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 아빠가 좋아할 자녀 만들기

건강하게 즐길 줄 아는 아이는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해 줄 겁니다

by 오성진

아이들의 삶은 정말로 소중합니다.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요새 세상이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다고들 하지만,

그런 개천이 없어졌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담입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 성장에 중요하다?


이 생각은, 일부는 맞습니다.

아무래도 부모의 재력은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유리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노후준비는 뒤로 미루고 아이들 교육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부모의 경제력의 차이로 생기는 아이들의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차이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겁니다.

만약 부모가 교육 자체에 대한 전문가이거나, 스스로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생활지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지혜를 가지고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런 마음이 있더라도,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학원에 맡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아직 읽어보질 못했지만, 말콤 글애드웰이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면서, 한 분야에서 탁원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시간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한 일도 말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 오랫동안 책상에 붙어 앉아서 해야 할 일을 끈질기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부모의 역할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더 해 나가기 전에, 나의 고교시절을 학습방법에 관해서 조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나의 고교시절


내가 사회인이 되었을 때 고등학교 동기들을 만나면, 동기생들이 자주 했던 말이 있습니다.

"너 과외 무지 많이 했지?"

나의 대답은

"아니, 거의 안 했다"였습니다.

과외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믿는 친구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단짝들만 빼고는 말이죠.

그러나 나는 과외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학교수업의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학교공부를 따라가려면 시간이 부족했는데요, 과외까지 하면 나 스스로 문제를 푼다든지 정리해 볼 시간이 도무지 없었기 때문이죠. 과외에서는 선생님이 나만 가르치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나에게 할당된 시간은 1/n 밖에는 주어지지 않았지요. (n-1)/n의 시간을 나는 멍하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싼 과외비 내고, 내 공부도 못하면서 거기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등록해 주신 과외에서 도망만 다녔는데도 어머니는 한 번도 질책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형은 나를 질책했습니다.

형은 과외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많이 해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나처럼 공부하다가는 좋은 대학 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대학도 목표로 한 곳에 무난히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형이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지요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면서 생활했던 고교시절


고교시절에는 학교 동아리 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활동했던 동아리 중에는 농촌봉사활동을 하는 곳도 있었는데, 내가 가장 즐겁게 참여한 곳은 거기였습니다.

그 동아리는 여름 방학 때에는 1주일 이상 농촌애 가서 길도 닦고 다리도 놓고 하는 활동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매주 한 번씩 모여서 강사님들을 초빙해서 말씀도 듣고, 자체적으로 토론도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농촌봉사 활동을 위해서 매년 연말이면 종로의 YMCA 강당에서 자선음악회를 해서 모금을 하기도 했고,

유명 가수들의 찬조출연을 위해서 섭외활동을 하는 등, 늘 분주했습니다.

그리고 농촌봉사를 앞두고는 사회의 저명인사들을 찾아다니면서 농촌봉사 자금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했습니다.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해서 농촌봉사를 갈 때는 기타를 가지고 가서 싱얼롱(sing along)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나는 자유롭고 즐겁게 고교시절을 보냈습니다.


내가 이렇게 즐겁게 고교시절을 보냈는데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간헐적 몰입


조우석작가의 책 "간헐적 몰입'을 작가로부터 받았습니다.

조우석선생은 나를 만날 때는 언제나 많은 책들을 소개해주고, 또 책도 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두 시간 이상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헤어지기 직전에 두 권의 책을 나에게 선물했습니다. 그중 한 권이 바로"간헐적 몰입"입니다.


얼마 전에 몰입에 관한 글을 브런치에도 올렸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이런 책을 받으니 신기하기만 합니다.(조우석선생은 내 브런치를 아직 읽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간헐적 몰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의 상태와 내가 쓰고자 하고 있던 글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까요.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열심히만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늘 살아왔습니다.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


의욕이 넘칠 때는 몇 시간이고 책상 앞에 앉아서 뭔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사이사이에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서 공부 외의 뭔가를 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취미생활로 뭔가를 만든다거나, 친구를 만난다든지, 교회활동을 한다든지를 했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더"에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나온다고 합니다 워낙 유명한 법칙이라서, 읽지 않았더라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나의 전공을 어려움 없이 임상에서 시술할 수 있는 것도 30년 이상을 전문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그의 1만 시간의 법칙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만 시간의 법칙의 창시자인 안데르스 에릭슨 교수는, 최고의 성취를 이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30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 1만 시간의 법칙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얼마나 책상 앞에 앉아 있는지, 얼마나 일에 매달렸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몰입'을 했는지에 달렸다는 것이죠.


내가 그렇게 자유롭게 고교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점이었습니다. 두세 시간 정도를 몰입해서 공부를 하고, 나머지는 즐겁게 즐겼다는 것이죠.


즐겁게 즐긴다는 것을 방종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음악을 감상하면서도 음악 속에 빠져 들었고,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우리들은 늘 미래에 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고, 기타를 치면서도 늘 더 좋은 연주가 되도록 몰입을 했던 것입니다. 농촌봉사 활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준비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농촌봉사 현장에서도 열심히 삽질을 하면서 길도 닦았습니다.


요새는 아이돌(idol)의 콘서트를 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만, 그곳에서 아이돌의 노래와 율동에 몰입하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시합을 관람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렇게 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많이 생성이 됩니다.


부모님들 보기에는 입시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것이 아니면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상생활에서도 몰입을 하는 것은 늘 활기가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공부를 하더라도 집중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나의 대선배님께서 그분의 둘째 아들이 중3 때 공부를 하도 안 해서, "나중에 구두방이나 차려 주어야지"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해라 공부해라는 말씀을 안 하셨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아이가 갑자기, "아빠, 나 학원 하나만 등록하게 해 줘." 그러더라는 겁니다.

선배님께서 거절하실 이유가 없었겠지요?

그 이후부터 스스로 공부를 하더니, 결국에는 의과대학에 입학했고,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자라면서 아버지와 형의 모습을 보고 지내오다가, 어느 순간에 자기도 저렇게 되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자, 변하기 시작한 것이죠.


학원에 다니지 않을 수 없는 시대


내가 학원을 다닌다거나 과외공부를 다닌 일이 별로 없다고 해서 그 필요성까지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시대는 학원이나 과외공부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죠,


혼자 알아서 공부하는 것만이 성공적으로 사는 길은 아닙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몰입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중요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쾌적한 방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공기 좋은 곳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몰입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자유를 갖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스스로 의욕을 갖도록 아이들의 생각을 인정을 해 주고, 존중을 해 주는 것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무한히 발전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간이 즐거울 때, 미래를 즐겁게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