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보험 vs단체보험=피해자에게는 '절차적 폭력'

[불난 집 아랫집의 간접피해 보상기] 20화

by 조서경

[본 글은 개인 경험 기록이며, 개인적 판단을 포함합니다. 상세 고지는 글 하단을 참고하세요.]


주식 시장에 ‘개미 털기’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나는 이 말이 자꾸 '피해자 털기'라는 말로 바꿔서 들린다.


개미 털기는 공식적인 경제 용어는 아니지만 소액으로 투자하는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다 팔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기관이나 외인 같은 주도 세력들이 주식 급등을 시키기 전에 개인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물량을 다 확보하기 위하여 ‘개미 털기’를 한다. 가격을 팍 하락시키거나, 오랜 기간 횡보를 시켜서 개미들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 팔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지금 하락장은 개미 털기를 하는 것이니 절대 털리면 안 된다.’ ‘물량을 꼭 쥐고 있어라.’ ‘절대 매도 금지’ 이런 말을 듣게 된다.


그런데 이 '개미 털기'란 말이 자꾸 '피해자 털기'로 들리는 것이다. 화재 사고 후 배보상 과정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니 환청이 다 들리는 걸까? 표현을 좀 완화해 보자면 ‘피해자를 지치고 부담스럽게 만드는 매우 징글징글한 절차’로 느껴졌다고나 할까?


여기 브런치에 적은 대로, 나는 화재 사고 후 8개월 동안 화재 피해에 노출돼 있었고, 긴 시간 동안 하나씩 겪어가며 피해를 입증했고, 그 결과로 내 개인보험에서 일부 가재도구 전손 등 피해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생긴 신체 손상과 생업 방해 등의 간접 피해보상을 청구하기 위해 2025년 4월 말, 발화 세대 개인보험 손해사정사에게 연락했다.


첫 번째 그의 음성은 ‘지난달에 대법원 판례가 바뀌어 저희랑 아파트 단체 보험의 보상 범위를 검토받아야 함. 이번에 대법원 판례가 아파트 단체보험에서 모든 걸 보상하라는 취지로 나옴. 만약에 개인보험에서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서류상으로 안내를 드리겠다.’였다.


아예 불가능을 못 박는 듯한 말이 처음부터 좀 이상했다. 이후 단체보험 쪽에도 피해 청구서를 보냈고 통화했다. 이후 넉 달 동안 양측 손해사정사와 문자, 메일, 전화로 50회 이상 연락하면서 의료비 등 간접피해는 다 보상되지 않는다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손해사정사가 하는 일은 ‘손해 사정’인데, 손해를 제대로 살펴보는 느낌은 못 받았다. 내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살펴보지는 않고, 어떤 증빙 자료를 더 내라는 요구도 없이, 그냥 이리 탁 저리 탁, 탁구하듯 책임을 상대에게 넘길 뿐이었다.


그래서 또 한 번 피해자는 손해 사정사 선임에 신중해야 하며 독립 손해사정사 선임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피해자의 권익을 위해 마련된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3화 참조)


공교롭게도 이번 발화세대 개인보험과 아파트 단체보험은 같은 보험사 상품이다. 그래서 손해사정사들이 의논해 주거나 보험사 내에서 갈등을 조정할 시스템이 없나 문의했지만 없는 듯했다.


‘단체 보험에 다 청구해야 합니다'

‘의무보험은 의무적인 걸 한다는 의미지 다 한다는 게 아닙니다'


이 넉 달 동안 보험사의 대응이 피해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보였고,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 어떤 피해를 입고 어떤 훼손이 있었는지 관심도 없이, 그저 얼마짜리, 이 정도는 줄 수 있고, 이런 건 안줘도 되는 대상으로만 여겨질 때의 통증. 그 일관된 흐름과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인격적 훼손.


냄새나는 가재도구를 닦고, 벽을 닦으면서도 집을 복원해 지내려고 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간의 피해 순간들이 다 떠오르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이사를 했다. 그동안 인정하지 않고 있었지만, 화재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거다. 인생 2막으로 작은 연구소를 열겠다고 쥐고 있던 돈을 집을 옮기는 데 쓸 수밖에 없었다.


이번 화 <개인보험 vs 단체보험=피해자에게는 절차적 폭력>은 개인보험과 단체보험 사이에서 최종 피해 배보상 당사자를 지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내용으로, 문자, 메일, 통화 등 50여 회의 소통 중에서 중요 쟁점만 정리해 보겠다.


