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당당함으로 승부하다.
세 명이 스타일은 약간씩 다르기에, 세 명의 옷방을 꾸며 놓고 'OOO의 방'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유명 슈퍼모델이 등장하는 대형 패션쇼가 큰 인기였다. 글로벌 팝가수들이 함께 모델들과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은 더 화제가 되었다.
그 쇼는 글로벌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진행한 쇼이다.
2001년 이 쇼의 시청자수는 1천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2018년 시청자수는 300만명대로 급락해 버렸고, 결국 2019년에 쇼는 폐지되었다.
그리고 [빅토리아시크릿]의 대표적인 쇼의 몰락과 함께 해당 기업 역시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전년 예상보다 높은 수치의 매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29.7%하락을 했다. 앞으로의 시장 가능성을 감안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한때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던 브랜드는 끝없는 추락을 하는 것일까?결국 '섹시한 여성'을 내세운 상품화 전략이 한계에 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초개인화 시대이다. 지금의 트렌드는 '나다움'이다. 나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호흡할 수 있는 브랜드에 사람들은 기꺼이 주머니를 연다. 지금까지 성공 방정식으로 여겨지던 여성이 추구해야 할 이미지를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대상으로만 포장하는 것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없다.
이러한 면에서 나이키는 2016년도부터 플러스 사이즈 모델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나 다움', '자신만의 가치'에 이어지는 '바디퍼지티브(Body-Positive)'는 건강한 자신을 응원했다. 그러자 고객들은 반응했고 막대한 시장은 아니지만, 나이키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한 사례이다.
지금도 '건강한 나만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이어지고 있다. 외형적으로 빅사이즈라고 움츠러들기 보다는 '자신있고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호응하고 공감한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대표하는 팀이 있다. 바로 <구라걸즈>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서 <구라걸즈>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본다면 큰 반응이 기대된다. 세 멈버의 개성 넘치는 재미는 물론 시대적 의미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시크릿 몰락의 주요 원인은 여성의 상품화이다. 비록 뒤늦게 빅토리아 시크릿 역시도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했지만 이미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 수는 없었다. '현재의 나'의 모습에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세에 사람들은 더 열광하기 때문이다.
<구라걸즈>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여성에 대한 시대적 의미의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다. 체중 기준으로 100kg를 상회하고, 평균적인 양보다 더 먹긴 하지만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서 나오는 당당함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에너지가 전달시켜 준다.
비록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중심으로 한 시장이 메이저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타겟이 명확하기에 팝업스토어에 더욱 잘 부합된다. 보여줄 수 있는 요소와 방문을 기대하는 대상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구라걸즈>멤버들은 각자의 개성을 통해서 충분한 재미 요소가 충분하다. 이 요소들을 잘 조합해서 공간에 녹여낸다면 다양한 공간적 경험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진행하는 기업 혹은 브랜드의 영역도 다채롭게 접근할 수 있다. 의류, 푸드, 주방용품 등에서 그들이 보여준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다.
몇년 전에 매우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가 있다. 바로 <아이필 프리티(I Feel Pretty)>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뚱뚱한 외모 때문에 움츠러들고 있다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외모의 가치를 달리 보게 된다. 그러자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이런 인상적인 대사가 나온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집착해서 자신의 근사한 점들을 놓쳐버리거든요.
당신은 자신을 잘 알고 세상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아요.
결국은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생각이 달라지면 감정이 달라지고, 감정이 달라지면 스스로의 행동이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내 인생이라는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평소 자신의 외적인 모습 때문에 희화되거나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지내왔지만 지금의 인기를 만들어낸 <구라걸즈>의 팝업스토어는 의미가 있다. 재미는 물론 공간 경험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다.
그 자신감과 당당한 모습의 살아있는 캐릭터를 다양한 컨셉으로 녹여낸다면 말이다.
#1. 구라걸즈를 만나다.
