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글, 김세현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출판
아주 오래된 농담으로 유명한 박완서 작가님이 2015년도의 출간한 동화다. 7년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매미를 떠올렸다. 당연히 매미의 이야기이겠구나 싶어 열었는데, 웬걸 개미가 나왔다. 뭐지?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가는 데, 와, 이래서 이 분이 유명한 작가이시구나 하고 감탄했다. 나도 이런 동화를 써야지 하고, 나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책은 개미 무리의 배고픈 일상에서 시작된다. 며칠 제대로 먹지 못한 개미 무리는 먹을 것을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다 우연히 커다란 애벌레를 발견한다. 드디어 오랜 식량난을 극본 한다는 만족감에 그곳으로 달려간 그들은 늙은 개미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진다.
"매미구나!"
"조용히들 들어라. 이건 틀림없는 매미란다. 매미는 한여름을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노래 부르기 위해 몇 년이나 어두운 땅속에서 날개와 목청을 다듬는단다. 보아하니, 이 매미는 5년도 넘게 참고 기다렸겠는데? 내 짐작이 틀림없다면, 7년은 족히 됐을라. 한여름의 노래를 위해서 7년을……."
늙은 개미의 말을 들은 개미무리들은 7년이라는 세월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들에게 7년의 세월이 얼마나 긴지 가늠하기엔 하루의 생활도 벅찬 개미였다. 하지만 늙은 개미의 말을 들은 그들은 쉽사리 애벌레를 자신들이 살고 있는 둥지로 가져가지 못한다. 배고픔에 굶주린 자신의 무리도 걱정이었지만, 이상하게 이 애벌레에 대한 연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매미의 노랫소리가 좋아서. 7년의 시간을 모르지만 그 시간이 힘들 거라는 예상 때문에. 아무튼 자신들이 내뱉은 말들이 이유가 되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그들은 애벌레를 그냥 두기로 결정한다. 그때 또다시 늙은 개미가 말한다.
“그건 너희들 말이 맞다. 이 매미는 이제 곧 햇빛을 찾아 땅 위로 나가야 한단다. 그러나 우리 머리 위의 땅을 보렴. 예전의 부드러운 천장이 아니지 않니. 콘크리트로 두꺼운 천장이 쳐져, 저 큰 몸집으로는 도저히 비집고 나갈 틈이 없다. 비집고 나가 봐야 땅 위는 이제 제 어미가 알을 낳던 예전의 들판이 아니라, 여기저기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인걸. 우리 마을이 몇 해째 계속해서 흉년이 드는 것도 아마 그 콘크리트 천장과 관계가 있을 거야. 머지않아 우리 마을도 이사를 가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 두고 보렴.”
개미 무리들은 또다시 고민에 빠진 그들은 서로의 생각들은 말하다 결국 애벌레를 땅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기로 결정한다. 작은 개미지만, 자신의 몸에 몇 배는 큰 애벌레의 한철 여름을 위해 힘을 모은다. 그리고 드디어 땅과 가까워졌을 때, 개미 무리들은 알게 되죠. 서로의 어깨에 눌린 애벌레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건 땅과 가까워지면 애벌레가 직접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애벌레는 7년 동안 잠을 자고 싶어서 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나갈 곳을 찾지 못해 그저 땅 속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이 나갈 수 있는 땅의 기운을 느꼈을 때 매미는 비로소 자신이 매미가 될 수 있다는 희망감에 드디어 살고자 하는 희망이 생겼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동화책으로 남아 있었던 이유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꿈이 생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주는 교훈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브런치에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꿈을 만들고 현재 키워가는 이들은 아이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이에는 나, 그리고 이 브런치의 책이라는 꿈을 가진 이들과 혹은 다른 무언가라는 꿈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줄거리만 읽고 넘기기엔 아까운 책이다. 당신도 이 책을 읽고, 뭔가를 느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