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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May 30. 2024

평화로운 예쁨, 고사우 호수

나의 취향이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나?

나의 기도빨이 오늘부터 먹히나 보다.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잘츠부르크에 아침 해가 떴다. 오늘은 고사우 호수를 보러 가는데 다행이다 싶다.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까지 날씨야, 잘 좀 부탁한다.


버스 기사님들 마다 조금씩은 다르다. 할슈타트에 갈 때는 pdf파일을 캡처한 티켓만으로도 가능했는데, 오늘 고사우 호수에 갈 때는 버스기사님이 캡처 사진만으로는 버스 탑승이 안된다고 해서 pdf파일 자체를 보여드렸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모바일 OBB 어플로 바로 받은 큐알코드 티켓은 쉽게 통과가 된다.


나 역시 모바일 OBB 어플을 다운로드하였지만 결제할 때 결제창이 넘어가지 않아서 결제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OBB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pdf파일로 티켓을 받은 것인데 조금 불안함이 생긴다.



불안한 건 불안한 거고 잘츠캄머구트로 가는 길은 비가 오던 어제나 맑게 개인 오늘이나 참 예쁘다. 그냥 호수가 있는 모든 동네들을 하루씩 묵으며 여행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잘츠부르크에서 바트 이슐까지 1시간 50분이 걸렸다. 원래대로 도착했다면 바로 고사우 호수로 가는 버스를 탔겠지만 40분 정도 지연되었다. 이건 뭐, 복불복인듯하다.



덕분에 바트 이슐에서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서 바트 이슐을 아주 급하게 속성으로 돌아본다. 잘츠캄머구트 지역의 거점 정도 되는 도시이다 보니 숙박시설이 많이 보인다.



오후 12시 26분 고사우 호수로 가는 버스를 타서 오후 13시 25분 고사우 호수에 도착한다. 무려 4시간 30분을 이동하는데 썼다. 고사우 호수에서의 시간이 좀 줄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 너무 멋지다.


고사우 동네와 호수를 함께 돌아보려고 했으나 호수와 동네가 거리가 멀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모두 돌아볼 수가 없어서 호수만 보기로 한다. 예쁜 고사우 동네는 버스 안에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준비해 간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으며 고사우 호수 트래킹을 시작한다.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고, 호숫물에 손도 담가보고, 그렇게 1시간 10분이 걸렸다. 고사우 호수 트래킹 시간은 넉넉하게 1시간 30분은 잡아야 할 듯하다.


알프스 산맥의 줄기에서 고사우 호수로 물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 고사우 호수의 멋짐은 경치가 다했다.


' 목가적 서정적 이상적 전원의 풍경?? 자연의 풍요로운 혜택을 그대로 받은 그냥 예쁘기만 한 작은 동네들?? '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 지역의 모습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세상 모든 예쁜 말은 가져다 붙이고 싶은 곳을 발견했다.


' 나의 취향이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던가? '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한국 여행객이었다. 핸드폰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난감해하며 돌아가는 버스를 타지 못했다고 했다. 할슈타트를 가는데 보트 탑승 비용 7유로를 현금으로 주면 한화로 계좌이를 해 주겠다고 해서 7유로를 주고 그에 대한 한화 금액을 받았다. 그 일을 계기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처럼 장기여행자였고 할슈타트로 간다고 했다. 서로의 여행을 격려하며 할슈타트에서 헤어졌다.



2시간 30분 만에 잘츠부르크로 돌아왔다. 하차한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아시아식품점이 있어서 비상식량으로 한국 컵라면을 2개 산다. 그리고 며칠 전에 갔던 베트남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틀 연속 일찍 움직였더니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일찍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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