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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ak KIM Jun 09. 2022

옛 느낌 가득한 테미로 오래, 대전 테미오래

소소해도 확실히 둘러볼만한 명소

우리나라 한가운데 자리 잡은 대전, 그곳에는 직접 찾아가서 소소하게 둘러보면 더 좋으면서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지켜봐 온 장소가 있는데, 대전 '근대문화탐방로'의 한 축에 속해있는 '테미오래'가 바로 그곳이다.

필자가 지난 8일 방문했던 옛 충남도지사 공관은 과거 공주에 소재했던 충남도청이 1932년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같이 지어진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관사다. 2013년까지 무려 40명이 넘는 도지사들이 이곳에서 머물렀고, 6.25 전쟁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임시거처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

10여 채의 관사가 한 곳에 모인 작은 마을

충남도지사의 관사가 도청과 함께 홍성으로 이전한 후, 대전시는 시민들의 공간으로 변신한 이곳의 이름을 시민 공모를 통해 '테미오래'라고 지었다. 백제시대에 지어진 테 모양의 성이 있던 지역의 옛말인 '테미'로 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명칭이다.

실제로 도지사의 관사를 심으로 10여 채의 집들이 한 곳에 모여서 작은 마을을 이룬 것과 같은데, 마치 부유하고 중요한 직책을 보유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벽 없는 작은 성'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테미오래라는 이름이 이곳에 붙여진 것도 지역의 유래와 맞물린 우연의 일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10여 채에 달하는 관사들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관사답게 외부를 아르데코풍으로 대표되는 서양식으로 꾸몄고, 내부는 한국과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하여 꾸몄다. 또한 같은 재료와 형태로 짓고 균일하게 배치하여 주변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가장 큰 도지사 관사 차노마를 비롯한 다다미방과 일본식 복도, 공적 공간인 응접실, 아르데코풍의 원형창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특히 2층 계단 왼쪽 창문에는 교회나 성당에서나 볼 법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남아 있는데, 이는 근대 건축물로서의 특색이 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경찰국장, 부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거주했던 관사들은 각각 전시관과 사무실, 트래블 라운지, 갤러리, 청년 공유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아무나 들어올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관광객, 주민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는, 진정한 의미의 '벽 없는 작은 성'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테미오래 주변에는 어떤 명소들이 있을까?

대전 구도심에는 테미오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도 충분히 둘러볼만한 명소들이 많기 때문에 근대문화탐방로를 참고한다면 더 기억에 남을 레트로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로 수도산에 있는 테미공원을 추천한다. 1950년대부터 상수도 배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1996년 민간에 개방되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매년 4월 첫째 주말에는 이곳에서 벚꽃축제를 연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둘째로 테미오래에서 중구청 방향으로 직진하면 나오는, 옛 충남도청사를 활용한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이다. 1932년에 지어져서 80년 넘게 충남도청으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대전의 근현대사를 담은 박물관으로 활용 중이다.

또한 1층의 현관홀과 중앙계단은 물론 2층의 도지사실도 대전에서 도지사가 집무를 보았던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서 근대건축물로서 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테미오래로 찾아올 수 있는 방법

대전 구도심에 위치한 만큼 기차를 타고 온 경우 찾아오기 매우 쉽다. 대전역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중구청역에서 내려서 중구청을 지나 대전고 방향으로 걸어가면 되고, 서대전역에서는 근처 4거리를 지나는 311, 119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고 해서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다. 가양동 복합터미널에서는 701번을 타고 대고오거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고, 유성터미널에서는 구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중구청역에서 내려 대전고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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