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새도 모르게

by Letter B







저기 그녀가 부끄러워한다.

아 이런 건 예의가 아닌가?

저 익살스러운 미소가 기억난다.

입꼬리를 올리는 건 애정 표현이라니까 이 아가씨야.

관심 없는 듯 입술을 푸르르 털고는 그녀가 걸음을 옮긴다.

그녀를 본 적이 있던가.

그녀는 부끄러워한다.

새침하게 고개를 덜구고 알랑거린다.

툴툴 거리는 것 좀 봐.

얼마 전에 산 드레스잖아?

나는 내심 부러움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 행동은 학생 때나 하는 거다.

공연히 밉다.


그녀가 지나간다.

수줍음 많던 그녀가 간다.

아 저 옷자락도 당분간 안녕이다.


근처에 근사한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나는 프릴로 마감처리가 된 셔츠를 꺼내 걸찬다.

유행에는 맞지 않는다.

바삭한 식감의 초콜릿 빵을 주문하고 크게 한 입 베어 문다.

이 빵은 이렇다니까.

지저분하게 손에 초콜릿이 묻는다.

더 이상 부끄럽다거나 하는 그런 감정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거 죽이려는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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