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사랑B Oct 04. 2021

가을 별똥별

틈틈이 쓰는 틈새 작시#3

눈 시리도록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바람결에 구르는 낙엽 위로

저어기 별똥별 하나

떨어졌네


지나가던 꼬마 아이

고사리 손 들어 그곳 가리키며

말하기를

엄마!

별님이 죽었어


하늘 아래 무서운 것 없는 마천루

차디찬 눈으로 내려다보는 곳엔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진

별똥별의 잔해


피가 흐르지 않는 유리 한 장

닦고 또 닦으며

평범한 저녁 일상을 꿈꾸었을 몸은

식어가는 온기 붙잡고서

마지막 가을 하늘을 보았겠지


저 마천루는 알고 있을까

스물아홉 서글픈 목숨

누구도 막지 못한 죽음은

자신이 집어삼켰음을


별똥별의 죽음은

이렇게 마지막이 아님을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외벽청소노동자 추락사망사고에 부쳐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