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 조언과 잔소리 사이

by 별집

초밥이의 사진을 매일매일 어플에 올린다.

어플에 올린 사진은 우리 가족들과 남편 가족들과 공유된다.

초보 엄마 아빠가 못 미더운 초밥이의 할머니들은 사진을 올리고 나면 종종 전화가 온다.


오늘은 시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

사진을 보니 아기가 입을 벌리고 자는 거 같다. 집이 건조한 거 아니냐고 물으신다. 가습기를 틀고 있고 온습도를 수시로 체크한다고 말씀드렸다. 그 이론적인 숫자만 믿지 말고 침대 머리맡에 깨끗한 수건을 걸어두라고 조언하신다. 염려의 말씀도 잊지 않고 덧붙이신다. 늘 아기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행복하게 키워라. 첫째 손주는 아기 때 집에(시댁에) 와있었는데 초밥이는 멀리 있으니 잘 키우고 있는 건지 걱정된다 등등


우리 엄마도 종종 전화가 온다.

동영상을 보니 초밥이가 꿈틀꿈틀 움직이더라. 아기 잘 때마다 침대 가드를 올려라. 아기 배가 따뜻해야 잘 잔다 배에 뭘 좀 덮어줘라, 등. 시어머님과 결이 같은 말씀을 하시는데, 차이점은 내가 쉽게 말대답을(?) 한다는 거다. 가드가 삐그덕 대서 애가 깰까 봐 그래 어른침대에 딱 붙여서 재우고 있어, 배에 뭐 덮으면 아기가 이불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어서 그래!


부모님들의 관심과 조언은 당연하고 감사하다. 우리 초밥이를 나만큼이나 사랑해 주시는 소중한 분들이다. 그럼에도 가끔은 잔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몇 장의 사진으로 전체 상황을 알 수는 없으니까.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진 한 장으로 여러 가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한 부모님 시대의 육아와 지금의 육아는 많이 다르다. 그분들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걸 일일이 말씀드리다간 서로 감정만 상할게 뻔하다. 감사한 마음과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두 가지 마음을 잘 버무려 적당한 거리와 적절한 수용의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 밤, 잠든 초밥이 머리맡에 젖은 수건을 널고 사진을 찍어 올렸다. 어머님 안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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