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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건우 Mar 08. 2021

쿠키(cookie)의 변화가 광고에 끼칠 영향 및 대안

애플, 구글, 페이스북에서 쿠키 정책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마케터가 본인이 담당하는 광고의 효율이 떨어졌을 때 가장 안 좋은 하락 원인은 "시즌적 요인" "외부 환경의 변화" 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2가지 원인은 정말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능한 하락 원인으로 분석하면 안 됩니다. 이걸 원인으로 분석하면 그저 마케팅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핑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보니, 광고 소재, 세팅, 타겟팅, CPC, 이벤트, 홈페이지 등 먼저 다른 하락 원인을 찾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진짜로 드물게 광고의 하락 원인이 저 2가지 중 하나일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가 마케터로서는 가장 힘든 경우입니다. 마케터의 실력 부족이 아닌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전체적인 광고 효율의 하락이라면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시즌적 요인은 보통 계절에 따른 변화가 가장 크게 때문에, 그래도 어느 정도는 미리 예측이 가능하지만, 광고시장의 전체 외부 환경 변화는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온라인 광고에서 쿠키는 큰 역활을 하고 있다.

최근에 온라인 광고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온라인 광고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쿠키 정책이 전체적으로 변경이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처음 쿠키를 활용하여 "리타겟팅" 광고를 선보인 "크리테오"이후 현재는 대부분의 광고 채널들이 맞춤형 타겟팅에서 쿠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2005년 처음 크리테오 광고가 생겼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고객을 따라다니는 광고라는 건 그전에 상상도 못했던 광고였고, 시대를 앞서가는 정말 온라인 마케팅에서 절대로 잊지 못할 큰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한국에 크리테오가 리타겟팅 광고를 출시할 때, 저도 운 좋게 가장 먼저 그 광고를 테스트하였고, 정말 초창기에는 상품, 회사, 업종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효율을 내주는 광고였습니다. 그 이후 수많은 광고 채널들이 리타겟팅 광고를 내놓으면서 쿠키를 활용하는 광고는 이제는 온라인 마케팅에서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부분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졌고, 최근 프랑스가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며 구글과 아마존에 각각 1억 유로(약1317억원)와 3500만유로(약46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지금까지 유럽연합(EU)에서 부과된 개인 정보 침해 관련 벌금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제 더 이상 쿠키를 활용한 광고가 기존처럼 쉽게 진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구글이 인터넷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빠른시일내에 이용자들이 웹 사이트를 이동할 때 방문 기록을 파악하거나 이용자를 식별하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구글은 다른 회사들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도 본인들의 광고를 파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유튜브, 구글 검색 등 자사가 보유한 대규모 서비스들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도리어 이 정책으로 혜택을 볼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드파티 회사들이 약해지고 구글은 더 강력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플의 쿠키 정책 변화가 바로 이어집니다.  


 iOS 14의 개선된 개인 정보 보호 정책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으로 불리는 프라이버시 규정을 발표. 해당 규정에 따르면 개발자가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사용자 허락을 구해야만 한다. 애플은 해당 규정을 운영체제 iOS 14에 적용할 계획


기존에 고객들의 쿠키 값을 활용해서 정밀화된 타겟팅 광고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 부분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상황입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광고 채널은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광고"입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페이스북 온라인 광고 매출이 약 40~50%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2020년 연간 매출은 859억 6500만 달러(약 95조 6102억 원)이고 이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 매출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페이스북이 미국 내 일간지에 애플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도배하는 상황까지 나왔습니다. 애플의 정책으로 소상공인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성명서입니다.

전 세계 소상공인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페이스북을 위한 것일까?

외국의 대기업들이 서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할 수 있지만, 하필 페이스북 광고가 한국에서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이다 보니 이 변화가 꽤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현재 저희 회사도 변동적으로 약 20~30% 광고비를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광고라서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갑자기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미리 광고비 예산을 조정해서 줄이고 있었고, 페이스북 담당자와 협력 광고대행사 담당자 분들과도 지속적으로 의논을 하면서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갑자기 광고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1월 대비, 2월에 페이스북 광고 효율이 약 45%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됩니다. 한달만에 특별한 소재변경 및 세팅 그리고 광고비 변화가 없었음에도 너무나 갑작스럽게 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아직 애플이 강제적으로 정책을 적용한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미리 사전에 노출 및 타겟팅 변경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건지, 그 외 다른 원인인 건지 정확한 분석이 어렵습니다. 확실한 건 효율이 45% 크게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최근 몇 년간 이런 하락은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기간 운영한 광고 채널이 아니고 몇 년간 운영하면서 최근 1년간은 정말 안정적인 효율을 유지하던 광고 채널이 너무나 갑자기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다른 광고 채널들도 다 같이 효율이 떨어졌다면 다른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다른 메이저 광고들은 이 정도까지 큰 하락이 없었습니다. 정말로 인정하기는 싫지만, 외부 환경의 변화가 광고 효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한 마케팅 효율 하락시 대안으로는 몇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효율이 좋은 다른 광고 채널을 찾아야 한다.


