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붓을 들고 그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마구 써 내려갔던 때가 생각났다. 잘 쓰고 멋스럽게 쓰고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현실과 꿈과 갈증과...뭔지 모르게 마음에서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그 답답함을 달래줘야 한다는생각뿐이었다.쓰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다.
앗, 다행이다.
사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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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지은이 모름, 인터넷에서 찿은 문구를 쓰다.]
-꿈에 눈이 멀어라.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게-
'눈이 멀어라'이 부분이 와닿아서 '멀'이라는 글자엔
눈이 먼 듯 흰 틈을 조금만주고,붓으로뭉개며써 내려간 것 같다.다시 보아도 너무 감사한 글이다.
내 안에, 내 주변에 사사롭게 거슬리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상하거나 아파할 때, 나를 치료해 주는 한마디라 감사하다.
아직40대 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살아갈 날이 많아꿈을 다시 꾸기에도 좋은 나이다.
다 늙어서 무슨 꿈이냐며 100세 시대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친구도 있긴 하다. 꿈의 범위는 넓고, 정의는 자신이 내리면 된다.
대학원 때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뉴실버세대의재교육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대기업의 임원분도, 교수님도, 공무원 등 전문직종에 계신 분들이었는데 하나같이 공통점은 마음에 품은 못 다꾼 꿈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이었다.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꿈이었든, 삶의 내공이 쌓이며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 알게 되어 새로 꾸게 된 꿈이든.
물론 특정 몇몇 분만 인터뷰를 한 것이긴 했지만, 제2의 인생에서는 자신이 쌓은 커리어에서 파생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택하기보다는, 돈은 조금 벌더라도, 이제라도 내 마음에서 꿈틀대는 것에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 많았다.다만 현실적인 체력, 노안, 기억력 등 신체적인 조건의아쉬움이 많으셨다.
그 인터뷰 이후로 마음이 시키는 일을 어떻게든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즉각 실행이면 더 좋다.
70살이 되어서,체력이 안 돼서
'그때 그걸 못한 게 너무 아쉬워 '라는 말이 아니라,
'그때 그거 하길 진짜 잘했지'라는 말을 미래에 할 수 있도록. 이러다가 일상의 익숙함에 또 하루하루 미루어질지도 모르는 꿈이기에 오늘 하루 꼭 붙잡고,티끌이라도관련 있는 것 하나라도 해놓는 것이 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봐도 기막힌 표현이다.
꿈에 눈이 멀면,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내가 애정하는 것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거기에 푹 빠져서 그 큰 아름다운 행복감으로 불편하고 초라할 일들을 다 덮어버리자.
아니, 꿈 실현에 푹 빠지다 뒤돌아보니 '언제 이게 다 덮혀졌지' 싶을 정도로 몰입되어 버린 상황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