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사랑의 섬광을 견디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잠시 지상에 머문다'
-윌리엄 블레이크-
'나는 사랑으로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
-프레드리히 니체-
인류의 예술과 문화발전의 원동력 중의 하나는
확실히 사랑입니다. 누구에게든 무엇으로도 칭송받고 대접받는 주제입니다.
그 숭고함에 대항(?)하면
저질스럽고 깊이 없는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사랑이 어렵고 결혼은 더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너무 큰 의미를 두면 오히려 답이 보이지 않는 법! 사랑이 힘든 모든 이들에게 기발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합니다.
수학의 패턴 = 사랑의 패턴
존엄하기 그지없는 사랑에도 패턴이 있으며
패턴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문인 수학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UCL의 첨단공간분석연구소의 수학자인 해나 프라이( Hannah Fry)는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인간 행동의 다양한 패턴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책 'The mathematics of Love'는 그런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이라 불리는 모호한 개념 안에 들어가 보면
우리는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데이트를 하고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섹스를 하고
그러다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상대를 만나고
그러다 독신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결혼할 상대를 결정, 결혼을 함으로써 위의 사이클을 멈추게 되는 게 보통입니다.
그녀는 이런 사랑이란 이름하에 우리가 하는 행동의 패턴을 연구합니다.
우린 어떤 사람에게 끌려 데이트를 시작하나?
어떤 사람에게 어떠한 이유로 결혼을 결심하나?
어떻게 이혼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하나?
이제 조금 이해되시나요....?
사랑이란 관념이 아닌 사랑이란 뭉뚱그려놓은
그 어떤 것 하에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적정지이론 이란?
(Optimal Stopping Theory)
최적 정지이론은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결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주제가 아닌,
다소 캐주얼하고 약간은 충격적인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Key Word :
당신은 언제 만난, 어떠한 사람 앞에서 연애와 헤어짐의 사이클을 멈추고 정착을 결심하나
즉,
우리 사회에서는 대게 20살을 전후해 연애를 시작하고 지금은 늦어지고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지만
30대 초중반을 일반적인 결혼 적령기로 봅니다.
그럼 우린, 언제 만난 사람 앞에서 연애와 헤어짐의 사이클을 멈추고 정착을 결심하게 될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준비된 신랑감 또는
신붓감을 만났을 때?
아니면 귓가에 종소리가 울리고 후광이 비친다는 운명의 짝을 만났을 때?
최적정지이론 1:
젊을 때 약간의 시간을 투자, 여러 상대와 연애해보고 감이 잡힐 때까지 누구든 평생의
배우자로 생각하지 마라. 그 시기가 지나면 그다음부터는 이전에 만난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면 그를 선택해라.
바로 그 시기가 언제인지 ,몇 명의 연인을 거절해야 완벽한 동반자를 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식.
p : 가장 괜찮은 사람을 만나 정착할 확률
n : 잠재적 연인
r : 얼마나 많은 잠재적 연인을 거절하는지의 숫자
만약 S 씨가 일생동안 10명의 상대를 사귈 운명이라면 처음 4명을 거절했을 때 그 후 완벽한 상대를 찾을 확률이 가장 높아집니다. ( 39.87 %)
20명의 상대와 연애를 할 경우는 처음 8명을 거부해야 합니다. ( 38.42%)
이런 괴상한 논리는 필요 없고 얼토당토않다며 S 씨가 감(?)으로 결혼상대를 고를 경우 ,
이 이론에 따르면 확률은 n분의 1이 됩니다.
20명과 연애한다면 5%의 확률!로 완벽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양쪽 다 20명과 연애를 할 경우,
최적 정지 이론과 비교하면 38.42% vs 5% 의 차이가 됩니다.
완벽한 동반자를 찾을 확률이 7배 이상 높아지다니 굉장한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론에도 오류는 있습니다.
<오류>
* 우린 앞으로 몇 명의 상대를 만날지 알 수 없다
* 데이트 상대가 무한 공급되지 않는다.
최적 정지 이론 2 : 연애할 사람의 수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오래 연애할 예정인지가 주요 변인 (ver1. 의 오류를 수정한 버전)
S 씨는 20살에 연애를 시작해서 40살까지는 결혼에 정착하고 싶어 한다면 데이트 기간의 처음 37% 동안 만나는 어떤 사람이든 헤어지면 된다. 그 후 만난 사람이 s 씨의 완벽한 짝!
