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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진 Apr 10. 2022

[#26 초등교사를 그만 둔 그녀의 선택]

(2019.01)


교사를 그만두고 어디를 갈지 생각할 때부터 미리 정해진  하나도 없었어. 이쯤 되면 무슨 게임을 하는  같아. 하나의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야만  다른 문이 보이는 거지.


이제 또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어. 3개월 등록했던 어학원이 끝나가고 있었거든. 영국에 머무를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 하다 보니 인생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어. 어차피 사표를 썼을 때부터 한국에서 돈 벌고 안정적으로 사는 삶은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였거든.


'어차피 한 번 인생을 산다면 무엇을 하는 게 가장 가치 있을까?'


결론은 '봉사'였어. 그냥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 가장 심장이 뛰고, 가치 있다고 여겨졌어. 이왕이면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 장소가 해외라면 금상첨화였지.


어김없이 옅은 회색 구름이 가득한 영국 하늘을 보며 어학원으로 가고 있는데 뜻밖의 연락이 왔어. 우간다에서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하대. 모로코에 이어 우간다라니. 정말 예측불가야.

우간다의 대학교에서 선교 봉사를 하시는 교수님 내외분이 계시는데 우연히 내 소식을 들으셨대. 사표를 쓴 나의 이야기를 궁금해하셨고 그 대학교에 사범대를 활성화시키고 있어서 교육 전공자가 필요하다고 하셨어. 우간다와 대학교의 상황을 이야기하시더니 말씀하셨어.


"어쨌거나 선생님, 한국으로 가기 전에 꼭 우간다를 들러주면 고맙겠어요."

"네, 저도 기도해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내가 선교 봉사를 생각하고 있는 찰나, 마침 기적처럼 나에게 제안이 온 거야. 전화하는 동안 볼은 약간 상기되고 심장은 두근거렸어. 그렇지만 우간다라니. 내가 그곳에 살 수는 있을지 걱정이 돼. 교수님은 마치 우간다를 옆 동네마냥 들르라고 하셨지만 영국에서 우간다는 경유는 필수고 최소 15시간이 걸려. 그리고 우간다에서 한국으로 가려면 또 경유를 해서 24시간 정도는 걸리는 거리야. 아무튼 굉장히 멀어.


처음으로 우간다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았어. 2012년 탄자니아 단기선교 이후로 아프리카는 내가 사랑하는 대륙이 되었어. 게다가 우간다는 영어가 공용어이더라고. 내가 공부한 것들을 써먹을 수 있는 환경인 거지.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또 다른 문이 열린 것처럼 기대가 되기도 했어. 어쩌면 우간다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건 하나님의 뜻이구나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아.


며칠 동안 차분히 기도하고 생각해봤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사실 내가 영국행을 결정했을 때, 겨울까지 이곳에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냥 추운게 싫으니까 따뜻한 나라 어딘가로 옮기기려고 했었지. 그래서 겨울옷이라고는 얇은 경량 패딩 하나뿐이었고 전부 새로 사야 했어. 한국에서 겨울옷을 보내는 비용이나 여기서 저렴한 걸로 사는 비용이나 그게 그거였거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간다에 가서 실제 환경을 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말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인지 알아보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준비해야겠다 싶었어.


그렇게 결정한 뒤 나랑 동갑인 어학원 선생님에게 이야기했어. 나도 내가 우간다로 간다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그녀는 진심으로 같이 기뻐해 주며 내 저널에 이렇게 적어줬어.


It's really cool to see how God is leading you. Keep putting you trust in Him and seeking Him first and everything else will fall into place at the right time.

"But seek first his kingdom and his righteousness, and all these things will be given to you as well.(Matthew 6:33)"


내 저널 교정과 선생님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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