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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귀선 Oct 18. 2023

추억이 깃든 물건은 어떻게 비우죠?

비우지 마세요. 때를 기다리세요

“추억이 깃든 물건은 어떻게 비워야 하나요?”에 대한  대답은 “비우지 마세요.”입니다.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을 어떻게 비웁니까? 소중한 물건을 왜 비우려고 합니까? 묻고 싶습니다. 소중한 물건은 바라만 보아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추억을 회상하며 행복해집니다. 그런 물건은 당장 비우지 않아도 됩니다.
단, 모든 물건은 조금씩 추억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이유로 집안의 모든 물건을 못 비운다면 안 되겠지요. 어떤 물건은 그것을 보기만 해도 긍정적인 기운이 나와서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지에서 산 인테리어 소품이나 특별한 추억이 있는 선물 받은 물건이나 사진들이요. 확실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런 물건은 보이는 곳에 잘 보관해 두세요. 미니멀라이프는 그런 물건들을 잘 갖고 있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요. 그 물건들은 우리어게 필요한 물건입니다. 실용적이지않아도 괜찮아요.


 비움을 위한 비움은 후회를 낳고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과 다릅니다.  물건 자체를 비우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물건을 비움으로써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들을 잘 보관하면서 좋은 기운을 얻기 위해 실천하는 미니멀라이프니까요.


소중한 물건들의 기준은 주관적입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듯 추억도 기운도 다르니까요. 누군가에게는 어렸을 적 부모님이 사주신 작은 인형이, 월급으로 산 첫 액세서리가 , 오랜 시간 사용했던 낡은 수첩이, 여행지에서 산 자석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은 볼펜이 소중한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내가 소중하다면 비우지 말고 꼭 가지고 있으세요. 그 물건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면 그 물건은 비우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대신에 반대로 보기만 해도 불편하고, 사용하지도 않고, 소중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은 비우는 거예요. 이렇게 물건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다 보면  물건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모두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너무 소중한 물건, 덜 소중한 물건, 불편한 물건, 소중하지 않은 물건... 소중했던 물건이 불편한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덜 소중한 물건이 소중한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집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살펴보세요. 만져도 보고 잘 보이는 곳에 전시도 해놓고 임시 비움 상자에 넣어도 봅니다. 그리고 어떤 물건이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지, 불안한 기운을 주는지 느껴보세요. 우리 인생은 우리에게 좋은 기운의 물건만 갖고 살기에도  참 짧거든요.


신혼 초 남편이 생일선물로 준 신발을 아이를 낳고 5년 동안 신발장에 모셔두다가 얼마 전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비웠습니다. 처음 선물을 받고 참 아껴 신었던 것 같아요. 발이 불편해도 참고 신을 만큼 참 소중했어요. 아이를 낳고 발이 아픈 신발은 더 이상 신지 못했지만 그 신발에 대한 추억이 참 소중했기에 비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무려 5년을 고이 모셔둔 신발을 비웠습니다. 


지금 소중한 물건을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울 필요는 없습니다. 잘 가지고 있다 보면 물건과의 인연이 끝날 때가 있습니다. 신발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추억이 사라져서도 아닙니다.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신발과의 인연이 여기까지였구나라고요. 아꼈던 신발을 새 주인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신발장을 열때마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있는 신발을 보면서' 언제 신지?'라는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공간도 더 단정해졌습니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더니 오히려 쿨하게 잘했다고 합니다.

너무 소중해서 추억이 좋아서 가지고 있는 물건을 애써 비우지 마세요. 아직 그 물건과의 인연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요.



+아참, 물건과 너무 많은 인연을 맺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애써 인연의 끝을 붙잡지 않아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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