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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자리 소금녀 Mar 22. 2022

일상적 글쓰기의 시작 [코드스테이츠 PMB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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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스테이츠 PMB11기 W2D2

씀 : 일상적 글쓰기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를 일상화할 수 있도록 모바일에 최적화된 글쓰기 앱, 씀이다.


씀은 하루에 두 번 영감을 주는 글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글감과 더불어 글감과 관련 있는 수필이나 소설, 에세이등을 한 줄 정도 같이 소개한다. 소개된 글감 아래로는 이름 모를 사람들이 쓴 글들이 상하 스크롤 형식으로 소개된다. 씀에서는 브런치의 라이킷이나 인스타의 좋아요 같은 기능이 없다. 댓글 기능도 없다. 오로지 텍스트만 이용해 작동한다. 내가 마음에 든 글은 즐겨찾기 기능 같은 '담아가기' 기능을 통해 간직하고, 특정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작가를 구독할 수 있다. 이미지도, 애니메이팅도, 다채로운 색상도 없는 이 어플은 오로지 '쓰고, 본다'라는 기본적인 니즈만 충족해준다. 군더더기 없는 어플의 UI는 내가 쓴 글이 얼마큼의 좋아요를 받았는지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내 구독자가 몇 명인지 계속 확인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나는 쓰고, 읽고, 마음에 들면 글을 담아 두고두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씀에서 제공해주는 글감 예시 목록

내가 처음 이 앱을 알았을 땐 고등학생 때였다. 한창 미술 입시를 준비하면서 입시의 막막함과 친구관계의 문제, 미술학원 내 경쟁 등 각종 크고 작은 문제들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을 때였다. 내 표정이 말린 호박처럼 쭈그러들고 있을 때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냐 묻곤 했지만 때로는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 자체가 힘들 때가 있다. 어딘가에 이야기하고 싶지만 동시에 부모님이나 친구한테 이야기하기엔 그 자체만으로도 귀찮았다. 그냥 내가 쓰레기 버리듯 툭 던져놓고 묻어버릴 장소가 필요했다. 한창 고2병에 걸려서 그러고 있을 무렵 내가 다니던 미술학원에서는 글쓰기가 유행이었다.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가 미술학원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사춘기 청소년 같은 예민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때문에 이들에게 글쓰기는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고, 그때 한 친구가 소개해줘 이 앱을 알 게 되었다. 앱을 다운로드한 뒤 학원에서 친했던 친구들끼리 서로 글을 쓰고, 그 글을 읽고,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생각하면 논술학원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성적으로 글을 썼나 싶지만 모두가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지만 얼굴을 마주 보고 고민을 털어놓기엔 부담감이 있었다. 그렇다고 오픈된 SNS 공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자니 친구들 앞에서 일기를 낭독하는 것과 다름없었고 무엇보다 내가 쓴 글이 얼마나 많은 좋아요를 받을지, 이 글을 보면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내 팔로워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지 뭐 그런 고민들을 했던 것이다. 

글감 예시. 그 아래는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쓴 글들을 볼 수 있다. 오른쪽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 만한 원동력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데 부담이 없었으며 좋겠다. 

타인과 교류하는 SNS의 기능은 피곤하기만 하다. 읽고, 쓴다는 글쓰기의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나만의 이야기를 가진 글을 쓰고 싶다.

이 세 가지 니즈에 부합한 게 '씀'이었다. 

씀은 매일 두 번 글감과 관련 글을 알림으로 전송해줌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피력한다. 글감이 도착했으니 확인해보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하루에 두 번이나 전송하는 것이다. 잦은 알림은 피곤할 수 있지만 알림과 함께 한 줄 정도의 소설 글귀를 전달해주니 그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글을 매일 써야 한다는 부채감이 줄어들었다. 또한 씀이 던져주는 글감은 글을 쓰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형식이나 주제는 뭘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줄여준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자유롭게 쓰되, 쓰고 싶지만 뭘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던져주는 것이다. 


타 앱들과 달리 타인과의 교류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 이미지 삽입 기능도 없다. 자연히 좋은, 잘 꾸며진 사진보다는 내 취향의 글을 탐독하는데 시간을 쓰게 되고, 어느새 구독자와 담은 수를 신경 쓰기보다 글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JTBD 가이드 이미지


이런 니즈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복잡한 마음을 글을 써서 풀고 싶은데 타 앱들의 활성화된 sns 기능들과 다이어리 형식의 글쓰기, 지나치게 단조로운 글쓰기 등의 ui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나 씀을 통해 누군가에게 잘 보일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없앴고 마치 나만을 위한 소설집 같은 느낌이 들어 나도 얼른 글을 써보고 싶은 기대감을 준다." 

만약 텍스트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허례허식 없는 온전한 글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자신 있게 씀을 추천한다. 일단 한번 접속하면 앱을 지우긴 아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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