<구라걸즈>하면 세 멤버의 외형적인 것도 있으나, 상상 이상의 먹는 양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튜브 먹방처럼 단순히 세 멈버의 먹는 모습만으로는 지금의 <구라걸즈>가 인기를 끄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외형이나 평균 이상의 먹는 양보다는, 그러한 모습도 자기 자신이며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당함이 큰 호응을 받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이국주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예쁜 여자가 아니고 섹시한 여자가 아니고
귀여운 여자가 아니고 애교가 없다면
멋진 여자가 되면 되는 거야. 매력적인 여자가 되면 되는 거야
이러한 자신감있고 당당한 세 멤버를 만나는 자리가 있기만 해도 팝업스토어는 성공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의 유명세를 감안한다면 더욱 말이다.
일종의 팬미팅 처럼 세 멤버와의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평소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서 함께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공간 연출은 셀프 사진관처럼 꾸며 놓고 토크쇼 시점에는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평소에는 사진 프레임을 수정해서 세 멤버와 함께 찍는 연출을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2. 구라걸즈를 입다.
<구라걸즈>라는 이름을 들으면, 순가 방송인 김구라 이름에서 따왔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름 의미가 있다. 바로 세 멤버가 입는 옷의 사이즈가 '9XL(구엑스라지)'는 되어야 한다는 공통점에서 생겨났다.
9XL라는 사이지는 잘 실감이 안 간다. 평균적인 사이즈보다 확실히 크긴 하다. 하지만 세 멤버는 자신들의 패션에 대한 철학이 있다.
이국주는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뚱뚱이라면 옷 잘입는 뚱땡이가 되자는 겁니다.
가리지 말고 당당히 사세요.
자신의 외형이 부끄럽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순간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국주만큼이나 신기루 역시도 자신의 패션에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는다.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 맞춤제작한 드레스는 원단만 22m가 들어갔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개성을 자신있게 보여주고 항상 리본과 같은 포인트도 잃지 않으면서 패션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멤버인 풍자 역시도 어두운 색보다는 원색의 화려한 의상으로 당당함을 어필한다.
이와 같이 <구라걸즈>의 패션에서도 자신감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구라걸즈>의 옷방 컨셉으로 진행해 보는 것이다.
쉽게는 29cm에서 진행한 '29맨션'이라는 팝업스토어를 떠올려 볼 수 있다. 각자의 세 멤버 스타일에 맞는 옷방을 꾸며놓고 평소 소장하던 옷이나 좋아하는 스타일을 옷을 배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각각의 방을 체험하면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소장하던 옷의 자선경매 및 플러스 사이즈 사람들을 위한 플리마켓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3. 구라걸즈에 취하다.
<구라걸즈> 세 멤버의 공통점은 먹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평소 술도 좋아하는 것을 영상으로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이국주는 집에 포장마차를 만들어서 평소 지인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이를 컨텐츠화를 하고 있다. 풍자 역시도 지인들과 함께 술을 믹스해서 함께 즐겁게 즐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구라걸즈>가 운영하는 포장마차가 있다면 어떨까?
주류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구라걸즈>포자를 운영하는 것이다. 외관은 세 멤버의 이미지와 컨셉을 바탕으로 구성을 한다. 내부는 '국주 포차'와 같이 레트로풍의 포차를 구현을 하는 것이다.더군다나 평소 방송에서 보여준 '국주 주방 아이템'을 활용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약간(?)의 알콜에 취하고, 팝업스토어 공간 속에서 <구라걸즈> 멤버의 매력에 취해보는 경험은 상상만 해도 흐뭇해 진다.
영화속 인형이나 공주같이 생긴 캐릭터는 많다. 그 캐릭터를 보면서 '와~예쁘다'라고 할 지는 모르겠다. 혹은 그 캐릭터 속 연예인의 패션 스타일을 따라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 속의 나와는 거리가 있음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구라걸즈>는 현실 속의 누나 같고 언니 같다. 왠지 내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은 살아있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더욱 친근감이 간다. 더군다나 이 캐릭터들은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더이상은 예전처럼 평균 이상의 체중이나 외형때문에 희화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응원한다.
여기에 시장이 있는 것이다. 기존의 대중적이고 당연하다고 여기던 기준의 잣대는 계속될 수 없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몰락처럼 말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 속의 의미를 통해서 고객과 소통을 해야 한다. 그 방식은 재미 속에 의미를 담아서 말이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구라걸즈>팝업스토어가 언젠가는 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