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건우 May 31. 2021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

콘텐츠 마케팅은 효율 분석이 매우 어렵다.

콘텐츠 마케팅은 시작하기가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영역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구축해야 하는 영역이다 보니 쉽게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회사 규모가 있거나, 광고예산이 충분한 회사들만 진행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업 초반부터 콘텐츠 &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콘텐츠 & 브랜드 마케팅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보니, 이 부분의 진행을 검토하기가 쉽지가 않은 게 광고 예산이 적은 회사의 현실입니다. 광고비가 충분하다면 예산과 인원을 분배할 수 있겠지만, 당장 성과가 나오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줄이면서 성과 측정이 어려운 저 영역에 광고비와 인원을 투입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도 당장 결과를 내야 하는 작은 스타트업의 마케팅 팀장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현실적으로 빠른 성과가 나오는 광고에만 집중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무언가 콘텐츠나 브랜딩을 구축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회사가 커지고 마케팅팀 인원이 늘어나고, 거래액 및 이익이 안정적이고, 투자를 많이 받으면 그때 해도 늦지 않다!라는 현실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콘텐츠 마케팅은 제 스스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 마케팅의 의미조차도 헷갈리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직접 운영이 어렵다면 아웃소싱을 맡겨야 하지만, 이 경우 과연 ROI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을지 애매하고, 비용 또한 직접 운영 대비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콘텐츠를 외부에 맡긴다는 것도 참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습니다.


[ contents marketing ]


“Content marketing is only marketing left”  콘텐츠 마케팅은 끝까지 남을 유일한 마케팅 - 세스 고딘


"가치 있고 관련성이 있으며 일관된 콘텐츠를 생성 및 배포하여 명확하게 정의된 잠재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며 궁극적으로 수익성있는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적 마케팅 방식. 직접적으로 잠재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기 보다는 도움이 되거나 관심이 있을만한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


“잠재고객의 니즈를 환기시켜 구매 의사결정 여정을 시작하여 구매하고 나아가 충성고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잠재고객에게 가치 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시책”




콘텐츠를 만드는 건 저 같은 오래된 마케터한테는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온라인 마케터가 세분화되지 않다 보니,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게 얘기하면 멀티 플레이어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자신 있는 마케팅은 광고비를 써서 효율을 내고, 계속 광고비를 2배씩 올려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쪽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광고비를 많이 쓰는 광고에는 매우 익숙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돈만 쓴다고 효과를 보기가 힘든, 콘텐츠나 브랜딩 마케팅은 제 스스로 매우 자신이 없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정말 생각도 못 한 일을 경험하였습니다. 브런치에 제가 쓴 글(쿠키의 변화가 광고에 끼칠 영향과 대안 https://brunch.co.kr/@99101204/28)이 운 좋게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브런치에는 익명으로 쓰는 글이라서 솔직히 대단한 목적(개인 홍보 및 회사 홍보)을 가지고 글을 쓰는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가끔 제 글을 여러 군데 노출시켜주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쓰는 글이 카카오톡이나 다음 메인에 노출된다는 글들을 본 적이 있는데, 카카오도 아닌 네이버 메인에 노출이 된다는 건 조금 드문 경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브런치로 직접 연결된 경우가 아니라 제 글을 허락을 받고 가져간 네이버 포스트 글이 노출된 경우입니다.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제가 만든 콘텐츠(글)가 노출이 좋은 매체에 메인으로 노출되는 드문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마케터로서 호기심에 과연 이 콘텐츠가 광고비로 따지면 얼마일까? 과연 효율을 분석할 수 있을까? 같이 매우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만약 광고였다면, 저 위치는 약 1일 기준으로 200~300만원 정도라고 예상이 됩니다. 정확하게 네이버가 저 위치를 광고로 판매하지 않지만, 현재 네이버 광고 중 GFA, 주제판, 검색광고 등을 감안하면 1일 기준으로 충분히 저 정도 광고비의 가치가 있는 위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노출의 경우는 정확하게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광고가 아니다 보니 정확하게 노출량을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클릭은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1일 기준으로 약 5,000클릭이 발생했습니다. 광고비를 200만원이라고 하면, CPC는 400원으로 조금 높은 편입니다.


투입된 비용은 결국 저 콘텐츠를 쓰기 위해서 쓴 제 인건비이므로, 그다지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매번 모든 콘텐츠가 저렇게 상위 노출이나 많은 공유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투입 비용을 1명 마케터의 월단위 인건비로 본다면, 막상 아주 적은 비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효율 분석의 경우는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효율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어려웠습니다. 브런치 글로 직접 연결이 아니지만, 노출된 글 하단에 브런치 주소가 적혀있다 보니, 방문자가 늘었고, 공유도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저 콘텐츠를 많이 본 경우를 효율이 좋다고 봐야 하는 건지, 아니면 좋아요, 댓글, 공유 수가 많으면 성공이라고 봐야 하는 건지, 기준을 정하기가 너무 애매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들의 커다란 숙제인 것 같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효율 분석의 기준을 무엇으로 정해야 하는가가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실제로 콘텐츠 마케팅 인스티튜트(Content Marketing Institute)의 2020 테크놀로지 콘텐츠 마케팅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마케팅 ROI를 측정하는 마케터 중 ROI 측정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5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절반이 넘는 회사들이 정확하게 콘텐츠 마케팅 효율분석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대략적으로 아래 지표를 기준으로 삼고 분석할 수는 있지만, 이것도 솔직히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1. 도달 :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봤는가?

