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에게는 넘나힘든 리액션
자~ 우리 공룡을 그려볼까? 아이들에게 내가 말했다.
와~ 하는 고성과 함께 2호가 달려왔다.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 싸인펜을 들고.
나는 스피노 사우르스 그려야지~ 하며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 들썩이며 그리는 작은 손이 귀여웠다.
뚝딱 그려낸 스피노는 이제 갓 5살이 그린 딱 그 정도였다.
물론 내 눈에는 표현력 만점. 스피노의 가장 큰 특징인 등뼈와 긴 꼬리, 긴 주둥이와 날카로운 이빨 등 특징을 잘 잡아 표현했다. 표현력 200점.
이때 2호의 그림을 본 8살 1호가 외쳤다.
뭐야, 공룡이 아니고 공룡 벌레 같잖아.
나는 순간적으로 2호를 쳐다봤고, 2호는 미션 수행 후 만족하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기에 형아의 냉철한 분석을 듣지 못했다.
나는 재빨리 1호를 한쪽 구석으로 데려갔다.
너도 4-5살엔 그랬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온 영혼을 끌어다 감동해 주고, 놀래주고, 응원해 줬는지 아느냐. 응원받아야 더 하고 싶어지는 거다. 그러니 제발 온 마음을 끌어다 감동해 주렴.이라고 설득했다.
이때 1호가 내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마치 모나리자를 처음 봤을 때처럼 그러라는 거지? 오우~ 와~ 헉! 진짜! 완전! 너무 잘해. 같은 거?
시크하게 뾰루퉁 묻는 아이의 기대와 달리 나는 감동한 눈빛으로 맞다고, 꼭 그렇게 해달라고 말한다. 마치 모나리자를 처음 본 것처럼, 그때의 본능적인 반응처럼.
1호는 이내 수긍하는 듯하더니 자기는 더 잘 그릴 수 있다며 2호의 그림 위에 덧대어 자기만의 작품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다 지가 혼자 큰 줄 안다.
아이들은 지가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똑똑한 줄 안다.
아이들은 자기가 웃기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미 8살이 되어버린 1호는 이제 현실을 깨닫는 중이지만 2호는 아직이다.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며, 가장 행복해야 하는 존재이다.
언젠가 메타인지를 하며 제대로 깨어질 테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자신을 우주최강으로 놓아도 되지 않을까?
너희들은 충분히 넘치고도 소중한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10.08.2025 일요일
#아들육아 #육아일기 #육아 #호주육아일상 #호주일상 #호주육아
#우주최강예술가 #스피노사우르스 #형아가제일잘해 #부러운형아
#하루열줄일기 #일기 #하루일기
#나크작 #작가앤 #앤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