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에서 하는 수학 팡팡팡 3

왜 '팡팡팡'인지 알겠어

by 예농

왜 '팡팡팡'인지 알겠어.


스토리텔링으로 호기심 팡!

여러 수준별 학습지로 다지기 팡!

모둠 협력학습으로 힘을 합쳐 팡!


'수학 팡팡'이라고 말하면 강쌤이 정색하며 '수학 팡팡팡'이라고 바로 교정해주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3단계로 이루어진 수학 팡팡팡. 모둠 협력학습은 수학 팡팡팡의 마지막 단계이지만, 나는 거꾸로 이 단계를 먼저 시작했다. 1학기에 모두 3번의 모둠 협력학습을 했다.


수학 모둠 협력학습, 수학 줌두레


수학 지도서와 인디스쿨에서 자료를 찾아 모으고, 서점에 가서 수학 문제집 몇 권을 사 왔다. 그 문제들을 편집하고, 내가 직접 만든 문제들을 섞어 수학 줌두레 문제지를 만들었다. 수학 온라인 학습 진도에 맞게 4. 비와 비율 단원부터 시작했다.

공책 20권을 준비해 ‘수학줌두레’라고 적은 예쁜 라벨도 앞면에 붙여주었다. 그리고 수학줌두레 안내글을 A4 한 장 크기로 만들어 인쇄한 후 수학줌두레 공책 첫 페이지에 붙여주었다. 등교일에 아이들에게 직접 붙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선물처럼 주고 싶었다. '공책'을 받는 아이들은 그것을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선생님이 이렇게 준비했어. 너희들 열심히 해 줄 수 있지?’


기다리던 등교일 수학 시간. 4단원 복습도 하고, 아이들 수학 실력도 확인할 겸 4단원 ‘비와 비율’ 학습지를 풀게 했다. 부진학생 기준에서 간신히 턱걸이를 할 정도 아이들이 두 세명은 있었지만, 기초 연산을 못할 정도로 심각한 부진 학생은 다행히 없었다.


수학 줌두레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시간. 공책과 수학 줌두레 문제지를 나누어주고 수학줌두레에 대해 안내했다. 목요일에 각자 수학 줌두레 문제를 해결하고, 금요일 9:00, 9:40, 10:20, 11:00, 11:40에 모둠별로 ZOOM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했다.


수학 줌두레 공책에 붙여준 안내글


6학년 1학기 4, 5, 6단원 수학줌두레 문제지 일부



일기처럼 쓴 '수학 줌두레' 수업일지 두 편을 싣는다.

첫 번째 수학 줌두레를 마치고


'살아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은 시간이 되면 어쩌나?

'정답 맞추기 식의 진행으로 끝나버리지는 않을까?'

'수학 이끔이들이 역할을 잘 해낼까? 문제지는 확대해서 공유 화면으로 보여주면 되지만, 아이들은 오직 말로만 설명을 하는 건데, 듣는 아이들이 이해가 잘 될까?'

시작하기 전 걱정을 많이 했다.


첫 번째 시간, 아이들은 많이 어색해했다.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교사인 나는 비디오와 오디오를 끈 채 참여를 안 하고 지켜보기만 할 계획이었는데, 자꾸 오디오를 켜며 말하게 되었다.

“이끔이는 한 친구만 말하게 하지 말고, 다른 친구들 의견도 들어보세요.”

내가 바라는 것은 형식 없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작용하는 모습인데, 잘 일어나지 않았다. ‘


‘ZOOM으로 하는 수학 모둠협력학습, 이건 무리일까?’

어두운 마음의 그늘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을 때, 내 마음에 한 줄기 빛을 비춰주던 한 모둠이 등장했다. 준영, 하나, 혁준, 원진이의 메리마스 모둠. 이 아이들은 자기 생각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계속해주는 이끔이 준영이로 인해 수학 줌두레가 살아났다.


