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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조금 더 이해해 보자

너무 쉬운 뇌

by 오성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생각은 정체되기 쉽습니다.


들으려는 마음보다는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지지요.

그런 마음이 되는 순간부터는 생각의 발전이 멈추어버립니다.

목이 마르지 않으면 물 마시고 싶지 않은 것처럼

갈급함이 없는 마음에 들어갈 것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죠.


쇼펜하우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삶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요?

고통스러우면 벗어나고자 노력을 하고

노력 후에 얻어지는 평안함을 누리면

거기에서 멈추어 버리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멈추면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리고 다시 퀀태스러워진다는 말이겠지요.


풍요로움이 넘치는 우리의 시대


우리나라는 지금 단군 이래 최대로 풍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것을 누리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생각한 것처럼 행복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일 것 같습니다.


물질의 풍요로움이 행복의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물질을 가지기 전에 갖추어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입니다.


삶에서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던가


지나 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상급학교에 진학을 위한 입학시험을 앞두고 있던 시절이 가장 답답했습니다.

중학교 입시, 고등학교 입시, 대학교 입시.

나는 그 시절, 시험공부의 중압감으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오늘 자고 나서 내일 아침에는 입시가 끝나 있었으면......"

이런 생각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말이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즐거웠던 추억도 제일 많습니다.

정말로 이상하지요?


삶에서 행복하지 않았던 때는


반대로, 행복하지 못했다고 생각이 드는 때가 언제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나의 경우에는 대학교 1~2학년 때였습니다.

특별한 목표 없이 즐기며 지낸 시간이 많았던 시절입니다.

아쉬움이 참 많습니다.


재미있게 보냈다고 당시는 생각했던 시절이

지나고 나니 행복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참 묘합니다.

오히려

힘들었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기억이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몰입하는 시간의 즐거움


왜 이럴까 하고 생각을 하면서

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져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쓴 글에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우리 몸에서 가장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관이 뇌입니다.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서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에너지 공급을 줄여 버리는 곳이 뇌라는 곳입니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힘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몸이 피곤한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요?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 삶이 되었을 때 즐겁고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죠.


마음이 공허하거나 불안한 것.

어쩌면 공허하다는 것과 불안하다는 감정은 같은 것 인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것을 자각한다는 것은 우리 뇌의 편도체가 제일 먼저 합니다.

편도체가 흥분을 하면 두려움이 솟아납니다. 긴장이 높아집니다.

편도체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그것을 전달받은 시상하부는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분비 촉진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편도체가 계속 긴장을 하고 있는 한

부신에서 아드레날린이 쉬지 않고 분비가 되고,

그 덕분에 에너지는 계속 소실이 되어 갑니다.

이 상태를 멈추지 못하면 몸은 탈진하게 되는 것이죠.


그때, 이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판단을 해 주는 뇌의 구조물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전전두엽입니다.


몰입의 힘


전전두엽이 깨달음으로 마음을 잡아줄 때

마음에 평온이 오면서 새로운 의욕이 가슴에 차 오릅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일기를 써 오고 있습니다.

하루의 기록이 아니라 마음의 기록입니다.

마음이 공허해질 때는 바로 노트를 꺼내서 쓰기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도 한 권, 치과에도 한 권씩 일기장이 있습니다.

2023년부터 지금까지의 일기 노트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공허한 마음이 일어나면 바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때는 한 페이지를 썼고, 어떤 때에는 서너 장을 쉬지 않고 써 나갔습니다.

일기를 써 내려가는 동안에,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몰입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긍정심리학의 마틴 셀리그만, 칙센트미하이 등등의 글에서

일기 쓰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다듬어주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뇌의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운전을 위해서 자동차의 구조를 모두 알아야 할 필요가 없듯이 말이죠.

핸들조작,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 그리고 기어조작만 알면

누구라도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편도체와 전전두엽에 관해서만 알아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많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몰입 #일기쓰기 #편도체 #전전두엽 #아드레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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