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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본위너 Apr 06. 2023

두렵고 초라한 순간도 막아 줄 한마디

그리고 제2의 인생도 기대하게 하는 말

갑자기 핸드폰의 앨범란을 뒤적였다.

그 사진이 분명 있는데...

오늘아침 갑자기 그 사진이 보고 싶었다.

사람 사진은 아니다.


내 안의 나를 꿈틀거리게 하던 그 문구. 

갑자기 붓을 들고 그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마구 써 내려갔던 때가 생각났다. 잘 쓰고 멋스럽게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현실과 꿈과 갈증과... 지 모르게 마음에서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답답함을 달래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쓰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다.


앗, 다행이다.

사진을 찾았다.

.

.

.


[글 지은이 모름, 인터넷에서 찿은 문구를 쓰다.]




-꿈에 눈이 멀어라.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게-


'눈이 멀어라'이 부분이 와닿아서 '멀'이라는 글자엔

눈이 먼 듯 흰 틈을 조금만주고, 붓으로 뭉개며 내려간 것 같다. 다시 보아도 너무 감사한 글이다.

내 안에, 내 주변에 사사롭게 거슬리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상하거나 아파할 때, 나를 치료해 주는 한마디라 감사하다.


아직 40대 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살아갈 날이 많아 꿈을 다시 꾸기에도 좋은 나이다.

다 늙어서 무슨 꿈이냐며 100세 시대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친구도 있긴 하다.  꿈의 범위는 넓고, 정의는 자신이 내리면 된다.


대학원 때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뉴실버세대의 재교육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대기업의 임원분도, 교수님도, 공무원 등 전문직종에 계신 분들이었는데 하나같이 공통점은 마음에 품은 못 다꾼 꿈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꿈이었든, 삶의 내공이 쌓이며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 알게 되어 새로 꾸게 된 꿈이든.


물론 특정 몇몇 분만 인터뷰를 한 것이긴 했지만, 제2의 인생에서는 자신이 쌓은 커리어에서 파생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택하기보다는, 돈은 조금 벌더라도, 이제라도 내 마음에서 꿈틀대는 것에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 많았다. 다만 현실적인 체력, 노안, 기억력 등 신체적인 조건의 아쉬움이 많으셨다.




그 인터뷰 이후로 마음이 시키는 일을 어떻게든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즉각 실행이면 더 좋다.


70살이 되어서, 체력이 안 돼서

'그때 그걸 못한 게 너무 아쉬워 '라는 말이 아니라,

'그때 그거 하길 진짜 잘했지'라는 말을 미래에 할 수 있도록. 이러다가 일상의 익숙함에 또 하루하루 미루어 질지도 모르는 꿈이기에 오늘 하루 꼭 붙잡고, 티끌이라도 관련 있는 것 하나라도 해놓는 것이 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봐도 기막힌 표현이다.

꿈에 눈이 멀면,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내가 애정하는 것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거기에 푹 빠져서 그 큰 아름다운 행복감으로 불편하고 초라할 일들을 덮어버리자.

아니, 꿈 실현에 푹 빠지다 뒤돌아보니 '언제 이게 다 덮혀졌지' 싶을 정도로 몰입되어 버린 상황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생각만 해도 흐뭇하고, 또다시 살맛  문구, 

기억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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