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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어본 경험이 있어?

생각의 문을 여는 글쓰기/의미

by 그래

참 쉬운 주제가 아니다. 몇 번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어본 경험이 있어?]


힘들 때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미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늘 말하듯 의미는 본인이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질문에 답은 내가 알 수 없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만, 과연 맞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자식에게 나는 의미 있는 사람이 아닐지 생각했다. ‘나’라는 존재로 부모로서 엄마로서 관계를 맺은 그들이라면 분명 의미 있는 사람이 아닐지 생각했다. 어릴 적 정성스럽게 써 준 편지와 우연한 술자리에서 말했던 한 마디로 그렇게 적으려 했다. 그런데 막상 쓰고 나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부모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단지 부모와 자식 간이고, 그들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게 최선이라고 나를 설득한 관계다. 여기에 의미는 글쎄,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 또 무엇이 있을까?


부모가 곁에 있었기에 당연하게 학교를 졸업했고, 평범한 사람과 결혼하고,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여기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무엇일까? 이렇게 생각하니 나와 내 자식 사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의미를 떠나 당연한 관계다.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역할, 당연하게 해야 했을 행동 이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정말 1촌이라는 서류상의 관계가 될까봐 겁이 나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일까? 존재의 의미를 둔다면 꽤 많은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나 단순 존재의 의미를 떠나 특별한 의미를 둔다면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의미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어떤 말이 그냥 소리가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감정이 담겨 있으면 그게 의미라고 한다. 이걸 토대로 한다면 약간의 억지를 붙여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은 쓰는 사람보다 읽는 독자가 더 중요하다. 독자가 글에서 의미를 찾으면 글로서 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글을 쓰는 사람인 나는 글로서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어떤 행동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나의 행동이 의미를 주는 곳은 아마도 나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아닐지 생각했다. 나의 어떤 행동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나 한참 글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님은 참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글과 관련된 다양한 시도도 그렇고, 저는 지금 제 생각만으로도 벅찬데 작가님은 정말 열심히 하세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쑥스러웠다.


특별히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다양한 시도는 글의 변화를 주기 위한 나름의 선택이었다. 극본을 써 본 건 새로운 것의 재미와 추천으로 한 것이었고, 동시는 정말 우연한 계기에 동료가 생겼기 때문에 한 거였다. 낭송은 목소리가 예쁘다는 칭찬에 힘입어 도전한 분야였다. 영상을 만드는 것은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성향 때문이었고, 필요했기에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보는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되었고, 의미 있게 다가간 것이다. 그때는 칭찬받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세 번째는 어떤 사물이나 상황도 그 자체로 의미가 생긴다고 한다. 이것은 아직 나와는 상관없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단 세 사람에게는 의미 있는 사람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고등학교 때 만나 여태껏 내 옆을 지키고 있는 한 남자와 이제 막 성인이 된 여자와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남자라고 불리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나는 아마도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사람일 거라 믿는다. 나 역시도 그들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들은 의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세 가지 뜻을 합친 의미의 종합적인 뜻은 의미란 “어떤 것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이 무엇을 뜻하고,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미루어 ‘나’라는 사람이 의미를 가지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엄마로서 친우로서 자식으로서 혹은 작가로서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지는 모르지만, 분명 의미는 있을 터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열심히 오늘을 살아서 스스로 의미 있는 존재로 당당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점은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본인은 알지 모르지만, 내 아이가, 내 남편이, 내 친구가, 나의 그 누구도 의미 없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당신도 나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위해 묻고 싶었다. 나를 아는 내가 지인 중에서도 정말 믿는 지인 몇 명에게 묻고 싶었다. 그 답을 바탕으로 글을 쓸까했지만 망설이는 사이 밤 11시가 다가오고 말았다. 언젠가 우스갯소리로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주인장이 고른 이 질문이 참으로 나를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의미라는 단어를 포스트로 그려줘.png AI(Copilot) 제시어 : 의미라는 단어를 포스트로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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