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for you

정말이야?

by 열무

꿈에 그리던 몰디브에 다녀왔다.

한국에서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곳.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어서 한국에서 항공권을 검색해 본 일이 있다.

그나마 있던 대한항공 직항은 코로나 이후로 없어져서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두바이 등을 경유해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포기했던 그 곳.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직항으로 40만원이면 다녀올 수 있다.

그래서 다녀왔고, 집채만한 만타가오리와 수영하며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까- 하는 엄청난 감동을 느꼈다.


오늘 이 글은 그 몰디브에 관한 글은 아니다.


그렇게 몰디브를 다녀와서,

매일 아침 셔틀밴을 같이 타는 현지 이웃 주민을 아침에 만났다.

아주 간단한 스몰토크만 하는 사이었는데,

그날은 아직 몰디브에서 느낀 감동이 생생해서 상대방 안부 묻는 건 잊은 채 스몰토크를 온전히 나의 주제로 만들어버렸다.


"내가 뭘 봤는지 알아? 글쎄 만타랑, 이 하늘 좀 봐. 바다 색깔이랑. 만타는 정말 컸어. 아파트만했어."


핸드폰에 남겨 온 사진을 하나 하나 보여주며, 자랑하듯 나는 나의 몰디브 여행기를 구구절절 얘기했다.


그 이웃 주민은 내가 원한 그 적절한 리액션을 통해 나의 자랑을 한껏 더 멋진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는

"Happy for you" 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는가.


뭐?

너가 해피하다고?

나 때문에?


이 Happy for you는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흔히 나오는 영어 반응인데, 이 말이 익숙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한껏 특별하게 다가왔다.


좋겠다-

나도 데리고 가지-

혼자 가서 좋았어?

나도 나중에 가고 싶다..


이런 반응에 너무 익숙해져있던 나는,

글쎄 나의 브레이크 없는 온갖 자랑에도,

내가 몰디브를 다녀온 것, 몰디브에서 만타를 보고 온 것으로 인해

당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 넉넉함에 그냥 넉다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누군가 늘어놓는 온갖 자랑에 대해

그게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부러운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오더라도,


너가 기쁘니 나도 기쁘다고 말해주리라.


아무래도 너무 친해져버려 놀리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 회사 동료들은,

내가 저렇게 말하면 느끼하다며, 미쳤냐며 온갖 놀림을 할 게 뻔하지만,

그래도 저런 말을 해 줘야겠다.


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모든 걸 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래도 저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그래도 꽤 쉬운 일이니까,

저 말을 꼭 한국말로 해줘야겠다.


누군가 멋진 휴가를 다녀왔을 때,

너가 기쁘니 내가 다 기쁘다고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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