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속 작은 아이의 손

『慰安集』#2

by JAE

좁고 긴 주둥이가 특징인 값비싼 청자가 있다. 그 속에는 작은 사탕이 있었다. 어린아이는 사탕을 집으려 손을 쑥 넣는다. 빠지질 않는다. 아이의 부모는 달려와 아이 손을 빼보려고 갖은 방법을 써본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청자를 깼다. 청자를 깨고 아이의 부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사탕을 꼭 쥔 채 주먹을 꽉 지고 있었다. 사탕을 버리고 엄지와 새끼가 닿을 듯 길게 손을 오므리면 충분히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아이는 그 사탕을 놓칠 수 없었다. 아이에게는 사탕이 세상의 전부였으리라. 그러나 더 큰 세상이 사탕을 감싸고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놓지 못하는 사소한 무언가 때문에 그보다 몇백 배, 몇천 배 가치 있는 것들은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아픈 부모님을 꽉 쥐고 있다가 나를 둘러싼 더 큰 세상을 깰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가만히 놓아보았다. 아픈 어머니를 아픈 아버지에게 좀 더 맡겨보았다. 한발 떨어져 아픈 부모님을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중증 외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거의 움직이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돌보신다. 우리에게 여행을 다녀오라고 웃으신다. 난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여행도 다녀오고 오랜만에 마음껏 쉬었다.


사탕을 놓으면, 청자를 깰 필요가 없다. 그리고 사탕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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