문제를 읽은 친구에게

“ OO야, 문제 잘 읽어줬어. 고마워.”,

정확한 답과 해결방법을 말한 친구에게

“잘했어.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다른 아이들도 이렇게 풀었어?"

틀린 답과 해결 방법을 말한 친구에게

"그렇게 풀었어?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해? 어때?”

라고 아이들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준영이. 그런 피드백을 듣는 아이들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마치 교실에 모여서 네 명이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는 것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수학 줌두레를 이어갔다.

‘준영이에게 이런 보석 같은 모습이 있었다니!’

준영이에게는 체격도 준영이만 하고, 성격도 만만치 않은 한 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데, 줌두레 서클 시간마다 동생 이야기를 하곤 했다.

주말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물음에

"동생과 주말 내내 싸웠어요. 동생이 너무 싫어요."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을 말해보고 색깔로 표현해보자는 서클 질문에

"동생이요. 맨날 싸워도 그래도 내 동생이니까요. 색깔은 검은색이요. 나한테 하는 게 꼭 악마 같아요."

마냥 어리게 보였던 준영이. 그런 준영이를 수학 줌두레 시간에 재발견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수학 줌두레를 마치고

3단원 '소수의 나눗셈'으로 모둠 협력학습을 했다. 지난번 '비와 비율' 단원보다 문제 내기가 쉽지 않았다. 비와 비율 단원은 생활 응용문제나 창의적인 문제들을 많이 낼 수 있었는데, 이번 '소수의 나눗셈'은 일상에서 소수 자체가 그리 많이 쓰이지 않기 때문일까? 소수를 나눗셈할 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까? 문제를 위한 문제들이 많았다. 수학 지도서에 나와있는 의사소통, 추론 문제와 인디스쿨 서술형 평가 문제지, 안쌤의 영재스쿨 문제지를 열심히 찾아보고 겨우 6문제를 뽑을 수 있었다.


문제 수를 줄이면, 해결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이다. 친구들이 만든 문제를 적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문제 수를 줄이면 아이들이 여유롭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정해진 수업 시간은 40분. 그 안에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어야 한다. e학습터로 1~6교시 온라인 수업을 매일매일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이다. 나의 열정이 부른 욕심에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함부로 생각하는 일은 늘 경계하자.


저번 주보다 많이 매끄러워졌다. 저번 주도 이공이들이 충분히 잘 해내었다. '과연 될까?' 싶었는데, 아이들은 해내었다.

조근조근 이야기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진행하며, 공유 화면까지 잘 다루어내던 소현이. 많은 준비로 수학 문제를 100퍼센트 다 이해하고 선생님처럼 친구들의 이해도까지 점검하며 모둠 친구들을 이끌어주던 진환이. 자신을 크게 드러내지 않지만, 친구들의 대답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고, 늦는 아이들을 기다려주던 준영이. 처음에는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곧잘 공감해주며 이끔이, 모둠원 모두 수평적인 관계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재승이. 아나운서처럼 야무지게 진행하고, 제각기 해야 하는 몫을 남학생 세 명에게 짐 지워주던, 당찬 은우.


문제 4번, 문제 5번은 각각 만든 문제를 모둠 전체가 공유해야 했는데, 그것을 ZOOM 채팅으로 해결을 했다. 그러나 다른 채팅 글이 올라오면 방금 쓴 내 채팅 글이 조금씩 위로 올라가며 사라지고, 친구들이 낸 문제들이 한눈에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답답해했다. 역시나 은우가 그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얘기했지만, 가능할까 싶었다.


그런데, 역시 길을 보여주셨다. 수학 줌두레를 오전에 마치고 오후에 들은 '중부교육청 online 연수'에서 김미자 수석교사께서 '패들렛'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이것은 필수라고. 바로 유튜브로 검색했다. '패들렛?' '패들렛!' 내게 또 한 줄기 빛이 비치는구나.


