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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 Apr 20. 2023

친절, 그 태도(attitude)에 대하여




세상에 친절을 베푸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아주 사소한 친절이라도 누군가의 하루를 행복하게 할 수 있죠. 친절은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성질이 있죠. 그래서 우리가 친절함을 발휘하면 그 기운은 더 먼 곳으로 확산됩니다.


데이비드 알 헤밀턴 박사는 연못의 조약돌에 비유하여 친절이 확산되는 효과를 설명합니다. 고요한 아침, 작은 연못의 한가운데로 돌을 던지고 그 돌이 고요한 물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에너지가 분출되어 물 밖으로 부드러운 잔물결이 나타나고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가다가 연못에 가장자리 끝까지 닿게 됩니다. 가장자리 주변에 떠 있는 수련 위까지 진동하는 수면 위에서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아름다운 작은 물보라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아는 곳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퍼져 나갑니다.


사람은 친절을 받은 사람과 동일한 영향을 받습니다. 친절한 행동은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모두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쯤에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나의 단순한 종교이다. 사원도 복잡한 철학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의 뇌 우리의 심장이 바로 서원이며 친절함이 철학이다.”



_by Daily Calm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말했다.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마음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따라서 철학이 정신의 태도라고 생각하는 나는 달라이라마가 말하는 "친절함이 철학"이라는 말이 더없이 크게 와닿았다.


정신적인 태도(attitude)로 사고를 확장시켜 보면, 친절함은 형용사로서의 그저 단순한 행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꼭 지켜야 할 것이 '품위'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근간에 필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 상황에 대한 배려, 옳은 것에 대한 확실한 판단 기준과 철학이다. 이 모든 것의 조합이 품위라고 한다면, .attitude로서의 친절함이란 내면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 꼭 지켜야 할 것이 품위이고, 잃지 말아야 할 것이 감각이며,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본인 간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친절함이라는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반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친절함이란, 이해와 배려가 근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본인 간수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에게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친절함, 그 따뜻한 기운을 체험한 사람은 그 경험이 정신적 태도로 각인되기도 한다.


20살. 운전면허증을 따고, 처음으로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온 나는, 비보호 도로에서 좌회전으로 골목길을 들어가야 했는데, 차들이 멈추어 주질 않고, 운전이 미숙하므로 기회를 잡을 줄 몰라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깜빡이만 켜 두고 진땀을 빼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차량 한 대가 서고, 지나가라는 손 신호를 보내 주었다. 얼굴엔 더없이 친절한 미소를 머금은 중년의 아저씨였다.


그로부터 정말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그날의 기억을 지금껏 잊지 못하고 있고, 도로에서 끼어들기 하는 차량들에게 아주아주 관대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날 그 아저씨의 얼굴은 잊었지만, 배려심 깊은 품위 있는 태도와 얼굴에 만연한 친절한 미소는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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