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우고 너를 키우고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여자로서의 나는 없어지고 빵실이는 (점점 더 아가보다는) 자기다움으로 가득찬 “사람”으로 커가는 느낌이에요.
내가 없어져야 아이를 키울 수 있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다는 걸 느낍니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게 우선이고
나의 안위는 생각하지 못하게 되니까요.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할 수 있는 한
엄마인 저의 몸과 마음을 주고 있는데
어느 날은 정말 나를 태워
아이를 더 빛나게 밝히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한 해, 두 해 지나고
저는 늙어가고 아이는 자라나겠죠.
촛불이 점점 타오르다 꺼지는 것처럼요.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슬퍼서
더 늦게 늙고 또 죽고 싶어졌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살아오셨겠죠?
이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 된다고
누군가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저마저도 결혼하고 엄마가 더 많은 일과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엄마가 된다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소중하고 또 위대한 일인 것 같아요.
빵실이가 옆에서 열심히 방해공작을 펼치는 중에 그린 일기.. 그래서 글씨가 엉망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