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심씨 Nov 19. 2024

취업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11년의 회사생활에서 11곳의 회사생활을 경험한 이력서를 본 적이 있다. 이직사기로는 경영 악화가 3회, 팀 폭파가 3회, 취업 사기 1회. 누군가가 봤을 때는 정말 억울한 이력서 같아 보일 수도 있다. 열심히 일을 하려고 입사를 했는데, 경영 악화에 팀이 폭파되고 취업사기까지 당하다니!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사담당자인 내 눈에는 '이 분은 회사에 대한 기준이 없구나...'로 보인다. 저 정도의 안 좋은 경험들을 겪었더라면 본인의 상황들을 피드백하여서, 조짐이 좋지 않은 회사는 지원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일텐데, 계속 제자리만 뱅뱅 돌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이력을 가진 분이 비단 한 분만은 아니다. 첫 회사에 입사한지 반년도 안 되어서 '제가 모르고 입사를 했는데 이런 문제가...'라고 하며 퇴사했던 분, 1년 단위로 여러곳을 이직하시면서 '이번에는 정말 오래 다닐 회사를 찾고 있다'라고 하시는 분 등등 한 회사에서의 재직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분들이 정말로 많다.



왜 그럴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는 뜻의 취준생. 처음에는 대학 졸업예정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쓰였던 말들이, 이제는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고졸인 분들에게도 넓게 쓰이고 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에서 스펙을 위주로 학생들을 뽑다보니 해당 스펙들을 만들어내느라 시간이 소요되며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취준생이라 불리는 그들은 지난 십수년간을 마치 대학 입시를 하는 것처럼 기업을 줄세워서, 그 기업들에 들어가기 위한 입사 시험과 자격증 점수들을 열심히 만들어갔다.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높은 연봉이 중요하였고, 기업의 문화보다는 복지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기업들을 선택하고 지원하였다.



그 과정에서 과외라도 받는 것처럼 취업컨설팅을 해준다는 이들이 생겨났다. 면접을 돈을 주고 연습을 하고, 자기소개서를 비싼 돈으로 대필을 해주는 등 다양한 시장이 형성이 되었고, 그 시장의 도움이라도 받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회사에 입사를 하지만, 그 결과는 대기업기준 16%가 1년 이내 퇴사, 직장인 중 66%가 1년 이내 퇴사를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취업시장의 문제,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님에 틀림없다.





사실상 외연만 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싶어하고, 더 좋은 복지를 누리면서 회사생활을 하고 싶은 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 아닌가?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연봉과 복지를 꿈꾸는 가운데, 가장 핵심인 '나의 가치관'이 빠져있다는 점이 문제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조직문화에서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커리어를 쌓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먼저 정한 후에 그 방향 안에서 높은 연봉과 복지를 꿈꿔야 옳은 것 아닐까.



그 관점이 빠진 채로 연봉만 보면서 입사를 준비하다보니 입사를 하고서야 뒤늦게 그 문제점들과 부딪히게 되고 '상상했던 것과 달라요'라고 말하며 퇴사를 하는 브이로그들이 유튜브에 오늘도 수십개씩 업로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 입사하는 것은 인생의 관문 하나를 넘은 것이 아니다. 그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회사에 입사하고자 한다면 나의 인생 전체에서 이 회사와 함께 어떤 삶의 방향을 그려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도 취업 컨설팅을 받아볼까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을 끝까지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취업, 그렇게 돈으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취업은 돈으로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이전 01화 취업? 그렇게 준비하는 거 아닌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