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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부K Nov 29. 2023

왕의 사랑도 실패한다(feat. 사기)

똑부K네 회사 이야기 ep 2

똑부K네 회사 이야기


모 에듀테크 스타트업 이 대표는 화려한 스펙을 가졌다. K대 정외과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이후 강남 E학원 원장, 당시 중견이던 E기업 본부장, A벤처투자사 본부장, C기업 계열사 대표를 거쳐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상품은 AI관련 특허는 물론 미국 학술대회 Finalist까지 올라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런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며 투자유치에 나섰다.


그렇게 1년여 투자유치가 다소 지리하게 흘러가던 어느 날, 이 대표의 소식이 들려왔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탄탄하기로 유명한 A회사의 전문경영인 사장으로 취임을 한 것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소문을 들어보니 이 대표가 투자유치 과정에서 D기업 박 이사를 알게 되었고, D기업 박 이사는 우연히 같은 업계 A회사 조 이사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얼마 전 이 대표란 사람을 만났는데 스펙도 화려하고 사업 아이템이 재미있더라고, 투자는 좀 애매해서 안했는데 참 매력적인 사람이었어'라며 이 대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마침 A회사는 전문경영인을 물색하고 있던 터라 조 이사는 모시고 있던 오너 윤 회장에게 이 대표를 소개했고, 윤 회장은 첫 만남에 이 대표에게 사랑에 빠졌던 것이었다.


그런데 어머나, 이 대표가 몇달만에 회사에서 쫓겨났다.


오너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이 대표였는데, 이 대표와 윤 회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변수가 있을 땐, 왕의 사랑도 실패한다


사실 이 대표가 사장으로 취임하고 A회사에는 직원들 사이 조금씩 이상한 이야기가 들렸다.

'우리 사장님 스펙이 엄청 화려하다며, 근데 일 처리하시거나 직원들 대하는 거 보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급기야 이런 이야기도 들렸다.

'사장님 E기업 본부장 출신이라고 하시지 않았어? 근데 나 E기업에 아는 사람 있는데, 금시초문이'


박 이사의 심복 유 차장은 잽싸게 박 이사에게 이 소문을 알렸다. 잠시 생각하던 박 이사는 촉이 왔는지 즉시 K대로 갔다. 그렇게 왕의 사랑의 변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 사기냐 VS 과대포장이냐


이 대표의 화려한 스펙이 다 거짓은 아니다.

K대는 맞다. K대 캠퍼스 다른 과 출신일 뿐.

E학원에 있었던 건 맞다. E학원 시흥 가맹점 강사였을 뿐.

E기업 본부장, A벤처투자사 본부장은 해당 회사로부터 근무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도 C기업 계열사 대표인 건 맞았다. 매우 빠르게 그만뒀을 뿐.


보통 회사에서 이직자에 대한 레퍼 체크는 최종 이력 위주로 체크를 한다. 최종 이전의 이력과 학력은 직전 회사에서 체크했을 거니 직전 회사만 보는 거다. 이 대표가 C기업을 빨리 물러난 것도 허위 이력이 들통 나서였다고 한다. C기업도 레퍼 체크를 제대로 못한 것이 창피하니 서로 계산이 맞아떨어져서 조용히 정리된 것이었던 거다.


윤 회장의 A회사C기업 이력에 대한 레퍼 체크만 했다. 사실 C기업 계열사 대표 이력은 C기업 공시자료만 보면 체크가 되는 쉬운 사안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을 줄이야.


그렇게 이 대표는 A회사를 떠났고, 윤 회장의 사랑은 실패로 끝이 났다.


이 대표는 떠나는 날 울면서 윤 회장에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 남자 대 남자지만 안겨 울었다는 썰도 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본인은 회장님에게 사기를 치려던 게 아니었다고, 그저 조금 더 잘 보이고 싶어서 포장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 지나간 사랑에 대한 마지막 배려였을까


이 대표에게 먼저 사기(?)를 당했던 C기업과 같은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이 대표에 대한 마지막 배려였을까? 아니면 이 대표가 사기까진 아니고 그의 말대로 과한 포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윤 회장도 이 대표의 비밀을 조용히 덮어주었다. A기업은 이 대표를 자진사퇴로 조용히 처리해 주었고 이 대표의 비밀을 그저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으로 남겨두었다.


참, 이 대표의 스타트업은 사실 이 대표가 운좋게  헐값에 인수한 회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학술대회 Finalist까지 간 회사의 대표였지만, 이 대표 미국에 가본 적이 없었다.


▪︎모든 내용은 허구의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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