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삼이와 데븐이 Feb 22. 2023

생각 사양하기

표류하는 생각에 힘 부여하지 않기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 생각이 참 중구난방으로 떠다니는 요즘이다. 

하나에 집중할 수 없어 벌려놓은 일들 중 

그 무엇 하나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롭다. 


이렇게 생각이 많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명상어플 calm을 켠다. 

명상이라는 행위를 통해 머릿속의 불필요한 잡념을 인지하며 차분해지기 위함이다.


오늘의 명상 주제는 ‘사양하기’였다. 

제목만 보고는 무엇을 사양한다는 것이지, 

남의 부탁을 현명하게 거절하는 자기 계발서 같은 내용의 명상내용인가 싶었다. 


본격적으로 명상에 돌입하고 호흡을 하다 보면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무수히 잡념이 떠오른다. 

‘아 오늘 카페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어제 본 드라마에서 이 대사가 참 인상 깊었는데’ 

‘카페의 오븐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강아지 산책시켜야 하는데’ 

물길 없이 물들이 마구 터져 나오는 모양새로 생각의 물길이 잡히지 않는다. 


그동안의 명상에서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저 인지하는데 그쳤다면, 

오늘의 명상은 그 생각들을 사양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때가 아닌 생각이 떠올랐을 때 머릿속 생각을 향해 “고맙지만 지금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네가 등장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에게 말하는 것만으로 

생각의 불규칙한 파동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주변인의 말에는 쉽게 휩쓸리지 않았지만,

스스로의 생각에는 참 쉽게 휩쓸리며 살아왔다. 

생각에 이리저리 쓸려 다니며 참 많은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 

한 가지에 포커싱 하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반쪽자리 성과를 내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 늘 못내 아쉬웠다.


세계적인 체조선수 댄 밀먼은 이렇게 말했다 

“생각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생각이 당신을 통제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생각의 바다에 그저 잡동사니처럼 떠다니는 잡념들에 관심을 뺏겨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표류하는 생각에 힘을 부여하기보다는 

그 생각들에 “고맙지만 지금은 아니야”라고 얘기하며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배우, 컨셉고민 (feat. 뉴진스 인기분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