음으로 더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 표지, 제목, 그리고 전체적인 이야기는 공상과학책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외계인을 연상케 하는 초록색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요. 그림책은 한 소녀가 자신이 살던 지구를 떠났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서 다른 나라로 입양된 소녀의 처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녀는 우주 정거장에서 함께 살게 될 가족을 처음 만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새로운 가족의 피부색이 모두 초록색이었어요. 또 그들이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요. 가족은 소녀에게 구굴 구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구굴 구덕은 처음엔 자신이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엔 소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지요. 하는 수 없이 소녀는 초록색 가족과 함께 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면서 소녀는 초록색 가족과 잘 어우러져 살기 위해서 조금씩 노력합니다. 그러다 소녀는 베르닉이라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행복한 가정을 꾸립니다.


처음에 낯선 가정에 입양되었던 소녀 구굴 구덕은 어색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당당히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해 나갔고, 나중에는 자신만의 가정도 갖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구굴 구덕이 참 멋지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매우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친부모와 함께 살지 못해서 다른 나라에 입양된 입양인들을 비롯해서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습니다. 심지어 친부모에게서 학대받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저 또한 지금껏 누구 못지않게 힘든 시간을 보내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겪은 것에 비하면 다른 사람의 고통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만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보면서 힘든 상황을 극복해 나갔습니다.


있는 그대로 내 상황을 인정하고, 꿈꾸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앞을 향해 나아가다 보니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것은 현재의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황이 안 좋다고 해서 슬픈 감정에만 빠져 있지 말고,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노력해 나갈 때, 지금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내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나의 초록색 가족>을 읽으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의 중요성에 관해서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입양 가정과 같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음을 알려주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추천 연령대

초등 1학년~4학년


☘ 함께 보면 좋은 책

모두 다 싫어 (나오미 다니스 글/신타 아리바스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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