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만 않아도 살겠다
지난밤은 어쩐 일인지 초밥이가 크게 울지 않았다. 여전히 잠은 새벽 4시가 다되어서 잤지만 소리 지르며 울지 않으니 한결 나았다. 숨이 쉬어진다.
조그만 아기가 얼굴이 벌겋게 되며 온 힘을 다해 짜내는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초조해진다. 한 달 가까이 매일매일 듣고 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못했다. 아기의 울음은 어른의 울음과 다르다고, 아기의 언어적 표현이라는 글을 보고 적용해보려 했지만 잘 안된다. 울음이라는 언어를 격한 감정이 감싸고 있지 않나.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아기의 요구를 파악하는 게, 내게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도 그 소용돌이에 휩쓸려버리기 일쑤다.
낮에는 초밥이가 이모님 품에서 한참을 놀았다. 눈을 꼭 감고 응앙응앙 울려고 시동 거는 초밥이에게 이모님은 '눈 떠, 눈 떠야지, 눈 감으면 무서워 깜깜해.'라고 말씀하셨다. 신기하게도 초밥이는 이모님의 그 말을 듣더니 울려던 걸 멈추고 눈을 꿈뻑꿈뻑 뜨며 이모님을 빤히 바라봤다. '거봐 눈 떠야지. 눈 떠야 햇빛도 보고하지. 눈 뜨고 오늘 밤도 울지 말고 엄마랑 잘 놀아, 알았지?'
이모님의 다정한 말투에 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눈을 꼭 감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혼자 울고 있는 아기에게 '울지 마' 대신 '눈 떠'라고 말씀하셨다. 눈을 뜨면 엄마가 앞에 있다고 알려주신 거다. 엄마가 보고 있다고, 다정한 눈 맞춤과 함께 아기를 달래주셨다.
어둠 속에서는 늘 빛이 필요하다. 어둠 속에서 눈을 뜨면 빛이 있다는 걸, 엄마의 따뜻한 시선이 있다는 걸, 초밥이는 오늘 배웠을 거다. 감사해요 이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