<오류>
*떠나보낸 사람보다 이후에 만난 이들이 다 처음 사람보다 못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 첫 37% 동안 만난 사람이 다 별로였는데 그다음 이제 선택해야 할 상대는 앞선 이들보다 아주 약간 더 나을 뿐이다.
어떠세요.
황당한가요? 아니면 기발하다 느껴지나요?
사랑에 대한 모독이라 느껴지나요?
당신이 바라보는 사랑은?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진에서 본 것보다 더 예쁘세요"
"아^^ 감사합니다"
카페에서 마주 앉아 있는 한쌍의 남녀의 대화.
소개팅 중이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들은 셀프 소개팅 중입니다.
바로 소셜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사이입니다.
이젠 제법 흔한 만남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변하고 만남의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그럼 결혼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는 걸까요?
현재 우리나라 중매결혼은 약 38%, 연애결혼은 56% 정도입니다. (2013. 한국갤럽)
직장인들이 연애 상대를 만나는 대표적 통로는
전통적인 방법인 소개팅으로 약 60% 정도이며 그 뒤를 쫓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소셜데이팅 앱입니다.현재 170여 개 업체, 시장규모는 200~500억 원,회원수는 약 330만 명으로 지난해 앱
매출이 비게임 분야에서 5,6,8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선택의 압박과 타이밍을 좀 더 압축해서 보여주는 만남의 방법인 소셜데이팅 앱을 예로 들어 이야기해볼까합니다.
s는 it 업계에서 일하며 스타트업을 준비 중입니다.
데이트 앱에 흥미를 느껴 조사를 해 보기로 하고
여자 친구도 만들 겸 직접 프로필을 작성하고 가입, 활동을 시작했던거죠.
최근 가장 수익이 높고 핫하다는 외모를 기준으로 이상형을 선택하는 앱에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일단 외모를 부각해줄 사진을 고르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좋아요를 보냅니다.
상대도 오케이 하면 남자는 앱내 화폐결재를 통해 대화창이 오픈됩니다.
직접 경험한 s에게 확실히 다가온건 여자는 결재할 일이 거의 없는 반면 남성은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을 거는 것부터가 현금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앱마다 다르겠으나 한 명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만원에서 2만 원이 소요되었고 만남으로 이어질 확률은 약 25%. ( 활동하시는 분에 따라 변동폭이 큰 확률임을 말씀드립니다^^)
물론 만나서 잘될 확률은 서로의 마음에 달려있으니 정확히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만남 성공확률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확실합니다.
그 뒤 서로 호감을 느낀다면 만날 약속을 잡게 됩니다. 그러나 상대편 여성이 마음에 든 s에게 고민이 생깁니다.
초반에 s는 재밌기도 하고 실제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거기다 주위에 소개팅을 부탁하지 않아도 되고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몇 주 후 , 자료조사도 하며 여자 친구도 만들어 보려던 야심 찬 계획이 점점 어그러져감을 느끼게 되죠.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그의 고민은 바로 현금결제나 시간 투자보다도
정신적 , 감정적 피로였다고 합니다.
마음에 드는 여성분을 만났으나 하루가 지나면
어김없이 뉴페이스를 소개하는 카드가 배달되고
그건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아직 한두 번밖에 안 만나 어떤 관계라 하기에 애매모호한 사이라 상대에게 앱 사용을 멈추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암묵적으로 서로가 다수의 카드를 가지고 있고
그중에서 만남이 중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안다는 것은 관계 발전에 부담과 피로감을 주었습니다.그것이 관계를 가볍고 휘발성으로 이끌기 쉬움을 체감한 것입니다.
과연 위의 커플은 서로를 킵(keep)하고 다음 카드를 열어볼까요?
두 번째 데이트 약속을 하고는 더이상 카드를 열어보지 않을까요?
self -check
* 다수의 카드를 가지게 될 경우 당신은 한장만 선택할것인가?
* 당신은 카드들 중 하나를 고를때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나?
* 다수의 카드를 가진 상대의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줄것인가?
이런 현상은 데이팅 앱에만 한정시킬 수 없습니다.
