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입장 아빠의 입장
이모님이 계시는 9-5시 사이에는 2-3시간씩 푹 잔다. 크게 울지도 않고 잘 먹고 잘 자고 한 번씩 놀기도 해서 이모님은 초밥이를 엄청 엄청 순둥이라며 예뻐하신다.
하지만 이모님이 퇴근하시면 이 패턴이 무너진다. 일단 눕히면 1시간 이내에 깨고 엄청 악쓰며 울고 잘 달래 지지 않는다. 젖을 물리면 먹다가 잠드는데 눕히면 또 금세 깬다. 저녁부터 밤까지 이를 내내 반복하다가 새벽 2-4시 사이에 겨우겨우 두세 시간을 잠든다.
오늘은 이모님 가시고 한 시간 자고 9시 반에 깨서 울고 먹고를 반복하다가 새벽 2시 반에 침대에 눕히는 데 성공했다. 한숨 돌리고 이제 좀 자볼까 침대에 등을 붙이자마자 다시 또 울기 시작한다. 힘겹게 일어나 다시 재우고 눕히고 진짜 자볼까 누웠는데 또 삼십 분 만에 깬다. 포기하고 젖물리며 핸드폰을 열어보니 어느덧 새벽 4시. 자고 싶다. 너무너무 자고 싶다. 너무 자고 싶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동시에 초밥이는 괜찮나 걱정된다. 신생아가 이렇게 날밤을 새도 되나? 눈을 꼭 감고 오물오물 젖을 빠는 아기가 밉고 원망스럽고 안쓰럽고 미안하고 마음이 엉망진창이다. 어느새 품에서 잠든 아기가 깰까 봐 조용히 훌쩍거리며 눈물을 삼킨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도움이 필요하다. 제발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올려 SOS를 친다. 수신자는 엄마. 엄마에게 새벽 4시에 문자를 남겼다. '엄마 저녁에 와서 자고 갈 수 있어? 아기가 너무 안자 내가 못 재우는 것 같아.' 너무 힘들다는 말은 썼다가 지웠다.
몸도 마음도 탈진한 상태. 아기를 배 위에 안은 채로 한 시간을 꾸벅꾸벅 졸았다. 품에서 깊이 잠든 아기를 침대에 조심조심 내려놓고 시계를 보내 새벽 다섯 시. 드디어 자는구나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잠이 슬 들려는 차에 또 초밥이가 운다. 시계를 보니 다섯 시 반. 부서질 것 같은 몸과 머리를 추스르고 다시 아기를 안는다. 결국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초밥이는 침대에서 삼십 분을 넘겼다.
그렇게 꼬박 날을 새고 오후에 남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나는 독박육아라는 표현을 썼다. 남편은 나의 독박육아라는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남편은 나름 열정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나도 어느정도 동의한다. 하지만 잠을 따로 자니 밤시간에는 독박육아가 맞지 않나. 그렇게 괴로운 밤에 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까. 지나고 생각해 본다.
자야 한다. 자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 혼자 할 수 없다. 남편이든 엄마든 친구든 누구에게든 도움을 적극 요청해야 한다. 혼자 견디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생아 육아는. 어떻게든 혼자 해결책을 찾으려고 끙끙대는 내 본연의 성격과 다른 길을 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더 힘든 것 같다.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가 얼른 와줬으면 좋겠다. 누구든 밤에 초밥이 좀 재워줬으면 좋겠다. 알바라도 쓰고 싶다. 제발 밤에 아기 좀 재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