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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루하 Sep 15. 2024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민음사

혹시 퇴마록이라고 읽어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우혁 작가의 이 퇴마록은 내가 학창 시절 정말 완전 트렌드였다. 무려 8년 동안 나왔던 책은 나의 학창 시절과 함께 했다. 주인공 이현암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보건교사 안은영이 딱 그 종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혹여 퇴마록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가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은 한 권이지만, 마니아가 본다면 정말 짧은 한 편일 것이다.


물론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영화가 있다. 책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둘 중 무엇을 보든 그 느낌은 같다. 그러나 이왕이면 책으로 보길 바란다.


이 소설은 보건교사 안은영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중심에 보건 교사 안은영이 있을 뿐이지 각각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더 없나?' 할 수 있다. 마치 만들다 만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먼저 이 소설을 읽을 때 주의 할 점이 있다. 당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환상이라고 표현할 수도 헛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주의에는 엄연히 퇴마사는 존재한다. 신과 함께 하는 무당, 귀신을 쫓는다는 신부와 스님 그들 역시 현실의 존재하는 퇴마사이다. 보건 교사 안은영은 그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젤리 덩어리, 즉 보이지 않는 악령을 없앤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존재와 당당히 맞선다. 그런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그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찌 보면 코스프레를 하는 것처럼 장난감 총을 가지고 다니면서 없애는 그녀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만약 나라면 나를 희생해서 누군가를 그렇게 지킬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내가 2021년도 구매했다. 알라딘 서점에서 누군가가 방금 놓아두고 간 것을 샀다. 화려하고 원색적인 겉표지 안에는 귀여운 유령이 놀고 있다. 책 또한 원문 279페이지이지만, 가볍다. 가벼운 무게가 마음에 들어 샀고, 첫 장에서 풍겨오는 퇴마록 같은 이야기는 어릴 적 나의 향수를 불러왔다.


혹여 지루한 일상이 지겹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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