만약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 외부적인 문제로 특정 광고의 효율이 떨어지다면, 가장 먼저 다른 광고 채널을 찾는 게 최우선입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페이스북을 대체할 광고 채널을 대략적으로 생각해 보면, 구글 GDN & 디스커버리, 네이버 GFA, 카카오톡 비즈보드 등 DA(Display AD) 광고 중에서 노출이 좋은 광고 채널로 광고비를 분산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페이스북 광고는 DA 광고이면서, SNS 광고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대체 광고를 찾기가 조금은 힘든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SA 광고나 VA 광고는 광고 특성이 다르다 보니, 이 광고들로 이동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게 됩니다. 페이스북처럼 전체 광고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광고의 대체를 찾는 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많은 시간과 광고비가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워낙 한국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SNS 점유율이 높다 보니, 이걸 대체할 만한 SNS가 그나마 틱톡인데, 틱톡의 광고효율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고, 너무 사용 연령층이 낮다는 생각에 이걸 테스트 안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급하게 틱톡 광고를 테스트 준비 중이나 많이 늦은 것 같습니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SNS 중 클럽하우스가 있지만 아직은 초창기라 몇년안에 광고가 나올지 안 나올지도 전혀 예상이 안됩니다. SNS 광고에서 페이스북의 직접 대체는 당분간 힘들고, 그저 다른 DA 광고로 노출 및 클릭 그리고 효율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게 대안일 것 같습니다.


2. 광고 소재나 세팅을 전체적으로 변경한다.


외부 환경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광고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줄어들거나 사라진 게 아니라면, 환경에 맞게 새롭게 광고 소재 및 세팅을 변경하면서 다시금 효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없어진 건 아닌 이상,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효율이 나오는 방법을 여러 테스트를 하면서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도 많은 시간과 광고비를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효율이 나오고 있던 광고 소재와 세팅을 포기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이미 환경이 변했는데 그 세팅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이 광고를 처음 하는 느낌으로 다시금 여러 테스트를 통해 효율이 나오는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3. 외부 환경 변화가 안정이 되는 기간동안, 광고비를 잠시 줄이면서 기다린다.


광고비를 잠시 줄이면서 외부 환경이 안정이 될 때까지 지켜보는것도 대안입니다. 페이스북의 광고 효율이 흔들린다고 해서 자신도 없으면서 무리하게 다른 광고를 하거나, 페이스북 세팅을 변경하면서 계속 광고비를 쓰는게 아니라 잠시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어차피 이런 외부 환경 변화는 온라인 마케팅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였고, 그때마다 계속 해결방법이 나왔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회사나 마케터가 먼저 과감한 테스트를 통해 방법을 찾게되면, 그 방법이 업계 전체로 퍼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때까지만 잠시 광고비를 아끼는것도 절대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만약 광고비를 꼭 써서 어느 정도 현재 숫자(매출, 회원가입, 다운로드 등)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잠시 광고비를 줄인다는 결정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일단 저 같은 경우는 위 3가지 방법을 전부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고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페이스북 광고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하고 있고, 그러면서 페이스북 광고 예산을 줄이면서 광고비를 일시적으로 절약하고, 확실한 대안이 나올때 광고비를 쓰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시에 여러가지 방법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버추어의 한국 철수, Daum에서 네이버로의 시장 변화, SA에서 DA 광고로의 변화, 리타겟팅 광고의 등장, 스마트폰으로 인한 모바일 광고의 확장, 머신러닝 광고의 시작 등 온라인 마케팅은 언제나 주기적으로 큰 변화의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적응하는 마케터와 회사는 살아남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마케터와 회사들은 사라졌습니다.


이번 쿠키 활용의 변화가 온라인 광고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큰 변화의 시점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이런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언제나 수많은 마케터들은 해결 방법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그 방법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먼저 앞장서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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