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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아 Oct 23. 2024

아무렇지 않지 않은 이야기


"에이~ 엄마, 난 괜찮은데? 뭐 그럴 수도 있지"


"엄마는, 니가 그걸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게 창피해.

그걸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니가 창피하다고."


"엄마... 나도 아무렇지 않지 않은 건 아니다 뭐...."


"아무렇지 않지 않아서,

일부러 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거라면

그 또한 비겁하고 쪽 팔리는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그럴 수도 있지 뭐."

그따위 말은 듣기도 싫고,

그런 말을 하는 너를 보는 것도 싫으니,

그런 말을 할거면 혼자 속으로 하던가, 밖에 나가서 해.

아니면 닥치고 제대로 하던가."


"... 네."




살다보면,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할 수도 있지. 그걸 스스로 창피하다 여기고 다음부터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진짜 중요한거야.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짐짓 모른 척, 괜찮은 척 넘어가는 건, 잘못을 했다는 사실보다 훨씬 부끄러운 일이란다. 실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게 아니라는 거.괜찮지 않다는 거, 다른 사람은 다 몰라도 너는 이미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괜히 들으라는 듯, 별 일 아닌 척 하지 말고 조용히 반성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그러면 되는 거야.

 

근데 있지....

'아무렇지 않지 않은게 아니야.' '괜찮지 않지가 않아.' 우리말 너무 어렵고도 재밌지 않니? 이 복잡스런 말을 다 알아듣고 구사하는 너. 참 신기하고도 기특하구나. 누구보다 너 자신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너의 단점'도 슬기롭게 잘 고쳐나갈 거라고 믿어. 너무 세게 말해서 미안해. 잘 자라주고 있어서 고맙다.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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