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루하 Sep 26. 2024

제목 정하기[내 옆에 앉은 아이]

책 제목 

지금 종이책으로 출간된 책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싶다. 5층까지 전 층이 서점인 곳이 있다. 그러다 여기도 모든 책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하루의 쏟아지는 책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책을 이 책 중에 눈에 띄는 것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마케팅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사항인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이다.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본문 내용과 어울려야 한다. 무엇보다 책 제목으로 유추해 보면서도 책의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책 제목이다. 그렇다면 제목을 정하는 방법은 어떻게 될까? 가장 흔한 방법은 책을 생각하며 막 던져 보는 것이다. 수십 개의 제목 중에 딱 마음에 드는 제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한다는 규정을 정해놓기보다는 무조건 꺼내서 가장 어울리면서 호기심이 가는 제목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수희, 너에게 스며들다.

수희, 내가 그린 너

수희 시선 끝에 나

수희, 너로 물든 시간

수희야, 울지 마

수희가 웃었다.

너의 그림을 줘

네 그림, 나 주면 안 돼? (진영의 대사)

너의 시선 끝에 나

내가 그린 너

나의 그림 속에 넌


정말 여러 가지의 제목을 붙여보았다. 원래 전자책의 제목은 [수희]였다. 그러나 수희라는 제목이 들어간 웹소설과 만화가 있어서 아무리 조회해도 상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종이책은 다른 이름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출판사에서 제목 조언도 8가지 해줬다.


무엇보다 책 제목은 수많은 서점 가판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중요한 할 일이 있다. 과연 위의 제목과 아래의 제목들이 저 많은 책에서 눈길을 끌 수 있을까? 그게 제대 과제였다.

수희가 담은 시간들

수희가 그린 날들

수희의 시선

수희, 그리고 그날들

수희의 한숨과 미소 사이

수희의 조용한 이야기들

수희의 바람결

수희의 시선 속에서

편집장님이 오셔서 추천해 준 제목이다. 그러나 내가 지은 것도 추천받은 것도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냥 수희로 할까 할 때 작명은 정말 잘하는 지인이 도와줬다.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제목을 정하려는 데, 쥐가 날 정도였다. 아무리 내용이 좋은 것도 제목에서 시선을 끌지 않는다면 결국엔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그랬기에 이번에 제목을 정하는 데 신중의 신중을 기했다.



[수희]라는 제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스타일 때문에 인터넷에 조회하고 검색하고 관련 내용까지 알아볼 수 있는 최대로 알아보았다. 책 쓰기에 가장 좋은 제목 쓰기 등 가족 사이트와 블로그를 읽으며 공부했는데, 떠오르지지 않았고 답답했다. 


정말 센스 있는 작명이 많았지만, 내 글과 100% 매치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때 내 옆집 아이:에게 떠올랐다. 그러면서 입술을 굴리고, 생각을 굴렸다. 드디어 하나의 이름이 생각났다. 그렇게 떠오른 제목이 이번 출판될 책의 제목이다.



누군가의 테이블에서 위의 사진처럼 커피 한잔과 함께 놓인 귀한 책이다.
나는 나의 책을 귀이 여긴다.
사람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인 것처럼 내 책도 마찬가지이니까 말이다.


어렵게 정한 [내 옆의 앉은 아이] 이것은 첫 화의 나온 장면 중 하나를 모티브로 정했다. 하지만 이것은 상징적 의미도 담겨 있다. 수희 삭막한 삶에 진영이 들어와 바뀐 온기와 변화만큼 진영 역시 그녀로 인해 변했다. 사랑받고 자란 국민학교 1학년 진영은 자신보다 부족하고 많이 모자란 삶 속에서도 항상 당당한 수희의 삶은 본받아야 할 점이고, 지켜줘야 하는 이유가 된다.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수희와 진영의 성장과정이 담겨 있고, 약간의 조미료처럼 로맨스 부분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진영이 대하는 수희는 그녀를 한 사람으로서 대한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색안경을 끼고, 단정 지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진영은 그 또한 수희임을 인정하고, 토를 달지 않는다. 가여워하지도 불쌍해하지도 않는다. 아예 처음부터 수희는 진영에게 연민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나는 진영의 그런 시선을 말하고 싶었다. 불쌍해서 돌봐야 하는 이웃이 아니라 그저 한 동네에 사는 이웃으로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