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은 정우성, 송강호, 이병헌 세 명 배우가 함께 한 영화이다
보셨나요, 이 영화? 보신 분은 보신대로, 안 보신 분은 안 보신대로 추억과 이해를 돕기 위해 짧게 소개해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때는 1930년대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 세계 만주벌판, 운명의 장난으로 제국 열차를 탄 세 남자가 지도 한 장을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이어갑니다. 정체불명의 지도 한 장을 얻기 위해 마적단, 일본군까지 가세하는 대추격극이 벌어지고 과연 누가 지도를 거머쥘까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하는 라이딩 액션 가득한 영화입니다. 역사 좋아하는 둘째와 이 영화를 보다가 문득 "그래, 이거야!"라고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슬초 브런치 3기의 둘째 주 시간과 너무나 닮은 부분을 찾았지 뭡니까.
2024년, 일상의 매운 채찍에 갈겨 마침내 슬초 브런치 3기 방으로 휩쓸려 온 동기작가 170분. 시작은 화기애애했으나 '읽고 쓰고 운동하지 않는 자'는 한 발 재겨 딛을 곳이 없는 서릿발 칼날진 고원, 슬초 브런치 3기 공간. 스스로 선택한 운명의 흐름을 따라 3기 방에 입장한 우리들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식과 신음소리로 가득한 주말을 지나 월요일을 맞게 됩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작가' 합격! 이미 된 자 많으나 아직 나에게는 해당 사항 없는 그 '브런치 작가'라는 것이 되기 위해 매니저님, 이은경쌤이 가세한 과제 독촉의 대추격극 서사가 벌어지고 과연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막막하기만 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슬초 브런치 3기 둘째 주에 오간 대화내용들입니다.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우리를 축하합니다.
아이는 낳아보니 일단 먹이고 재우고 자라는 게 눈에 보이기라도 하는데, 이노무 글이라는 것이 당최 눈에 뵈지도 않지요, 잡히지도 않으니 모두의 한숨으로 땅이 꺼질 듯했습니다. 그러나 눈 감고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톨스토이의 쓰레기 초고론을 마음의 무기로삼은 동기작가님들은 과제 첨삭이 끝나기도 전에 도전을 감행하여 '작가'가 되었음을 만방에 알렸습니다. 순식간에 단체대화방은 100,200,300개+의 대화 떡상을 나타내며 근무 중이던 동기분들도 '뭥미?'하며 들어와 보는 일이 벌어졌지요.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작가 합격기가 이어지며 '붙은 놈(분)'들이 시작을 끊었답니다.
이어지는 대화들은 '과제 미룬이', '과제 제출 미룬이', '과제작성 자체가 아직인 이' 등으로 페르소나를 더해가는 동기 작가님들의 각종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붙은 놈, 미룬 놈,아직인 놈들의 축하와 감사, 걱정과 응원, 불안과 설렘, 분석과 공유가 이어지며 혼돈의 카오스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굽니까.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 오후의 글쓰기로 내 삶을 가꿔갈 사람들, 주체적인 여성상의 대명사 피오나로서 스스로의 인생 피워낼 3기 아닙니까. 영화에서는 "한 놈만 살아남는다"고 했지만 우리는 "한 놈도 두고 가지 않는다"가 더 어울리는 사람들이니까요. 살면서 언제 이렇게 또 많은 축하와 감사, 응원과 도전, 격려와 공감 속에 지내게 될까요. 3기 동기들의 전원 합격 순간까지 우리의 영화는 계속 됩니다.
다음글에서는 슬초 브런치 3기의 3번째 주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놈놈놈 시리즈에 착안하여 쓴 글이오라 제목에 '놈'이 들어간 점은 너그러이 패쑤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