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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영 긍정에너지 Aug 16. 2023

인생 로밍 여행
-스코틀랜드 아우터헤브리디스(1)

어딘가로 이끌려 간다

아우터헤브리디스(Outer Hebrides), 영국 북서부대서양 북북동쪽에서 남남서쪽으로 이어진 제도

면적 3,070 k인구 27,400(2013년 기준), 인구밀도 9.02/k.

(cf: 제주 전체 면적(1,850k)의 1.5배 정도

대한민국 인구밀도 515.2/km²)      


루이스 북섬(North Lewis)섬에서 시작해서 남쪽의 바라(Barra)(Mull)이오나 섬으로 여정을 이어갔다바닥이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해안가 기암절벽끝없이 이어지는 푸르른 들판에 감탄했고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기이하고 다양한 섬 모양에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여행사는 절대 이 섬(군도)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지 않을 거라는 결론.     


1) 한국에서 글래스고까지 거의 20시간거기에서 5시간 넘게 운전해서 페리 선착장으로 가야 하니멀고도 멀도다. = 한국에서 두바이까지 9시간 반 + 3시간 경유 글래스고까지 8시간 + 5시간 차로 이동 페리 타고 + 1시간 반 => Outer Hebrides Lewis 섬      

2)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그러나 탐방객 편의 따위 배려하지 않는 듯한 험한 탐방로     

3) 고개만 돌리면 오래전에 버려진 돌집의 흔적에 깊은 정감이 가지만가성비 지향형 촘촘 빽빽 한국형 패키지 상품에는 전혀 맞지 않는 환경.     




하지만 뭔가 특별한 이곳 : What's so special?      


<변화무쌍 날씨의 특별함>     


/여름/가을/겨울이 공존하는 날씨캠프장 사장님은 '덥다가 동상 걸린다'면서변화무쌍 날씨에 대해서 농담했다북쪽 루이스섬은 바람이 차가워서패딩을 입었는데남으로 내려갈수록 이상 기온이 이어지면서

(2주 반 정도 비 한 방울 안 오는 화창한 날씨패딩이 어이없어 보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What a lovely day!'를 연발하면서 날씨 얘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낮은 산독특한 산미치게 힘든 산     


** 이발 산(Eaval Mountain) : 사방이 초록 들풀에, common cotton grass가 양탄자처럼 펼쳐져 낭만적인 북유스트 Eaval 겨우 해발 347m, 우습게 보다가 등반 역사에 길이 남을 개고생으로 마무리함!!     

멀리서 보면 로맨틱한 황새풀(cotton grass)

 

1) 막막함등산로 표시 없고앱을 보면서 따라가야 한다

2) 발걸음의 불확실성 발이 쑥쑥 빠지는 습지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난국가끔 바위 위를 걷게 되면 천국이런 지형을 오래 걸으면 피곤감 멀티 따블온몸으로 체험

3) horse fly(말을 집중적으로 물고 괴롭히는 파리달라붙어서 미치는 줄 


horse fly - 말이 가엽다


4) 이상 기온으로 해가 쨍쨍물 한 모금이 아쉬웠다     

정상 코앞에서 실신 직전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고한 걸음 옮길 때마다 몸이 천근만근포기하려고 잠시 앉았다아껴 놓은 물을 마시고 달달 쿠키를 먹었더니 갑자기 에너지 뿜뿜

정상에서 내려다본 전망은 정말 Fantastic! 

무박 설악산 대청봉 갔을 때보다 더 힘들었으니

기록적인 건 맞다     




** 루발 산(Rueval Mt)산 해발이 고작 124m, 탐방로가 잘 정돈되어 있어서 중간에 물 마신 것 빼고는 쉬지 않고 단숨에 10km를 걸었다하이킹을 다 마치고도 기운이 넘쳐서 이상할 지경 



    

** North Lee Walk : 이날의 강적은 칼바람협곡을 돌아 최고 지점에 올라가긴 했는데바람 때문에 몸이 날아갈 듯남은 샌드위치를 나눠 먹으면서 전우애를 다졌다산에는 우리 둘밖에 없었으니조난되면 끝장이겠구나 하는 어이없는 염려까지내려오는 길에 2차 세계 대전 전투기 잔해 발견     


** 베인모르(Beinn Mhòr) 산 : Outer Hebrides 군도 가장 해발이 높은 620m. 게일어로 '큰 산'이라는 의미밤새 비가 내린 데다가, boggy moorland 난코스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지만지난번 특훈 덕에 등반 성공미친 바람에 시달리다가구름이 병풍처럼 산을 감싼 안쪽으로 들어가니 포근했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 'on cloud nine'이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합성 마약 이름을 왜 'cloud-9'이라고 지었는지 알 것 같다고나 할까     

정상의 구름이 서서히 움직이면서병풍 뒤에 감춰져 있던바다와 인근 섬들협곡과 산세가 그대로 드러났다판타스틱     

강풍과 보슬비에 나의 미모(???)는 난타당했지만숨 막히는 장관을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어 안타깝!

      

비쥬얼의 한계를 넘어서는 감격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이어지는 경사길 뒤에 나타난 숨 막히는 자연처럼인생의 구름 병풍 뒤의 멋진 풍광을 더 기다려 보기기로 했다 


<피트(peat)>      

아일랜드스코틀랜드영국 시대극 영화 곳곳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피트 파내기(peat digging : (피트[Peat] 이탄/목탄 수목질이 두껍게 퇴적한 후생물화학적 변화 후 분해된 것). 아직도 이곳에서는 피트가 겨울 연료로 사용된다어디를 가나피트를 파냈거나파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모든 서사에 등장하는 '피트'. 평평한 들판부터산꼭대기까지 피트는 이 군도 토양의 주성분이다     

그런데 이 피트를 캐내면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데다가연료로 태웠을 때대기 오염이 심해진다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논란의 여지가 많다     

끈끈이주걱(Sundew)

넓은 땅에 비해서 농사를 짓는 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이 피트에서 나오는 광물 성분이 주요 이유라고도 한다겨우 물이끼황새풀끈끈이주걱(sphagnum, cotton grass and sundew) 정도가 자랄 수 있을 뿐이다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황새풀은 정말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이런 안타까움의 산물이기도 하다    


일단 작은 결론자연을 독점 배타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에게 강추!!!  


 

b

바로 이렇게..... Butt of Lewi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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