1. 2025년 4월

(1) 발화 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발화세대는 일상생활배상책임,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음. 표준약관에는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을 경우 의무보험을 초과하는 손해만 배상책임보험에서 한다는 내용으로 기재. 3월에 나온 대법원 판례는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에서 피해자의 개인 재물성 보험에 대한 구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임.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단체보험)
단체보험이 슈퍼보험도 아니고, 의무성 보험임. 의무보험으로 먼저 처리하는 것은 맞는데, 다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보험이 없는 경우에 처리함.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이 모든 것을 다해주면 사람들이 왜 개인보험을 들겠나.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이 대법원 판례가 어떤 것인지 자료를 받지 못해서 판례의 적용 범위, 사건 유형,

유사성 여부 등을 살펴보지 못했다. 내 경우가 이 판례의 적용을 받는지 아직도 모른다.


2. 2025년 5월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피해자 개인보험에서 보상하는 것 외에 기타 간접손해는 다 아파트 단체보험에서 먼저 선처리 진행되고 그것을 초과하는 것에 대해서만 보상한다는 입장. 한도금액인 10억을 넘어가는 손해에 대해서는 발화 세대의 책임.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단체보험)
의료비는 등급별로 보상한도액이 정해져 있음.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피해자가 청구한 금액은 단체보험 한도금액인 1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단

체보험에서는 등급에 맞춰서 의료 청구액의 1/10도 안 되는 돈을 책정했다. 이 액수는 당연히 한도액인 10

억원을 넘지 않으니 개인보험에는 추가 청구할 수 없다는 의미인가? 그래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

각했다.


3. 2025년 6월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판례가 문제가 아니라, 특수건물화재보험법을 봐야 한다. 거기 치료비도 있다. 거기서 등급을 매기면 저희 쪽에서도 아마 동일하게 나올 것이다. 먼저 보상받은 다음에 우리 쪽이랑 얘기하자. 다시 검토하겠지만 아마 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됨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일상생활배상책임과, 특수건물화재보험은 성격이 다른 보험인데 배보상 기준이 같

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단체보험에서 등급을 매겨서 1/10을 책정했다고, 개인보험에서도 그 등급을 적

용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4. 2025년 7월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아파트가 가입한 의무보험과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입한 배상 책임보험에 있어서 의무 보험이 우선시되어야 되고 그것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해서만 개인 보험에서 보상할 수 있음. 지금 이번 사고의 경우에는 의무보험에서 전체 다 처리가 돼야 함은 물론 그 보험금이 다 나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먼저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임.
금융감독원에 있는 표준 약관 시행 세칙에서는 의무보험과의 관계에 있을 때 의무보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되어있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사 비용뿐임.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단체보험)
신체손해배상책임담보와 관련하여 14등급 보상. 단체보험에서 지급해도 발화세대 개인보험에 구상청구를 진행하는바, 가급적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에서 진행하는 것을 확인 중임. 단체보험에서 의료비도 진행할 수 있는데 매우 제한적이라 최종적으로 한 곳에서 받는 게 나을 것이라 안내드림.


5. 구상권에 대한 이견

피해자의 질문 : 개인보험에서 먼저 처리하고 단체보험에 구상권을 청구하면 되지 않나?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먼저 특수건물 화재 배상에서 진행하고 사고 원인자한테 구상 청구를 하는 게 맞다. 먼저 선 처리되고 초과분에 대해서 개인 보험으로 처리해야 된다.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 (=단체보험)
의무보험은 다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선 진행이 가능하니, 보상받고 나머지는 개인보험과 얘기해야 한다. 다 되는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될 수 있는 기준을 말씀드렸고 개인 보험에도 얘기했다.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단체보험 선처리 후 초과분 지급이라는 의미가 분명하지 않다. 단체보험의 한도액

을 초과하는 피해액인지, 청구액 중 보상 후 남은 초과분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았음.


6. 의료비 청구 의견

피해자 의견 : 등급에 의해 최소로 책정되는 단체보험에 의료비 청구 안 함. 필요하면 추가 청구 예정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의무 보험에서 받을 수 있는 액수를 초과한 부분만 주기 때문에 일단은 받아야 함. 보상하는 금액이 다르다 하더라도, 이쪽에서 처리가 되든 안 되든 일단은 먼저 청구해서 받아야 함.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피해자가 의무보험에서 책정된 일정 금액을 받는다 치고, 이후 개인보험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의료비 피해 추정액을 알려달라고 했으나 일단 단체보험에서 돈을 받고 얘기하자고 하고, 안내받

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의 '이쪽에서 처리가 되든 안되든'이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



7. 단체보험의 신체 손해 배상책임 적용 여부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신체손상 등 간접피해는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의 대물에서 검토하지 말고, 대인배상에서 받아야 한다. 배상 책임임은 나 때문에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해 주는 건데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단체보험)
대인 보상, 신체손해 배상 책임에서 될 수 있는 부분도 검토해 달라는 것인데, 어차피 해당 안 되고, 100만 원이 됐든 천만 원이 됐든 14등급의 액수라고 말씀드렸다. 저희(단체보험)가 보상을 한 후 우리도 그쪽(개인보험)에 구상 청구를 한다. 그러니 최종적으로는 그쪽에서 전체적으로 다 정리를 하는 거다.