2. 인게이지먼트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읽었는가’?”

3. 공유 : 콘텐츠를 공유한 사람이 있는가?

4. 전환 : 콘텐츠를 보고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5. 매출 영향 : 콘텐츠를 읽은 후 제품을 구입한 사람이 있는가?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분석이 어렵다는 부분 외 또 다른 현실적인 큰 이유가 있습니다. 콘텐츠의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진행하기도 어려운데, 만약 마케팅 담당자가 변경이 될 때, 콘텐츠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현실적인 부분도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어느 정도 인원과 시스템을 갖춘 회사라면 방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만약 마케팅 팀장이나 핵심 콘텐츠 마케터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새로운 인원들로 변경이 된다면 전체 콘텐츠 방향이 바뀔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광고 예산이 1년 단위로 집행되는 큰 회사가 아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경우라면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광고비를 줄이는 결정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가장 먼저 콘텐츠 마케팅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성과가 나오는 마케팅을 포기하고, 장기적인 고객 만족과 브랜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얼마의 광고비를 써야 하는지도 애매하다 보니, 단순히 담당 인원의 인건비 외 광고예산을 계획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해진 기한이 없이 꾸준히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하는 걸 고민하게 합니다. 거의 대부분 책과 전문가들이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장기간 지속성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지속성이라는 게 6개월? 1년? 2년?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더 슬픈 현실은 그 지속성을 유지하는 기간 사이에 회사가 매출이 줄어들어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정해진 기간이 없다는 점이 정말 큰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게 됩니다.  


효율 분석이 어렵다!

마케팅 인원의 변동시 지속성이 유지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광고비를 얼마나 투입해야 할 지 애매하다!

정해진 기간이 없다!


위에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답을 신중히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무작정 진행을 하는 건 매우 위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정답을 찾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하는 건 확실합니다.


 

온라인 광고가 질린다고 하는 고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채널에서 광고가 나오다 보니 광고 효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광고를 차단하는 방법들이 쉽게 공유가 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광고지만 광고 같지 않은 광고들이 도리어 큰 효율이 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엘칸토 광고 / 광고 영상인지 뮤직 비디오인지 헷갈릴 정도이지만, 도리어 효과는 더 높아진 경우 / 상품위주의 영상이었다면 이런 큰 조회수나 이슈가 되기는 힘들었을 거라고 예상됨

최근 엘칸토에서 만든 광고 영상의 경우 콘텐츠 마케팅의 좋은 예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게 광고인지 뮤직비디오인지 헷갈릴 정도인데, 제가 놀란 부분은 이런 콘텐츠를 허락한 회사였던 것 같습니다. 광고임에도 광고 같지 않은 영상을 만들려고 한 마케터도 대단하지만, 그걸 최종적으로 허락한 회사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놀라운 건 마케터와 고객들의 빠른 소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시간으로 고객들의 요청사항을 댓글로 확인하고 소통을 하면서, 수많은 콘텐츠를 쌓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잠재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바꾸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고,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매우 빨랐던 것 같습니다. 또 그런 콘텐츠는 고객들이 직접 쌓아가는 부분이다 보니 더 효율이 높아던 것 같습니다.

또 최근 이슈였던 "알테니 스킵"이 상표권까지 등록하였다고 하니, 실제로 제품이 나올지도 정말로 궁금해집니다. 이 콘텐츠는 고객들이 우연히 만든 콘텐츠를 실제 관련 회사의 마케터들이 놓치지 않고 더 확장시킨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실제 효율을 떠나서 하나의 문화나 놀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해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성공사례를 보고 따라 한다고 해서 비슷한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콘텐츠의 성공이 억지로 만들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매우 힘든 것 같습니다. 무언가 억지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더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게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제작하는 건 정말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과 인원 그리고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걸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효율 분석이 어렵다! 꾸준히 유지하기가 어렵다! 정해진 기간이 없다!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서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광고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대한 고객들의 광고 불만이 늘어나고 있고, 각 채널별 온라인 광고비가 전체적으로 상승함에 따라서, 도리어 적은 광고비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은 점점 모든 회사의 필수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작하는 것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진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회사들이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시작을 고민했지만, 가장 현실적인 결과(적은 광고비로 큰 효율)를 확인한 이상 콘텐츠 마케팅에 전체 광고 예산의 일부분(5~10%)을 사용하는 게 이제는 무리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시작을 하면, 1년 이상 장기간 꾸준히 진행해야 하고, 무엇보다 콘텐츠 마케터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객들과 빠른 소통 및 신선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오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일일히 콘텐츠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상황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재미만 따지는 콘텐츠가 반대로 회사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콘텐츠 안에서도 선을 지키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부분을 절대로 놓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빠른 결과를 원하는 대표님, 광고주들이 대부분인 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콘텐츠 마케팅을 장기간 진행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해야 한다면, 조금 빠르게 미리 준비하고, 당분간은 큰 욕심을 버리고, 그저 꾸준히 진행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는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나오는 거지, 원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건 콘텐츠 마케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