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에는 8마리의 경주마가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총성과 함께 큰 함성이 울려 퍼졌고 경주마들은 일제히 출발선을 떠났다.
그들은 어딘가 긴장되어 보였다.
대개는 평범한 슬리퍼 차림이었고 손에는 매표소에서 나눠준 안내 전단지가 들려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격차를 두고 달리던 선두의 말은 보이지 않았다.
일렬로 달리던 경주마들 사이에 차츰 간격이 벌어졌다.
아, 저기 있다.
3번 말이었던가?
나는 안내 전단지를 펼쳐 들었다.
아아, 확실하지 않아.
어느 사이 객석은 과열되어 있었다.
나도 덩달아 두근거렸다.
경주마들은 힘차게 달리고 있었고 그것은 전시 속 한 장면처럼 장엄하기까지 했다.
선두의 말은 한참이나 앞서있었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벌어진 격차는 더 이상 가늠하기 어려웠다.
승부를 점치듯 객석에서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결승선이 보인다.
와아아아 -
나는 열광했다.
작은 탄식과 환호, 헹가레가 이어졌다.
객석은 금새 텅비었다.
안내 전단지가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경기가 끝난 말은 훈련소로 보내진다.
나는 힘차게 달리던 3번 말이 떠올렸다.
우리는 왜 경기에 열광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