어머니들께 전화를 드렸다. ZOOM으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은 수업이 많은데, 이공이들이 ZOOM 수업에 참여하는 스마트 기기 이외에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제2의 스마트기기가 있는지 여쭈어 보았다. 다행히 열일곱 분이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세 분은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분들께는 학교에서 대여할 수 있는 스마트패드가 열 개 정도 여유분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대여해달라고 말씀드렸다.


퇴근하고 집에 와 신나게 패들렛에 대해 설명하며 남편에게 말했다.

"구글은 역시 사랑이야!"

남편이 대답했다.

"구글은 사회적 기업이야! 우리가 아끼고 적극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하는 그런 기업!"


사람의 생각은 거기서 거기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누군가도 생각하고 있을 테고,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누군가도 필요로 하고 있을 테다. 또 누군가는 직접 만들어내고 있겠지. 최대한 이용해야지. 덕분에 나도 좀 더 다양한 ZOOM 수업을 생각해봐야겠다.



피드백으로 수학 줌두레 시작을


여름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1학기 마지막 단원 '직육면체의 부피와 겉넓이'로 수학 모둠 협력학습, 수학 줌두레를 했다. 시작하자마자 이끔이의 '피드백' 중요성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ZOOM 공유 화면, 주석 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2학기에는 수학 이끔이를 돌아가면서 할 거야. 모두가 수학 이끔이를 하게 될 텐데, 우리 이참에 피드백 연습 좀 하자. 쑥스럽겠지만, 좀 참고."

"지금 모둠에 수영이라는 아이가 있다고 해. 수영이가 문제 해결 방법을 정확하게 이야기했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이끔이가 '다음 문제!' 하고 바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좀 딱딱해지겠지? 피드백 하나 해주고 넘어갈까?"

"서준이가 이끔이라고 생각하고 얘기해봐."

"어려운 문제인데 문제를 잘 푼 것 같아. 너는 수학을 참 잘하는구나."

" 응, 처음인데 잘했어. 그런데 서준이가 실제로 그렇게 길게 이야기하는지 선생님이 지켜볼게."

(모두 웃음)

" '좋은 방법이네' 짧게 하고 넘어가는 건 어떨까? '그렇게 풀 수도 있구나.'는 어때?'

"이번엔 수영이가 문제를 틀리게 설명했네. 이때 수영이에게 '틀. 렸. 어.'라고 바로 이야기한다면, 수영이는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 그리고 수학 줌두레 시간이 싫어질 거야. 수영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는 피드백 하나 해볼까? 진환이가 얘기해볼래?

"응, 그렇게 풀었구나.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해?"

"오, 좋아. 잘했어. 또 뭐가 있을까?"

다음 번, 그 다음 번에도 계속 이렇게 피드백 연습으로 수학 모둠협렵학습을 시작해야겠다.



다음은 이제까지 여러 번의 모둠협력학습을 하면서 깨닫게 된 점들을 정리한 것이다.

Tip 1. 모둠협력학습이 잘 되려면


첫째, 수학 이끔이 역할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피드백 연습하기

둘째, 좋은 모둠 협력학습 문제 만들기

셋째, 모둠 친구들이 만든 문제를 공유할 때는 ZOOM 채팅창이 아닌, Google 문서나 Padlet을 이용하기

Tip 2. 모둠 협력학습 문제 만들기


첫째, 아이들의 일상생활이나 주변의 이슈에서 찾기

둘째, 제시된 자료(도형, 표, 그래프 등)를 보고 스스로 문제를 만들게 하기

셋째, 수학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게 다른 교과와 융합하는 문제 만들기

넷째, 어려운 문제는 되도록 적게 내고 다양한 해결 방법이 있는 문제를 많이 내기



모둠협력학습 문제 예시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 2학기에 본격적으로 ZOOM을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을 것 같아, 저의 ZOOM 수업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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