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에서 하는 미술 프로젝트 수업 1

이공이들과 애니메이션을 만들다

by 예농

오늘 드디어 서울어린이 창작영화제에 지난여름 이공이들과 함께 만들었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품들 다섯 편 중에 세 편의 작품을 출품했다.

서울어린이 창작영화제 포스터


'경쟁 부문/ 애니메이션 / 러닝 타임 5분 이내'

'2020년 9월 1일~9월 23일 16:00 마감 기한 엄수'

마감 마지막 날인 오늘 16:20에 담당자 email로 출품 신청서, 서약서, 작품을 보냈다. 20분 늦었다. 지각 인생인 나는 여기서도 지각이다.


이공 프로젝트 1 : 모둠 친구들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만들기


'이공 프로젝트'라 이름을 붙이니, 그럴듯하게 들렸다. 요원들이 특수 임무를 부여받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이공이들 역시 3주라는 기간 동안 흐트러짐 없이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길을 걸어갔다.

3번의 개별 온라인 학습, 3번의 ZOOM 전체 학습 그리고 3번의 ZOOM 모둠 협력 학습을 하며 모둠별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고, 여름방학을 며칠 앞두고 우리 반만의 영화제를 열었다. 그리고 이렇게 '진짜' 영화제까지 출품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과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그날그날 쓴 수업 일지를 싣는다.




2020년 7월 8일 수요일 수업일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지난 2주 간 금요일 수학 시간마다 '수학 줌두레: 모둠 협력학습으로 수학 문제지 해결하기'를 하며 이공이들은 ZOOM에서 모둠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천천히 익혔다. 욕심 같아서는 금요일에 수학 줌두레도 매주 하고, 다른 요일에 또 다른 모둠 줌두레를 하며 다른 교과 모둠 협력학습을 하고 싶었지만, 6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공이들은 일주일에 전체 줌두레 1시간, 모둠 줌두레 1시간을 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모둠 줌두레를 주 1회 한 시간 한다더라도, 실제적으로 아이들이 모둠 줌두레에 매여 있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다. ZOOM 모둠활동 전, 후, 각자 몫으로 주어진 ZOOM 밖에서 이루어지는 개별 활동 시간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하는 2~3주 동안은 수학 줌두레 (수학 모둠 협력학습)는 잠시 쉬기로 했다.


오늘 이공이들에게 ‘모둠 친구들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만들기’ 프로젝트를 할 거라 이야기했다. 지난주 7월 2일 목요일 e학습터 미술 온라인 수업으로 「3. 애니메이션 속으로」 1~2차시 '내가 인상 깊게 본 애니메이션' 주제로 애니메이션에 대한 종류와 특징을 이미 배운 후이다.

몇몇 아이들의 걱정 섞인 얘기가 들려왔다.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요?"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요?",

"저는 차라리 수학 줌두레하는 게 좋은데..."


작년 너희 선배들도 잘 만들었으니 너희 또한 잘 만들어낼 거라고, 선생님이 다음 e학습터 미술 온라인 수업에 애니메이션 만드는 방법을 그때그때 자세히 올려놓을 것이고, 몇 차례의 모둠 줌두레를 할 때마다 너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안내할 예정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금씩 조금씩 따라오면 된다고 안심시켰다.

애니메이션 산업이야말로 협업이 필요한 산업이고, 바로 그 협업의 과정을 너희들이 직접 겪으며 배웠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니, 이공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어젯밤까지만 하더라도 나 역시

'이게 과연 될까? 모둠 회의는 ZOOM에서 한다 하더라도, 정작 캐릭터 제작, 영상 촬영, 대사 녹음...이런 과정은 코로나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는데...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다. 따로 만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1학기 모둠 협력학습은 수학 줌두레로 마무리하고, 이 애니메이션 만들기 미술 단원은 그냥 개별학습으로 대체할까?'

'모둠 협력학습 활동거리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다른 교과에서 여유 있게 찾아보고 2학기 때 속력을 내볼까?'

'첫번째 프로젝트를 망치면, 나도 후유증이 클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다 zoom 기록 기능이 떠올랐다. 대사 녹음은 zoom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문제는 캐릭터 제작과 영상 촬영. 이것도 어찌어찌 하다보면 해결되겠지.


어쨌든 오늘 아이들에게 나의 모든 계획을 다 알렸다. 어떻게든 진행은 될 것이다. 잘 되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며, 실패를 가르치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코로나'라는 좋은 변명거리가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가보는 걸로.


궁금하다. 아이들이 해낼 수 있을는지.

내일부터 조금씩 바빠질 것 같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이번 표지는 저희 딸이 그린 그림입니다.


----- 2학기에 본격적으로 ZOOM을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을 것 같아, 저의 ZOOM 수업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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