➤ (피해자 해석 및 이해) 이 사고 피해 보상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어디서 정리하는 건가. 양 보험에 다 대물

배상과 대인배상이 있는데, 양쪽 어디서도 대인담당 손해사정사는 나오지 않았다.


8. 2025년 8월-보험사 두 담당자의 의견 조율 실패

(1)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두 보험사 담당자들이 아파트 특수 건물 화재 배상으로 먼저 보상하기로 했다고 답변받았다. 그쪽 손해사정사에도 전달했고, 정상적으로 보상되는 줄 알았는데 아무런 답변을 못 받았나?

(2)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 (=단체보험)
금시초문이다. 담당자로부터 단체보험으로 진행가능한 부분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왜 개인보험에서 검토할 것을 단체보험에서 진행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의무보험은 처리 안 되는 것까지 선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처리할 부분만 진행하는 것이다.

(3) 결론-소통의 문제였다고 함
보험사 개인배상은 단체배상에서 다 진행하는 걸로 얘기했는데, 단체배상담당은 단체배상에서 선 진행이 가능한 선에서 선 보상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4) 추후 연락 여부
개인보험에서 다음 주까지 법률 자문을 받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함 (8/7)
8월 28일까지 양 관계자로부터 연락 없음


9. 피해자-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 신청

피해자는 8월 20일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신청서를 우편으로 발송
8월 26일 금융감독원에 민원 접수. 자율조정대상*로 분류됨
8월 27일 보험사의 민원 담당자 배정됨
(민원담당자가 개인배상 담당자여서 앞으로 개인배상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음)


10. 2025년 8월 말~9월 초

(1) 아파트 특수건물화재배상책임보험 (=단체보험)
피해자 개인보험과 단체보험이 청소비 50%씩 나눠서 보상함
청구액 중 건물에 해당하는 '폐기물 처리비'를 경감률 적용 없이 보상함
의료비는 단체보험에 청구하지 않고 필요하면 추후 추가 청구할 예정.
(발화세대 개인보험의 요구로 가재도구 청소비 등을 피해자 개인보험에 추가 청구하여 보상됨)

(2) 발화세대 일상생활배상책임 (=개인보험)
-단체보험의 보상 액수를 확인함
-이사비 지급 의사를 밝힘. (피해자-나머지 모든 것을 협상 대상으로 할 것을 요구함)
-이사비 외의 간접피해 배상은 단체보험에 청구할 것을 요구함.


화재 사고 후 15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중 4개월은 브런치 1~19화에 적었듯 화재 피해를 입증하는 데 쓰고, 4개월은 그 피해를 인정받는 데 쓰고, 7개월은 직접 피해로 인해 생긴 신체 손상 등 간접피해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시간으로 다 갔다.


발화세대를 상대로 한 배보상 과정에서 보험사의 대응 방식은 매우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정보를 가진 이들이, 정보가 없는 이에게, 규모가 있는 집단이 힘없는 개인에게, 계속해서 부서 간 입장을 내세우며, 다른 부서에 책임을 물으라는 핑퐁게임! 탁구공 신세가 된 피해자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지속적으로 시간을 뺏기고 이에 따라 경제적 손실도 누적된다.


그러니 '피해자 털기'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있나. 그리고 이 순간 유튜브에서 많이 듣던 소리가 다시 귓전에 맴돈다. '이 하락장은 개미 털기를 하는 것이니 절대로 털리면 안 됩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에 대해 보상 청구를 하고 보상받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

피해자들은 피해 보상을 부탁하거나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피해자들이 외면당하고 어려움에 처하는 현실이 부당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이 건은 금융감독원에서 분쟁 조정 중이다. 조정 신청을 한 지는 석 달이 되어가는데, 조정 건이 많이 밀려있어서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다들 잘 해결되어 좋은 결론에 이르기를 바란다. 내 사건도 그렇다.


본 글은 개인의 경험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관련 서류와 자료(증빙)는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빠르게 대응하는 데 참고가 되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포함된 의학적, 과학적 내용은 개인의 경험과 참고 자료 및 제삼자의 의견을 종합한 개인적 판단이며, 전문적 검증이나 수치화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본 게시물은 고의적 비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사실 관계의 오류가 발견될 경우 정정하겠습니다. 현재, 이 사안은 금융감독원에 정식 접수되어 조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접수번호: 202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