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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May 08. 2024

「수사반장」팝업스토어

레트로 : 기억 속 대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다.

레트로(Retro)는 추억이나 회상을 의미하는 'Retrospect'의 줄임말로서, 과거의 전통을 그리워하거나 되살리는 활동을 의미한다. 레트로는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나 대상에 따라서 갖는 의미가 다르기에 유통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주제이다.


신발 브랜드인 휠라(FILA)는 레트로를 활용해서 커다란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매출이 부진하던 상황에서 휠라는 정구호 디자이너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대대적으로 제품은 물론 브랜드 리뉴얼에 들어갔다. 휠라만의 디자인을 되살리고 기존 제품 라인의 특징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매출은 8185억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약 3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F&B에서도 레트로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진로이즈백과 곰표 제품 라인업

하이트 진로는 초록색 소주 병의 고정관념을 깨고 옛 추억속의 푸른색 소주병을 적용했다. 바로 '진로이즈백'의 등장이다. 진로이즈백의 등장 이후 하이트 진로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은 크게 개선되었다. 그리고 레트로 하면 곰표 라인업을 빼놓을 수 없다. 밀가루 브랜드로 기억 속에 묻혀있던 브랜드가 소환되자 모든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밀맥주, 팝콘은 물론 패딩 점퍼 등 큰 화제는 물론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추억 속의 제품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서 기억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추억을 제공하고, 생소한 고객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그러자 시장에서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고 매출의 성장세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레트로를 활용해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수사반장 1958>이다.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로 이어지는 낯선 시대적 배경이고 드라마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11.8%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Why?(시대의 공감을 녹여내다)


드라마 수사반장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최불암이다.

그는 새로 방영할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했다.

요즘은 휴머니즘이 사라졌잖아. 이 드라마에서 지금 시대에 필요한 가치관이나 삶의 철학, 의미 등이 발견되기를 바랐어


당연히 1970~80년대에 걸쳐서 방영된 원작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주요 인물의 젊은 시절을 그리고 있기에 시대적 배경은 물론 내용 전개 방식도 다르다. 어찌보면 완전히 다른 드라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 최불암이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공감하는 요소는 동일하다. 사랑, 분노, 우정, 의리 등과 같이 시대를 관통하는 감정적 요소는 변하지 않는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서 판단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으나 우리가 인간인 이상은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의 완전히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겨진 일상과 모습을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소한 시대적 배경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의 즐거움을 제공하지만 드라마에서 추구하는 공통적인 공감 요소를 적절히 전달하면서 말이다.



What?(시대적 상황을 담아내다)


드라마 <수사반장1958>은 모니터 안에서만이 머무르기 보다는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재가 충분하다.


첫째, 제목 그대로 1958년이라는 시대이다.전쟁이 끝난지 10년도 되지 않은 황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시간적으로도 약 70년 전이기에 낯선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주로 80년대 이후를 다뤘다. 하지만 그렇기에 50년대 말의 시대상과 모습은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원작 수사반장은 국내에서는 최초의 수사물 드라마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건을 다뤘다. <수사반장 1958>역시도 매회 에피소드마다 시대상을 바탕으로 한 수사물을 다루고 있다. 수사물이 주는 매력은 단서를 바탕으로 추리를 하는 재미다. 이러한 재미를 오프라인에서 재연한다면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셋째, 우리는 보통 옛시절 패션 스타일을 보고 '복고풍'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만큼 패션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레트로는 매우 유용한 소재이다. 70년 전의 패션을 되살린 복장이 드라마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서 70년 전의 패션을 접목시킨 테마를 적용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1960년 전후의 시대상을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팝업스토어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How?(시대를 경험하다)


#1. 시대적 낭만을 경험하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제작 발표회에서 감독은 1958~1962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에 있었던 사회적 사건과 박영환이라는 사람의 젊음을 보여주기에
적절한 연도라고 생각했다.


시대적 배경의 연도는 전쟁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건물이나 배경이 지금과는 크게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이점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구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건물이나 배경을 그대로 경험하는 것은 큰 재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지금도 다양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 박영환처럼 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재현해 본다면 신선한 접근이 될 수 있다. 유사한 사례로 GS리테일은 지금의 MZ세대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는 공간을 꾸몄다. 바로 <갓생기획실>이다. 요즘의 젊은 세대가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공간을 말이다. 그럼으로서 큰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화제가 되었다.

GS리테일이 선보인 <갓생기획실>

<수사반장 1958>역시도 이러한 점을 적극 적용할 수 있다. 그 시대상의 젊은 세대의 공간을 통해서 살아가는 모습의 단면과 고민을 경험해 봄으로서 말이다. 그럼으로서 70년 전의 젊은 세대를 통해서 공감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2. 수사물을 경험하다.


<수사반장 1958>은 이승만 정권과 정치 깡패라는 대립구도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사물이다. 수사물은 미궁 속에 빠져 있는 사건을 추적함으로서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러한 점을 오프라인에서 적용해 본다면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익숙한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방탈출 게임을 적용하는 것이다. 예약제 방식으로 드라마 속 에피소드를 적용해서 방 안에 단서를 놓고 수수께끼를 풀어서 탈출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익숙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와 연결을 지음으로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줄 있다.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것은 그만큼 실제로 만지고 느끼고픈 경험에 대한 니즈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 머물고 있는 주요 소재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은 충분한 재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


#3. 시대를 입다.


한 시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소재는 패션이다. 1950년대는 세계적으로 전쟁이 끝나면서 번영이 싹트는 시대이다. 특히 파리를 중심으로 한 디올, 샤넬 등과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등장이다.


이러한 브랜드라 내세운 디자인의 특징은 '우아한 실루엣'이다.

1950년대 패션 스타일(@중앙일보)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도 이러한 패션 스타일이 엿보이다. 남성복은 물론 우아한 실루엣 스타일의 여성복의 특징을 살린 패션 디자인을 공모해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1950년대의 패션을 지금의 시대에 접목해 보는 시도는 물론 이를 패션쇼로 이어나가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레트로라는 소재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무작정 레트로라는 허울만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는 없다. 기존의 대상이 갖고 있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재해석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드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트로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나의 제품 혹은 컨텐츠에 어떤 시대상을 담을 것인가? 잘 부합하는가? 그리고 공감을 줄 수 있는가?'를 고심해 보고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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