소개팅의 경우도 선의 경우도 썸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수 있습니다. 상호 간 혹은 한쪽은 다수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그들은 결국엔 선택의 순간에 놓입니다.
라는....
그럴 때 우리가 가지는 절대적 가치의 기준이 확고한 개인이라면 고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사람이 내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이들은?
사랑의 모호함에
결혼의 중차대함에
더욱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랑과 결혼
당신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까?
사랑 방식
(realationship style)
어디에서 멈출것인가? 라는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선 선결되야할 답들이 있습니다.
(1)나는 진정으로 결혼을 원하나?
점차 비혼 인구도 늘고 있고 혼인 연령도 늦어지며 결혼은 단지 개인의 선택이라는 의식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반면 경제적 문제로 인해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는 관습적 무게에
취업과 비싼 집값에서 오는 경제적 무게까지 현대의 개인에게 완벽한 상대를 찾는 것도 그 이후도 어려운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국가가 바라보는 결혼의 모습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인구절벽의 도래라는 국가 생명력 나아가 존립까지 위협을 주는 사회가 개입해야 할 business입니다.
이렇듯 개인의 선택이라는 한끝과 국가의 일이라는 다른끝으로 내달리고 있는 이슈이며 동시에 결혼이 상당한 경제적, 감정적 위험감수를 요구하는 우리시회에서는 이 질문이 필수적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전에 나는 나의 가족을, 가정을 만들기를 원하나? 가 더 근원적인 물음입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도 쉽지 않음에 놀라는 분들이 많을것입니다.
나이와 상황에 따라 본인의 경험이 비추어 내 바램을 구성하는 성분은 끊임없이 분해와 결합을 반복하므로 단순하던 질문이 다차원적인 질문이 되기도 그러다 다시 명료해지기도 하죠 .
당신이 생각하는 가족은 몇명이며 만들기를 원하나요?
그 시작인 결혼을 진정 원하고 있습니까?
한 가지 더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2) 4명, 8명과 헤어지고 만난다는 완벽한 상대란 어떤 상대인가?
누군가에게 결혼은 세상 가장 로맨틱한 결정이고
누군가에겐 현실적인 선택이며
또한 어느 이에겐 일생을 건 도박입니다.
생활방식이란 말이 있듯
당신이 지금껏 해온 만남과 이별을 살펴보면
사랑방식(realationship style)이 있습니다.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당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것, 만남과 헤어짐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소들 그리고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반복하는 습관 같은 것들이죠.
최근 사랑이 끝났다면 그리고 지금 혼자이라면
자신의 사랑방식을 성찰해볼 좋은 시기입니다.
이 이론은 수학공식으로 나타내 놓은 것이지
4명, 8명을 만나고 그 뒤 헤어져라 , 그러면 완벽한 상대가 올 것이다라는 예언도 ,숫자만의 문제도 아닌 그 과정에서 관계를 학습하고 스스로의 사랑스타일을 깨닫고 원하는 파트너에 대한 이상형을 구체화시킬 기회를 준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방식을 , 당신이 원하는 동반자의 모습을 성찰하지 못한 체 37%의 사람과 헤어져서는 그 뒤에도 당신은 원하는 이를 찾을 수 없습니다.
최적 정지 이론은 왜가 아니라 어떻게의 답입니다. 언제라는 시점을 고지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당신 스스로가 체험을 통해 사랑을 학습할 일종의 트레이닝 기간을 얼마나 가질 것인지를 제공해주는 일종의 방법론인 것입니다.
당신의 다음 사랑엔?
100년 전에도 사랑은 사랑이었고
100년 후에도 사랑은 우리가 아는 사랑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이 아닌
사회와 인간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개인의 선택까지,
사랑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은 계속 변화 중입니다.
최근 , 한 사회단체는 비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과학계에선 조만간 섹스 로봇이 상용화된다고 합니다.
이 모두가 결혼이든 비혼이든 사랑이 필요하고
또 사랑에서 느끼는 행복을 지키고자 하는 인간의 발버둥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당신의 사랑이 절절한 로맨스 영화든
시작되고 오래지 않아 끝나는 단편영화이든
반전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종종 나를 비웃는
블랙코미디이건
당신의 이번 영화는 끝났습니다.
그럼 다음번엔,
image : The mathematics of love from 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