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na의 IZNA
들어가기 전에, 이 리뷰는 아주 옅은 농도로 쓰여질 예정이며 무작정 좋거나 아쉬운 점을 단순하게 나열할 예정. 분석적이고 전문적인 리뷰를 원한다면 매우 모자란 글일지도.
이즈나는 지난 11월 25일, 첫 번째 미니 앨범 ‘N/a’로 데뷔했다. 그리고 데뷔 초동 25만장을 판매하며 걸그룹 데뷔 초동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간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서 데뷔한 그룹들은 메가 스테이지에서 데뷔 무대를 해왔던 유구한 역사가 있다. 이즈나 역시 마찬가지. 2024 MAMA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환경이 만들어준 이들의 앞으로의 7년, 과연 어떠한 기록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아이랜드1을 통해 데뷔한 ‘엔하이픈’은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의 소속으로, 초반엔 CJENM과 합작으로 제작된 그룹이었다. 그리고 2024년 방송된 아이랜드2를 통해 데뷔한 이즈나는 오롯이 WAKEONE(=CJENM) 소속이다. 이즈나가 다른 건,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정규 그릅이라는 것이다. 1년 반, 2년 반 등의 단기 계약을 진행한 것이 아닌 일반 아이돌팀들과 똑같이 7년을 활동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에겐 ‘프로듀서’가 꽤나 중요한 의미다. 프로듀서의 정의가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작사, 작곡자에 한정되어 있었는데 최근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이즈나가 7년 간 활동을 하기 위해선 프로듀서의 영역이 당연히 필요했을 것이고, 그래서 더블랙레이블의 ‘테디’를 아이랜드2 경연 부터 등장시키며 팀의 수식어를 만들었다. 결성 당시, 더블랙레이블에서도 신인 걸그룹이 데뷔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시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집 딸들’이 탄생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던 데에는 아무래도 CJENM에는 이렇다할 프로듀서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https://youtu.be/d3mqW9wqqx0?si=0Rsnxwwimd8WWlaO
미야오의 데뷔곡에는 테디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즈나의 데뷔곡에는 테디가 참여했다. 이즈나의 데뷔 곡은 이즈나를 소개하는 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미야오도 마찬가지) 이 그룹들이 과연 어떤 음악을 하는 그룹일지, 어떤 퍼포먼스를 할 그룹인지 알 수가 없다. 이즈나의 데뷔 앨범은 과연 어떠한 가능성을 보여준 앨범일까? 그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을만한 장치가 있는 앨범일까? 물음표만 가득하다.
‘이제 나 세상을 놀라게 해’라는 포부는 YG에서 신인 그룹이 데뷔할 때 마다 등장하는 카피였다. 세상을 흔들어, 세상을 놀라게 할, 세상을 뒤집을 등의 워딩을 아직까지 사용할 만큼 테디 그리고 더블랙레이블의 시간은 그 시절에 멈춰있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고 해석한다. 지난번 ‘몰개성화’ 관련해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다.
[‘The Final Countdown’을 샘플링한 ‘The Final Love Song’은 에이지(age)가 많이 어려진 걸그룹 세팅에 어울리지 않는 올드한 트랙이며, 대형 그룹과 아티스트의 아우라와 경험치가 있어야만 포장 가능한 음원을 오디션 시그널 송으로 쓰겠다 결정한 착오에서 만들어졌다 본다.]
그렇다. ‘N/a’의 수록된 경연곡 뿐만 아니라, 신곡 2곡 모두 올드하다. 공교롭게도 이즈나 이전에 데뷔한 걸그룹들의 ‘데뷔곡’의 임팩트가 상당했던 관계로 이와 비교하고 보면 더 티가 난다.
https://youtu.be/7tkbzxa8MFQ?si=DVv1PzVaiG1uzv9B
https://youtu.be/js1CtxSY38I?si=XbbHQLz32sQbJXPN
https://youtu.be/4vbDFu0PUew?si=EQTFmiRPysBNkZP9
https://youtu.be/Vk5-c_v4gMU?si=m20iICR0PwDJ3XvG
‘TIMEBOMB’은 단순한 곡 구조와 의미 없는 가사가 반복되는 타이틀곡 ‘IZNA’ 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멤버 윤지윤과 최정은의 보컬 특징을 잘 살린 곡이자, 처연하지만 묘하게 밝은 느낌으로 3세대 걸그룹 향수를 대체할 수 있는 곡이라고 본다. 하지만, 완전히 타이틀 성은 아니기 때문에 이 곡으로 데뷔를 했더라도 힘빠지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https://youtu.be/kvgVKhqGwAE?si=bMHnGjzvFRip0aUS
걸그룹이든, 보이그룹이든 요즘엔 ‘음악’이 좋지 않으면 인기돌 반열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이 브런치를 띄엄 띄엄 운영하면서 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바로 ‘아이돌 그룹에게도 음악이 중요하다.’ 이다.
예쁘고 잘생겼다고 무작정 좋아하고 소비하는 팬들은 이제 거의 없다. 아이돌 덕질을 하는데 있어서, 콘텐츠의 가짓수가 충분하다 못해 넘쳐 흐르기 때문에 팬들은 자신의 현생을 지내다 일부 시간을 할애하여 선별된 콘텐츠를 소비한다. 어떠한 ‘명성’이 따른다고 해서 덕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자체의 매력이 드러나야만 기꺼이 덕질을 하다는 뜻이다. 옛날과 다르게 팬들은 이미 모든 것들을 두드려 패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아주 손쉬운 창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즈나에게 ‘테디 프로듀싱’이라는 키워드는 그렇게까지 큰 베네핏을 가져다 줄 수 없었다. 회사가 그 ‘명성’에 기대어 나머지 것들을 두루 챙기지 못했다는 것에, 25만장을 판매하고도 이즈나의 화제성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그칠 수 밖에 없었다는 무게를 싣는다.
하루에도 수십팀이 데뷔하는 마당에, 대기업에서 탄생한 그룹인 만큼 ‘어떤 킥이 있을 것이냐’ 고민은 해본적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중에서도 주목 받기 위해선 그룹의 퍼포밍 수준이 가장 중요한데, 과연 멤버들 개개인의 수준과 비전이 그곳에 있을지도 미지수다. 데뷔한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연말 무대와 시상식 스페셜 무대에 섰던 이즈나의 무대가 과연 몇 명의 머릿 속에 ‘찰나’로 남아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 기회를 이즈나는, 회사는 어떠한 의미로 사용을 하고자 했냐는 질문을 하고 싶다.
너른 마음으로 생각해서, 데뷔 앨범인 만큼 보다 심플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메시지를 넘어 어떤 그룹이 되고 싶은지 다음 앨범을 통해 똑똑하게 보여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